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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4화

하경철은 안색이 약간 변하여 몸을 곧게 펴고 앉았다.

“알다마다, 근데, 그거랑 무슨 상관이지?”

“민예지가 미쳐버리자 민씨 가문은 줄곧 이서에게 솓을 뻗쳐 보복하려 들었어요. 저도 그때, 이서가 집안과 관계를 끊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런 이서가 혹여라도 대처할 방법이 없을까 걱정됐어요, 그래서 민씨 가문에게 협력을 제의했던 겁니다. 조건은 이서를 놓아주는 거였고요.”

하경철이 지환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왜 그랬는지 물어봐도 되겠니?”

지환이 하경철의 눈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럼요, 제가 이서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지환의 말을 들은 하경철의 안색이 크게 변했다.

하경철이 숨을 깊게 들이 마시며 말했다.

“드디어 인정하는구나.”

“저는 인정하기 어려운 것이 없습니다.”

지환이 말했다.

“윤이서는…….”

조수석에 앉은 은철이 뒷좌석에 흐르는 긴장감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고개를 돌려 히죽히죽 웃어보였다.

“제가 말씀드렸죠? 어른들이 특히 이서를 좋아하신다니까요.”

하경철은 너무도 무딘 은철의 모습에 말을 잇지 못했다.

하경철이 목소리를 낮췄다.

“그럼, 이서정은 또 어떻게 된 거야?”

“작은 아버지,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이서정은 단지 하씨 가문의 안주인의 몫을 잘 하면 될 뿐입니다.”

하경철은 허허 웃으며 고개를 들어 지환을 바라보았다.

“그래서 이서정이 결혼을 대충 얼버무렸던건가?”

“네.”

지환은 더 이상 하경철을 쳐다보지 않았다.

“너희들은 부부야!”

간단해 보일지 모르는 하경철의 이 말에는 숨은 꿍꿍이가 있었다.

지환은 속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저희는 확실히 부부입니다. 그러나 결혼이 있으면 이혼도 있는 법이죠.”

“다른 사람에게…… 장가를 들겠다고?”

하경철이 간신히 화를 참으며 조수석에 앉은 은철을 바라보았다.

“예.”

“설령 그 여자가 결혼을 했다 하더라도?”

“예.”

하경철이 지팡이를 꽉 움켜쥐었다.

“언제부터 이런 생각을 한 거니?”

이번에 지환은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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