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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9화

이서정은 멍한 표정으로 물었다

“네?!”

인내심이 바닥을 친 지환이 고개를 돌려 이천에게 말했다.

“차단기 내려.”

별장의 차단기가 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 이천은 몇 걸음 걸어가서 스위치를 당겼다.

순식간에 대낮처럼 환하던 별장이 칠흑 같은 어둠에 빠졌다.

별장 안 사람들은 당황하여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불과 1 분 만에 별장은 다시 대낮으로 돌아왔다.

광명을 되찾고, 이서정의 첫눈에 들어온 것은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쓴 지환의 모습이었다.

“…….”

지환은 이서정의 궁금해하는 눈빛을 완전히 무시한 채 문을 열고 들어갔다.

유명 연예인보다 더 꽁꽁 싸매고 나타난 지환을 본 사람들은 영문을 몰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누군가가 관심 어린 표정으로 물었다.

“서정 씨, 혹시 이분이 하 회장님이십니까?”

이서정은 침을 꼴깍 삼켰다.

“아, 네, 네.”

“하 회장님 오늘 이…….”

이서정은 지환이 이처럼 꽁꽁 싸매고 등장한 이유를 알 리 없었다. 그녀는 어색하게 웃으며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합리적인 설명이 떠오르지 않았다.

“꽃가루 알레르기라 있어서…….”

지환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선글라스 뒤에 숨겨진 눈동자는 이서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올가미 같은 눈빛으로!

이서도 곧바로 그의 뜨거운 눈빛을 느꼈다. 그녀도 눈을 들어 지환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선글라스의 검은 렌즈 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착각인가 싶어 이서는 손가락으로의 술잔을 어루만지며 인사할 타이밍을 엿보고 있었다.

지난번 SY의 신형 휴대폰 발표회에서도 기회를 놓쳤다.

이번에는 더 이상 놓치고 싶지 않았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다는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으로 부러움의 눈빛으로 이서정을 바라보았다.

“서정 씨, 회장님이 부인을 정말 많이 사랑하나 봅니다. 몸이 편찮은 데도 파티에 참석하시고……. 우리 집 양반이라면 꽃가루 알레르기는 고사하고 새끼손가락에 상처만 조금 나도 그걸 핑계 삼아 파티에 참석 안 하려고 할 텐데…….”

“우리 집도 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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