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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화

소지엽은 아직 가고 싶지 않았다. 모처럼 이서와 같은 곳에 있을 수 있는 기회였다.

구태우는 소지엽이 지금 이서의 집에 있다는 것을 알고 영상전화를 걸어왔다.

[오우, 제법인데? 이렇게 빨리 상대방의 진영으로 들어갔어?]

“조용히 해!”

소지엽이 긴장한 듯 이서의 방 문을 한 번 쳐다보고는 움직임이 없자 그제야 화면 속 구태우를 보았다.

“일이 잘못되면 가만 안 둘 거야.”

구태우는 경멸의 눈빛을 보냈다.

[아이고, 딱 봐도 결혼하면 공처가 될 놈이네.]

“뭔 상관이야? 네 앞가림이나 잘해.”

[왜? 여지가 좀 보이니까 세상 밝구나? 잊지 마, 윤이서 아직 유부녀거든. 이혼 안 했다고.]

소지엽이 입을 열려고 할 때, 문밖에서 문고리가 돌아가는 소리가 났다.

“누가 왔어. 나중에 통화해.”

소지엽은 전화를 끊고 문 쪽으로 가서 문을 열었다.

마침 문을 열려고 하던 지환과 정면으로 부딪쳤다.

눈이 마주친 두 사람은 서로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냈다.

“당신이 어떻게 여기에 있지?”

거실에 들어온 지환은 한 바퀴 둘러보았지만 이서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걱정했던 마음이 조금 안심되었다.

“이서가 초대했어요.”

소지엽은 눈도 깜짝하지 않고 지환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지환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분명 어딘가에서 본 적이 있다. 기억이 나진 않지만…….

“이서가 초대했다고?”

고개를 돌려 지엽을 바라보는 지환의 눈에 비웃음이 서렸다.

“난 모르는 일인데?”

“둘이 싸웠잖아요!”

소지엽은 허리를 곧게 펴고 말했다.

“그러니까 모를 수도 있죠.”

지환이 눈을 가늘게 뜨고 소지엽의 옷깃을 잡아서 들어 올렸다.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인 거 몰라?”

그는 일부러 ‘부부’라는 단어에 힘을 주어 말했다.

지환의 아우라는 점차 놀라울 정도 강해졌다. 소지엽의 눈에도 은근 비아냥거리는 표정이 나타났다.

“부부싸움 칼로 물 베기죠. 하지만, 부부 싸움이 이혼의 지름길인 건 모르나 봐요.”

지환은 전신의 힘을 다해 소지엽의 옷깃을 꽉 잡았다. 하지만 잠시 뒤 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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