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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화

지환의 머리는 초고속으로 돌아갔다. 잠시 뒤, 그는 입을 열었다.

“자기야, 내가 고백하기 전에, 질문 하나 해도 될까?”

이서는 어리둥절했지만 그래도 정색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지환은 숨을 들이마셨다.

“자긴 하씨 집안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해?”

지환의 이 질문으로, 이서는 며칠 전 포르쉐 매장에서 이서정을 만났던 장면이 단번에 떠올렸다.

당시 이서정이 하씨 집안 사람들을 계속 언급했었다.

오늘 또 하씨 집안 사람 얘기가 나오자, 그녀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혐오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미간을 찌푸렸다.

이 미세한 동작은 눈치 빠른 지환에게 포착되었다.

“싫어요.”

이서가 직설적으로 말했다.

“할아버지만 아니었다면, 난 정말 하씨 집안 사람과 더 이상 엮이고 싶지 않아요.”

예상했던 답을 얻은 지환의 눈동자에 아픔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곧 몸을 곧게 폈다.

“왜 갑자기 이런 질문을……?”

이서는 의아한 표정으로 지환을 바라보았다.

‘이게 중혼과 무슨 관계지?’

지환은 이서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궁금해서…….”

그의 눈가에 비친 다정함을 본 이서는 저도 모르게 몸이 파르르 떨렸다.

그녀는 바삐 허벅지를 꼬집었다. 온 몸에 전해진 강한 통증이 이성의 끈을 다잡았다.

“이제 나한테 뭘 숨겼는지 말해줘야 하지 않나요?”

“알았어.”

지환은 이서 옆에 앉았다.

“사실 이번 출장은 하씨 그룹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서 간 게 아니라…….”

이서는 숨을 참았다.

“내 회사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였어.”

이서는 놀란 눈빛으로 지환을 바라보았다.

‘회사 얘기가 아닌, 중혼에 대해 털어놓아야 하는데, 이건 뭐지……?!’

이서의 속마음을 알리 없는 지환은 전자때문인 줄 알고, 미소를 지으며 손을 들어 이서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그의 손끝이 살짝 떨렸다.

“작은 회사야. 아버지가 경영 관리하던 회사라, 굳이 자기한테 얘기하지 않았던 거고…….”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이서는 복잡한 눈빛으로 지환을 바라보았다.

분노도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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