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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6화

이서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그 신비의 인물이 한 얘기가 모두 거짓말일 경우를 제외하고…….

이 결론에, 이서는 저도 모르게 온몸이 떨렸다.

그러나 그 신비의 인물이 왜 굳이 그런 사기극을 벌이는지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지환은 평범한 사람일 뿐인데…….’

‘작은 회사 하나 있는 것 제외하고…….’

‘게다가 그 회사도 아버지 거다. 지환이 대신 경영 관리만 담당하고 있을 뿐인데…….’

지환이 작은 회사라고 한 것도 그녀는 믿었다. 대형 회사라면, 그가 굳이 직장생활을 할 필요가 없으니까. 직접 가족 회사를 물려받으면 되는데…….

그래서 얻어진 결론은 지환은 평범한 직장인이라는 것이었다.

‘이런 평범한 사람은 H 국에서 널리고 널렸다. 설령 신비의 인물이 한 얘기가 모두 거짓이라고 해도, 왜 굳이 지환을 겨냥할까?’

이서는 다시 고개를 흔들었다.

“왔어?”

지환의 웃는 목소리로 주방에서 흘러나왔다.

다음 순간, 양복을 입은 지환이 부엌에서 나오는 걸 본 이서의 심장은 저도 모르게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지환의 정장 입은 모습을 본 게 한두 번도 아닌데, 그녀는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았다.

지환은 모든 양복을 자신만의 색깔로 표현하였다.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지환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이서를 바라보며 웃었다.

이서가 코를 움직여 냄새를 맡았다. 지난날과는 사뭇 다른 밥 냄새였다. 왠지 더 구수한 것 같았다.

“뭐해요?”

그녀는 무슨 말이라도 해서 엉망진창인 머릿속을 비워내고자 했다.

지환의 입술 라인이 위로 올라갔다.

“잡채밥.”

“잡채밥?”

지환이 다가와 이서의 입술에 가볍게 뽀뽀했다.

이서가 눈치채고, 손을 뻗어 지환을 밀어내려고 할 때, 그는 이미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응, 잡채밥 좋아한다며?”

이서는 화가 나기도 하고 놀라기도 했다.

화가 나는 건, 지환의 손길이 조금도 싫지 않다는 것이다.

그가 이중 결혼했을 수도 있음에도.

놀란 건, 지난 번에 엉겁결에 잡채를 좋아한다는 걸 얘기했는데 그걸 지환이 기억하고 있었다.

잡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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