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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5화

병원.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간 이천은 눈감고 침상에 누워있는 이서와 하루 밤낮을 꼬박 밤새운 지환을 번갈아 보고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이상언과 눈을 마주쳤다.

“쟤 밤새 한숨 안 자고 이렇게 이서 씨 지키고 있었던 거예요?”

“네.”

이천이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

“하지만 주치의 얘기 들어보니, 신경안정제 성분의 약을 써서 내일이나 되어야 이서 씨 깨어난다고 들었는데?

굳이 이렇게 지키고 있을 필요 있나요?”

“누가 아니래요?”

이천이 계속 말을 이었다.

“하지만 소용없어요. 사모님 곁을 지키겠다고 고집하면서, 사모님이 깨어났을 때 첫눈에 자기가 보여야 한다고…….”

이상언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해가 되긴 합니다. 잃어버렸다가 어렵게 되찾았는데 또 이런 일이 생겼으니…….”

“그런데, 오늘 저녁에 회장님이 민씨 집안 초대에 참여하겠다고 응하셨는데……. 조금 전에도 민호일이 회장님 언제 출발하셨는지 물어보던데…… 어떡하죠? 거절해야 할까요?”

이상언은 아무 대답하지 않았다. 갑자기 병실에 허스키한 목소리를 울려 퍼졌다.

“파티 몇 시?”

이천이 놀란 눈빛으로 지환을 바라보았다.

그는 지환이 그들의 대화를 전혀 안 듣고 있는 줄 알았다.

“7시입니다.”

“지금 몇 시?”

“5시 좀 넘었습니다.”

“준비해.”

이천은 제자리에 서서 몇 초 동안 멍하니 있다가 마침내 반응했다.

“예.”

그러나 두 발은 제자리에 묶인 듯 좀처럼 움직일 수 없었다.

그는 상언을 보며 아직 충격에서 가시지 않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상언은 가볍게 웃으며 이천의 어깨에 팔을 올렸다.

“가서 준비해요.”

말하면서 두 사람은 나란히 엘리베이터로 걸어갔다.

엘리베이터 입구에 도착해서야 이천은 마침내 잃어버린 목소리를 되찾았다.

“이 선생님, 방금 보셨죠?”

상언은 눈썹을 찌푸리며 일부러 물었다.

“뭘 말인가요?”

“회장님…… 회장님이…….”

이천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

상언은 웃으며 말했다.

“뭐가 달라진 거 같아요?”

이천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처럼 이성적인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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