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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9화

그냥 지나쳐가려던 이서는 상대방의 얼굴을 보고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들이 ML 국에 도착한 첫날 호텔 통로에서 싸우고 있던 여자 둘 중 한 명이었다.

이서가 지나갈 때, 그녀는 비틀거리며 일어나다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이서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그녀를 부축했다.

술냄새가 진동했다. 이서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이서는 영어로 그녀와 대화하려고 시도했다.

“많이 취했네요.”

그 여자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이서를 바라보며 영어로 말했다.

“나 안 취했는데요.”

말투가 또박또박 한 게 정말 취하지 않은 것처럼 들렸다.

“호텔 직원 불러드릴까요?”

“아니야, 자기야…… 가지마!”

여자는 울면서 이서를 끌어안았다.

“?”

덩치도, 몸무게도 이서보다 훨씬 큰 그녀는, 이서가 밀어내고 싶어도 힘을 쓸 수 없었다. 이서는 곧 호텔 직원에게 도움을 청했다.

앞 전의 일로 직원들은 바로 여자 손님을 알아보았다.

호텔 직원이 안쓰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남편이 이미 다른 여자랑 떠났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매일 술에 취해 산다고.”

이서는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듣고는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직원들과 함께 여자를 부추겨 그녀의 방으로 데려갔다.

방에 도착하자마자 여자는 화장실로 뛰어들어 토하기 시작했다.

이서는 직원에게 팁을 주었다. 그러고는 여자를 돌봐 줄 여직원이 있는지 물었다.

직원이 난처를 표했다.

“죄송합니다. 야근 담당직원은 모두 남자뿐입니다.”

이서는 지환에게 좀 늦게 들아간다고 문자를 보냈다.

여자가 화장실에서 토하고 나올 때까지 약 15 분이 지났다.

화장실에서 나올 때는 정신이 훨씬 맑아 보였다. 이서를 본 그녀는 다소 놀란 표정을 지었다.

“당신은…….”

그녀는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누르며 생각했다.

“아, 저를 데려다 주신 분이죠? 고마워요.”

이서는 여자에게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주었다.

“좀 괜찮으세요? 저는 이만 가봐야겠습니다.”

“잠깐만요.”

여자는 이서를 불러 세웠다. 그녀는 담배 한 대를 꺼내고는 잠시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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