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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1화

이서가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인정하지 않으려는 이유가 대체 뭐야? 감히 받아들일 수 없는 거야, 아님, 신분도 지위도 너보다 못한 나한테 졌다는 게 분한 거야?”

은철의 인내심이 극에 달했다.

“그만해, 윤이서! 난 오늘 그저 좋은 마음으로 널 보러 온 거야. 교훈을 들으러 온 게 아니라!”

“봤으니 그만 돌아가.”

평소의 은철이었다면 곧바로 병실을 박차고 나갔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두 다리가 바닥에 뿌리라도 내린 듯 한 걸음도 떼지 않았다.

몇 차례 숨을 깊게 들이마신 은철이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너한테 진 건 확실한 사실이야. 근데, 서로 칼까지 겨눌 필요는 없잖아? 우리는 얼마든지 친구가 될 수 있어.”

이서가 지그시 눈을 감았다.

은철은 이를 보고 매섭게 눈살을 찌푸렸다.

“설마 친구 단계를 건너뛰고 부부가 될 생각이야?”

“…….”

“물론…… 그럴 리는 없겠지만.”

은철이 눈썹을 비틀며 흥정했다.

“수정이 일 먼저 해결해야 해.”

이서가 눈을 떴다.

“하은철, 사람 말 못 알아들어?”

“무슨 뜻이야?”

은철이 화가 나서 물었다.

“난 내 남편하고 사이가 아주 좋아. 이혼할 일은 절대 없다는 말이지.”

“그러니 더 이상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난 결혼하고 단 한 번도 너랑 함께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 없었어.”

은철이 오랫동안 눈썹을 비틀다가 풀었다.

“윤이서, 이제 그만 네 결혼이 실패했다는 걸 인정해. 부끄러워 말고.”

“네 남편이 쓸모없는 병신이라는 걸 나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어.”

“네 남편이 병신이 아니었다면, 네가 지금 여기에 누워 있었을까?”

이서는 정신이 아득해지는 듯했다.

“나가줘.”

이서가 문을 가리켰다.

은철은 아예 침대 옆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는 눈썹을 찡그린 채 이서를 빤히 바라보았다.

“이서야, 네 인생은 너 자신의 것이야. 그러니까 다른 사람이…… 네 인생을 멋대로 휘두르게 두지 마.”

“네 남편은 너한테 어울리지 않아.”

이서가 되받아쳤다.

“그러는 너는, 너는 어울려?”

은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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