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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4화

사람들이 잇달아 이천을 훔쳐보았다.

이천은 쥐구멍이라도 찾아 숨고 싶었다.

지환이 왜 이리 침울한 얼굴을 하고 있는지 그도 궁금한 건 마찬가지였다.

그도 별수가 없었다.

‘결자해지…….’

‘그럼 사모님이 화를 풀어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인다.’

‘남한테 속는다는 건 결코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니까.’

이 침묵 속에서 연구개발팀 직원이 회의실 문을 두드렸다.

그는 이천을 보았다.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은 듯, 이천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회장님, 잠깐 다녀오겠습니다.”

말을 마치고, 큰 걸음으로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몸에 부적을 붙인 사람처럼.

사람들이 부러움의 눈길을 보내왔다.

회의실에서 나오자마자 이천은 입을 크게 벌리고 숨을 들이쉬었다. 그는 숨을 깊게 들이마신 후에야 물었다.

“어때? 뭐 나온 게 있어?”

연구개발팀 직원은 프린트한 사진 몇 장을 이천에게 건넸다.

사진 속 사람은 이상언과 이서, 임하나 외에 두 명이 더 있었다. 한 명은 민호일의 아내 이하영이고, 다른 하나는 이서정이었다.

사진으로 봐서는 웨딩드레스 샵 안이었다.

엔지니어가 말했다.

“사모님과 접촉한 적이 있고, 회장님의 신분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한번 훑어봤는데, 이 사람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사진 속 이서정을 가리키며 말했다.

“회장님의 신분을 누설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 중 하나입니다.”

이천은 흥분했다.

“확실해?”

“100% 확실할 수는 없습니다. 이서정이 사모님이 이서 아가씨라는 것을 알고 있는지도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천은 급히 재촉했다.

“우물쭈물하지 말고, 할 말 있으면 바로 해.”

“현재 상황으로 봐서는 이서정 말고는 다른 가능성은 없습니다.”

“알았어.”

이천이 엔지니어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수고했어. 자네가 우릴 살렸네.”

엔지니어가 눈을 깜빡이며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다.

이천은 곁들어 설명하지 않았다. 문을 밀고 곧장 회의실로 들어가 지환의 귓가에 귓속말로 속삭였다. 지환의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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