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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7화

지환은 책상 위의 시가 케이스에서 시가 하나를 꺼내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담배 연기 속에 묻힌 얼굴은, 표정을 알아보기 어려웠다.

평소 이서가 옆에 있을 때 그는 거의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 첫째는, 이서가 간접흡연 하는 게 싫었고, 둘째는 비싼 시가가 그의 신분을 드러낼까 봐 우려했던 거였다.

그렇다고 값싼 담배를 피우는 건 또 적응되지 않았다.

앞으로 더 이상 마음 졸일 필요 없다고 생각하자, 지환은 더욱 음울했다.

지환의 어두운 표정에 이천은 질식할 것만 같았다.

이천은 애처롭게 자신을 위해 변명했다.

“회장님, 저는 정말 아닙니다. 전 매일 회장님과 함께 있었습니다. 사모님과 개별적으로 접촉할 기회도 없었습니다. 제가 어떻게 회장님의 신분을 폭로할 수 있겠습니까?”

지환은 고개를 들어 눈을 가늘게 떴다.

“그럼 네가 아니라면, 누굴까?”

이천은 말을 듣자마자, 지환이 그를 의심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몰래 숨을 고르며 이마의 땀을 닦았다.

“그건…… 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천의 눈동자가 밝았다.

“사모님과 그동안 접촉한 사람이 누군지 바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환이 아무 얘기가 없자, 이천은 바삐 사무실을 떠나 기술팀을 찾아갔다.

천천히 닫힌 문을 바라보며 지환은 침울한 얼굴을 하고 자신의 몸을 소파에 맡겼다.

그는 복기를 시작했다. 기억은 다시 ML 국에 있을 때로 돌아갔다.

처음에는 모든 게 좋았다. 그날 병원에서 돌아온 후, 이서가 밤늦게 집에 들어온 그날부터, 모든 게 변했다.

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던 게 틀림없다.

지환은 미간을 꾹꾹 강하게 눌렀다.

이쪽 일은 이미 거의 다 처리되었다.

예전이었다면, 그는 벌써 이서 곁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마음 같아서는 당장 이서 곁으로 날아가고 싶지만, 지금 돌아갈 수 없다. 어떻게 된 일인지 정확히 조사하기 전까지는.

그는 이서와의 결혼 생활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를 원하지 않는다.

지환은 핸드폰을 들고 이서의 사진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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