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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6화

“어르신, 무슨 말씀이십니까?”

“만약 내가 은철이에게 이서와 결혼하라고 종용하지 않았더라면 두 사람은 벌써 함께였을지도 모르겠군.”

“어르신, 그건…….”

“그 아이는 고집쟁이거늘. 만일 자네가 그 아이의 머리를 누르며 물을 마시라 한다면 그 아이는 한사코 마시지 않을 거야. 나는 왜 이를 예전에는 알지 못했을까.”

주 집사가 하경철의 말에 동의하며 말했다.

“맞습니다. 예전에는 한바탕 말다툼이 있어야만 도련님께서 이서 아가씨를 뵈러 가셨었죠. 그런데 방금은, 어르신께서 도련님과 정반대의 태도를 보이시니, 바로 이서 아가씨를 뵈러 가시는군요.”

“에휴…….”

하경철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그저 좋은 마음이었네. 앞으로는 반대로 해야겠어.”

주 집사가 하경철을 안심시켰다.

“어르신, 그래도 방법을 찾았지 않습니까. 머지않아 도련님께서는 도련님의 마음속에 이서 아가씨가 계신다는 것을 깨달으실 겁니다.”

“시간이 없을까 걱정이군.”

하경철이 천천히 몸을 일으켜 창가로 향했다.

“요즘 점점 더 힘에 부치는군. 은철이 녀석이 이서와 함께하는 것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다면,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할 것 같아.”

“어르신…….”

주 집사는 하경철의 뒤로 걸어갔다.

“단지. 최근에 좀 피곤하셨을 뿐입니다. 편히 쉬시면 회복하실 수 있습니다. 어르신께서는 반드시 장수하실 겁니다.”

“오래 사니 별 재미가 없구나. 나는 그저 저 너머에서 지원이를 만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네.”

“어르신…….”

하경철은 손을 흔들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떴다.

“자네, 서정이와 지환이 쪽을 잘 지켜봐 주게. 조금의 이상이라도 있으면 즉시 나에게 알려주고.”

주 집사가 긴장한 듯 입을 열었다.

“어르신, 설마 하 대표님께서…….”

“이서를 좋아한다고 하더군. 그래도 이서의 남편은 아닌 눈치였어. 이서와 이서의 남편을 이혼시킬 방법을 찾고 있는 것 같더군.”

“그렇다면 어르신의 의심이 잘못됐던 건가요?”

“아직 결론을 내리기는 일러. 어쨌든 두 사람을 잘 지켜봐 주게.”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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