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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화

배시영의 답장이 바로 왔다. 점심에 다른 친구와 선약이 있긴 한데, 괜찮다면 함께 만나자는 거였다.

이서는 개의치 않고 ‘좋다’고 답장했다.

지난번 협력 이후, 두 사람은 종종 연락하며 언니 동생으로 지내고 있었다.

배시영이 정한 점심 식사 장소는 회사에서 멀지 않은 식당이었다.

그 식당의 바로 맞은편이 바로 하씨 그룹의 고층 건물이었다.

지환이 바로 맞은편에 있다고 생각하자, 그녀는 저도 모르게 눈살이 찌푸려졌다.

“기분이 안 좋아?”

배시영은 음료 한 잔을 이서에게 건넸다.

이서가 그녀에게 약속 문자를 보내기 전에, 그녀는 이미 지환과 연락했었다.

전화기 저쪽의 지환의 기분이 좋지 않았다.

오늘 이서의 굳은 표정을 본, 배시영은 두 사람이 사랑싸움 중일 것으로 추측했다.

“아니에요. 별일 없어요.”

배시영은 손을 흔들었다.

“내 전공 분야가 뭐지? 사람의 언행과 기분을 살피는 능력조차 없다면, 이 바닥에서 살아남기 힘들지.”

그러자 이서가 웃으며 말했다.

“역시 언니한테는 아무것도 숨길 수 없네요. 사실 감정의 문제로 좀 신경이 쓰이는 일이 있어서요……. 제가 오늘 언니를 찾아온 건 윤씨 그룹에 적합한 광고 홍보대사를 찾기 위해서예요. 저는 아직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언니께 조언 좀 구하려고요. 혹시 추천할 만한 인물이 있을까요?”

배시영은 똑똑한 사람이다. 이서가 감정 관련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알고, 이서의 화제를 따라가며 잠시 생각을 마친 뒤 말했다.

“회사 브랜드의 포지셔닝을 먼저 볼 수 있을까?”

이서는 자료를 배시영에게 건넸다.

배시영은 진지하게 보았다.

“딱 적당한 인물이 한 명 있긴 한데…….”

“그런데요……?”

“이 사람은…… 복불복이거든.”

이서는 의아해했다.

“좀 더 자세하게 말씀해 주실 수 있어요?”

말이 떨어지자 한 사람의 그림자가 다가왔다.

“시영아.”

이서와 배시영은 동시에 고개를 들어 소리 나는 쪽을 보았다.

소지나인 것을 확인한 이서는 멍해졌다.

소지나도 꽤 놀랐다.

“이런 우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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