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00화

“뭔데요?”

한 걸음 뒤로 물러선 이서가 그의 말을 끊었다.

“됐어요, 이제 그만해요. 아직도 얼버무리잖아요……, 얘기를 들어 봤자 신빙성이 있을지도 모르겠고……. 시간을 줄 테니, 천천히 생각해 봐요. ……어떻게 하면 그럴싸하게 말을 꾸며댈지 잘 생각해서…… 정리 다 되면 다시 얘기해요.”

말을 끝내고, 이서는 캐리어를 들고 성큼성큼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문까지 걸어갔을 때, 지환이 따라 나왔다.

“어디 가는 거야, 내가 데려다줄게.”

지환은 이서의 손목을 움켜쥐고, 애원하듯 간절한 눈빛으로 말했다.

거절하고 싶었지만, 목에 뭔가 걸린 듯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눈을 꼭 감았다.

이서가 거절하지 않자, 지환은 그제야 손목을 풀어주며 캐리어를 차 트렁크에 넣었다.

집으로 데려다 달라는 얘기 외에, 이서는 차에서 지환과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지환과 이야기하고 싶지도 않았고, 말할 힘도 없었다.

아파트 입구에 도착하자, 지환은 몇 마디 더 하고 싶었지만 이서는 이미 차문을 ‘쾅’ 닫고 들어갔다.

“…….”

심소희는 서나나 측 매니저와 연락을 취했다. 매니저는 곧 서나나의 팬 카페에 윤씨 그룹과의 협력 사항을 공식 발표했다.

심소희는 해당 발표를 윤씨 그룹 홈페이지에 업로드했다. 이로써 홈페이지를 통한 정식 홍보를 시작한 셈이었다.

별로 유명하지 않은 연예인이기 때문에, 별 파장이 없을 거라고 심소희는 생각했다.

하지만 회사로 돌아오는 길에 윤씨 그룹과 서나나가 모두 실검에 오른 것을 보았다.

알고 보니, 하윤에서 이서정을 홍보대사로 발탁했다는 기사가 뜨면서, 윤씨와 하윤이 경쟁사라는 사실이 재조명되었다.

심지어 일부 인플루언서들은 양 회사가 모두 십이지 컨셉으로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며, 어느 쪽을 지지할 건지 투표를 진행하기도 했다.

심소희는 당연히 윤씨 그룹에 소중한 한 표를 찍었다. 투표 결과를 확인해 본 그녀는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윤씨 그룹의 지지자는 고작 몇 명에 불과했다.

아마 그 몇 명도 서나나의 팬일 것이다.

“에효.”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