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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5화

이서의 눈빛을 본 하나는 더는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꿀물을 한 모금 마시고는 유유히 입을 열었다.

“나, 정직당했어.”

이서가 눈썹을 찡그렸다.

“이렇게 큰일을 왜 얘기 안 했어?”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하나가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이 자질구레한 일들로 너를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어.”

“우리 친구잖아.”

“알았더, 알았더. 내 얘기 들을 꼬야, 말 꼬야?”

하나의 애교에 이서는 두손 두발 다 들었다.

“그래, 얘기해 봐.”

“사실, 일은 아주 간단해. ML 국에서부터 얘기해야 하는데…….”

이서와 지환이 먼저 귀국 후, 하나와 상언은 계속 남아 증인을 찾았다.

그러나 수십 명의 증인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아무도 나서려 하지 않았다.

휴가가 곧 끝나가자, 하나는 부득이 증인 찾는 걸 포기하고 귀국했다.

이번 일은 하나가 말도 안 되는 누명을 뒤집어쓰는 거 정도로 ‘가볍게’ 끝나는 줄 알았다.

하지만 회사로 돌아온 지 사흘 만에 임하나는 인사팀 팀장한테 불려 갔다.

팀장의 말로는, 누군가가 회사 민원센터에 임하나가 본인 남자 친구를 빼앗은 파렴치한 여자라며, 행실 무개념 사원으로 신고했다는 것이었다.

어리둥절한 임하나는 회사 제보 이메일을 읽어 보고서야 대충 감을 잡았다.

“누가 보낸 거야?”

“아직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추측건데 나연일 거야.”

이름을 듣자마자 하나는 혐오스러운 듯 눈살을 찌푸렸다.

“ML 국에서 일어났던 일을 바꿔치기한 거야.”

“어떻게?”

“나와 상언 씨가 휴가간 걸, 자기와 상언 씨가 휴가 가고, 이상언에게 치근덕댄 걸 나로 바꿔치고 하고……. 우리 전용기 타고 가서 나와 상언 씨가 함께 갔다는 걸 증명할 방법도 없어.”

이서가 눈썹을 찌푸렸다.

“치근덕거린 증거는 조작할 수는 없겠지?”

이서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하나는 인사팀 팀장의 미련하고 오만한 면상이 떠오르며 화가 치밀어 옳았다.

“증거? 말도 마라. 말하니까 열 받는다. 우리 회사 인사팀 팀장, 60대인데, 글쎄 사진이 조작될 수 있다는 것도 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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