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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9화

“사모님, 무슨 일이세요?”

이천은 들어오자마자 얼굴이 하얗게 질려 소파에 주저앉아 있는 이서를 보았다. 마치 심한 충격을 받은 사람처럼 숨을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

이서는 이천이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들리지 않았다. 심지어 앞에 있는 사람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단지 사람 그림자가 눈앞에서 움직일 뿐 누군지는 전혀 몰랐다.

그녀는 순간 모든 에너지와 기를 빼앗긴 사람처럼 정신이 흐리멍덩했다.

잠시 멍하니 상황을 살피던 이천은 바닥에 떨어져 있는 휴대전화에 시선이 갔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몸을 숙여 핸드폰을 주우려 했다. 그러면서 휴대전화를 꺼내 지환에게 전화를 하려고 하는데, 이서가 갑자기 실성한 사람처럼 달려들어 핸드폰을 빼앗았다.

이천도 깜짝 놀랐다.

몇 초 동안 멍하니 있다가 반응했다.

“사모님, 괜찮으세요?”

이서는 빨갛게 충혈된 눈을 치켜뜨며 소리를 질렀다.

“나가!”

지금 지환과 관련된 어떤 사람도 보고 싶지 않았다.

이천은 이서의 핸드폰을 슬쩍 보았다. 잘 보이지는 않지만, 지환의 혼인관계 증명서인 것 같았다.

이천의 안색이 사색이 되었다.

지환과 이서가 갓 결혼했을 때, 두 사람의 결혼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이천은 M 국 카운티 정부 쪽에 지환의 결혼 유무 상태를 바꾸었다.

‘설마 이 일로 회장님이 이중 결혼한 거라고 사모님이 의심하는 건 아니겠지? 그래서 냉정 중인 건가?’

이 가능성을 생각하자, 등이 오싹해졌다.

무언가를 해명하고 싶었으나 지금 이 순간, 그가 할 수 있는 건 앵무새처럼 똑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것뿐이었다.

“사모님, 진정하세요.”

“가! 나가!”

이서는 미쳐버릴 것 같았다.

그녀가 또 폭발할 것 같은 조짐을 본 이천은 먼저 자리를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오늘 이서를 찾아온 것도, 지환과 냉전 중인 이유를 알기 위해서였다.

이런 뜻밖의 방식으로 진상을 알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이천이 떠나자, 기진맥진한 이서는 다시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확실한 증거 앞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애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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