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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화

이서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는 떨리는 손으로 지환의 이름을 입력했다.

[사진이 필요하다면 며칠 뒤에 보내줄 수 있어.]

이서는 그제야 지환과 찍은 사진이 별로 없다는 걸 깨달았다.

만약 루나가 지환의 사진을 요구한다면, 쿡이 사진 완성본을 보내올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아니야. 이름 보니 H 국 사람이네. 쉽게 찾을 수 있을 거야. 이름도 겹치는 게 많지 않을 테니까. 지환 관련된 모든 자료를 너한테 보내주면 되는 거지?]

이서는 너무 고마웠다.

[고마워. 시간 날 때 꼭 한 번 들어와.]

루나는 귀여운 이모티콘을 보내왔다. 그러고는 또 메시지를 보내왔다.

[학교 다닐 때 친구들 얘기 들으니, 네가 H 국 하씨 그룹의 후계자 약혼녀라고 들었는데, 어때? 결혼했어?]

이서는 화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녀는 그제야 여러 해 동안 연락이 없었던 루나가 그녀에게 열정적인 이유를 좀 알 것 같았다.

사회 생활하면서 다양한 사람을 상대하다 보니, 이서도 세상에 이유 없는 친절함은 없다는 정도는 잘 알고 있다.

[우리는 결혼 안 했어.]

루나는 이서의 뜻을 오해했다.

[그럼 언제 결혼할 거야?]

[…….]

[내 말은, 우리 결혼 안 해, 우리는 파혼했어.]

이 문자가 발송되자 루나가 답장하는 속도가 현저히 느려진 걸 이서는 느꼈다.

[정말 유감이네.]

[응.]

이서는 이 화제를 계속하고 싶지 않았다.

[자료 찾으면 알려줄 수 있어?]

15 분 후.

[응, 알았어.]

이서는 가볍게 숨을 내쉬며 일어나 물을 따르려던 참에 핸드폰이 울렸다.

지환이었다.

이서는 거의 생각하지도 않고 바로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통화가 연결되자 곧 후회했다.

[자기야.]

지환의 낮고 침울한 목소리가 핸드폰을 통해 그녀의 고막을 자극했다.

귀가 간질간질하며 심장도 쿵쾅거렸다.

그녀는 괴로워하며 손으로 심장 부위를 눌렀다.

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계속되었다. 어색한 기운에 질식해 죽을 거 같을 때 이서의 귓가에 다시 한 번 지환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보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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