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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화

“뭔데? 말해 봐, 나 화 안 낼 거야.”

“사실 말이야, 만약 네가 윤씨 그룹 CEO에 경선에 출마할 거라는 걸 내가 일찍 알았더라면, 난 포기하라고 말했을지도 몰라. 왜냐면 너도 알다시피 윤수정 뒤에는 하은철이 떡하니 버티고 있었잖아. 하은철이라는 뒷배만으로도 주주들은 그녀에게 넘어가기 충분했지. 그러나 지환 씨는 달랐어. 처음부터 끝까지 너를 믿었어. 지환 씨의 통찰력이 뛰어난 건지,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믿음이 돈독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확실해. 그건 바로 진정한 부부라면, 너희들처럼 서로 응원하고 힘을 줘야 하는 거로 생각해. 우리 부모처럼 매일 싸우고 헐뜯는 게 아니라…….”

“미안해.”

이서가 웅얼거렸다.

“괜찮아.”

임하나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그나저나 왜 갑자기 이런 걸 물어보는 거야?”

이서는 임하나를 바라보며 눈을 깜박였다.

“목격자는 찾았어?”

이 일을 언급하자 임하나는 고민스럽게 눈살을 찌푸렸다.

“쉽지는 않네. 호텔 매니저한테 호텔 투숙 명단을 받았어. 저쪽 스키장은 호텔 투숙 고객만 이용 가능하니 일일이 조사하면 목격자를 찾을 수 있을 거야. 참, 너 아직 내 질문에 답 안 했다.”

이서는 웃었다. 사람들은 모두 자기 만의 걱정거리를 가지고 있다. 친구에게 그녀의 걱정거리까지 얹고 싶지 않았다.

“아무것도 아니야, 몸이 아프니까 엉뚱한 생각하나 봐.”

같은 시각, 옆 방.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던 이상언이 주저하며 입을 열었다.

“네가 SY 그룹 회장이라는 걸 이서 씨가 안 거 맞아? 확실해?”

눈살을 찌푸리자 지환의 이마에 힘줄이 튀어나왔다. 하지만, 그는 인내심을 가지고 다시 대답했다.

“내가 말했잖아, 확실하지 않지만, 이서가 자길 속였는지 물었다고. 그럼 이 일 말고 또 뭐가 있겠어?”

이상언은 그에게 술을 따라 주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할 계획이야?”

지환은 손을 뻗어 술잔을 받지 않고 눈동자를 가늘게 뜨고 몸을 소파에 우겨 넣었다.

“내가 아니라 이서가 어떻게 할 건지 지켜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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