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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3화

민씨 저택의 입구.

차에 시동이 걸리던 그때, 지환의 눈에 은철의 부축을 받고 나오는 하경철의 모습이 보였다.

지환은 눈을 가느다랗게 떴다.

차에 다다른 하경철이 차창을 두드렸다.

지환은 턱을 살짝 들어 올려 기사에게 차 문을 열라고 지시했다.

운전기사는 곧바로 차에서 내려 차 문을 열었다.

하경철이 지환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지환아, 괜찮다면 같이 가자꾸나.”

“작은 아버지, 어서 타시죠.”

지환이 손을 내밀어 하경철을 부축했다.

하경철이 완전히 차량에 올라타고 나서야 은철이 차량의 조수석에 올랐다.

은철이 곧바로 몸을 돌려 지환에게 물었다.

“작은 아빠,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 이서가 왜요?”

이하영이 이서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를 받고 있다는 경찰의 말을 들은 순간부터 줄곧 불안했던 은철이었다.

지환이 얼굴 근육 한 치 한 치를 애써 억누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나도 잘 모르겠구나. 경찰에 의하면, 이하영이 경호원 10명을 대동하여 이서를 죽이려 했다고 하니, 그런 것이 아닐까?”

“그 말이 사실이라면…… 이서가 위험해요. 안돼요.”

은철이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반드시 이서를 찾아 하씨 가문의 병원에 입원시켜야겠어요.”

하씨 가문의 병원은 과연 H국의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었다.

은철이 어디론가 전화를 걸자, 그제야 하경철이 입을 열었다.

“지환아, 이렇게 큰일이 났는데, 왜 우리에게 말하지 않았니?”

“저도 방금 알았어요.”

하경철이 말했다.

“그래? 난 네가 알고 있었을 거라 생각했단다.”

“작은 아버지, 농담 마세요. 저는 점쟁이가 아닌걸요.”

지환이 물 흐르듯 매끄럽게 대답했다.

하경철은 조금의 이상함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듯했다. 이서가 염려되던 하경철을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한참이 지나서야 은철이 휴대전화를 내려놓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할아버지, 괜찮아요. 방금 병원 측에 물어봤더니 수면제 성분이 함유된 약물을 과다 섭취한 탓에 깊은 잠에 빠진 것일 뿐이래요.”

“내일이면 깨어날 수 있다 하니, 걱정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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