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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0화

우기동은 급한 마음에 손에 든 서류를 두고 양전호를 쫓아가려고 했지만, 우기광이 소리를 질러 제지했다.

“그만 좀 해!”

“형님, 이게 우리의 마지막 기회야. 지금 투자금을 철회하지 않으면, 우리 투자한 돈 다 날리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그래도 뒤에서 칼 꽂을 수는 없어!”

“형님, 장사는 장사고, 도의는 도의야, 도의를 위해서 장사를 버릴 수는 없잖아!”

우기동은 속이 타 죽을 것 같았다.

우기광은 매섭게 눈썹을 비틀며 손을 흔들었다.

“난 이미 결정했어. 그리고 너 단디 들어라. 만약 네가 감히 나 몰래 투자금을 철회한다면, 우리 그 날로 인연 끊는 거다. 알겠냐!”

우기광의 단호한 태도를 본 우기동은 화가 나서 씩씩거리며 우기광 사무실을 뛰쳐나갔다.

우기광은 회사 대문을 보며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투자금을 다 날려도 절대 뒤통수 쳐서는 안 된다니…….’

……

같은 시각, 식당에서 소지나를 기다리고 있는 이서는 우기광 쪽의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계약을 다시 한번 확인해보고 별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다시 서나나의 자료를 뒤져 보았다.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서나나는 노래와 춤뿐만 아니라 무술도 잘 했다. 하지만, 그녀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하고 이전 소속사는 그녀에게 액션 대역과 엑스트라만 시켰다.

그래서 데뷔한 지 7년이 넘었지만 이렇다 할 인기는 전혀 없었다.

그녀가 넋을 놓고 보고 있는데 갑자기 눈앞에 갑자기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귓가에 갑자기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이서?!”

이서는 고개를 들었다. 웬 야인이 눈에 들어왔다.

잠깐 주저하다 물었다.

“소지엽?!”

눈앞의 소지엽은 딴사람이 되어 있었다. 이마 앞의 잔머리가 미간을 덮었고, 몸에 아무렇게나 걸친 와인색 긴 셔츠에, 운동화를 신고 있는 모습이 뭔가 큰 충격을 받은 사람 같았다.

하지만 그의 눈은 보석처럼 반짝반짝 빛났다.

소지엽은 타임머신이 아직 발명되지 않은 게 한스러웠다. 그는 지금 당장이라도 집을 나서기 전으로 돌아갔으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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