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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2화

지환의 눈은 깊고 매혹적이었다. 그의 눈을 바라보고 있자니 자칫 빠져들어 갈 것 같았다.

그녀가 정신을 차렸을 때 지환은 몸을 숙여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려고 했다.

그녀는 황급히 손으로 막았다.

“당신이 결혼하지 않았다면, 왜 M 국의 카운티 정부에 기혼으로 등록되어 있죠? 난 못 믿겠어요.”

“시스템에 오류가 생겼나 봐.”

지환이 그녀의 어깨를 잡고, 그윽한 눈으로 진지하게 바라보았다.

“여보, 우리가 함께한 지도 꽤 됐잖아.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아직 모르겠어?”

그 말에 이서는 살짝 흔들렸다.

사실, 지금까지 함께 지내면서 이번 일을 제외하고는 그는 그야말로 완벽한 남편이었다.

그녀는 눈을 들어 지환을 보았다.

“나…… 정말 당신 믿어도 되는 거예요?”

“물론이지.”

그는 이서의 손을 자기의 가슴 위치에 올려놓았다.

이서의 마음에 쌓였던 굳은 얼음은, 지환의 가슴에서 들려오는 투박하고 힘찬 심장박동 소리에 서서히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지환의 이름을 막 부르려던 찰나, 지환의 뒤에 갑자기 아이를 안고 있는 여자가 나타났다. 그녀는 어릿광대처럼 튀어나왔다.

“하하하, 바보, 또 속았네! 메롱 메롱, 우리 결혼했지롱, 아이도 있지롱. 넌 그냥 남의 남편을 뺏은 세컨드, 불륜녀야.”

“아니야……!”

이서가 갑자기 눈을 떴다.

주위에서 쏟아지는 의문의 눈빛을 마주하고서야 악몽을 꾸었다는 것을 알았다.

이서는 손을 뻗어 이마에 받치고 비명을 듣고 달려온 스튜어디스에게 미안함을 표시했다.

스튜어디스가 부드럽게 물었다.

“물 한 잔 드릴까요?”

“괜찮습니다. 감사합니다.”

“네, 주세요.”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얘기를 했다.

스튜어디스는 의아한 눈빛으로 되물었다.

“물 한 잔 부탁합니다.”

이서도 덩달아 고개를 끄덕이었다. 스튜어디스가 몸을 돌려 물을 가지러 갔다.

스튜어디스가 떠나자, 이서는 몸을 곧게 펴고 소지엽이 건네준 티슈를 받았다.

“하나는?”

“너무 피곤해하는 것 같아서 비지니석에 가서 쉬라고 했어. 악몽 꾼 거야?”

이서는 고개를 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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