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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9화

이서가 그에게 이렇게 차가운 태도를 보인 건 처음이었다.

단지 이혼 얘기 한 마디만 꺼냈을 뿐인데…….

“오늘 나를 친 거 보니, 나중에는…….”

“아니야.”

이서는 지환에 대해 100% 신뢰를 하고 있었다.

‘그는 가정 폭력을 행사할 ‘위인’은 못 된다.’

“그런 사람 아니야.”

소지엽이 갑자기 할 말을 잊었다.

침묵이 흘렀다.

거대한 침묵이 거미줄처럼 그의 심장을 겹겹이 감쌌다.

한참 뒤에야 미소를 지었다.

“네 말이 맞아, 그런 사람은 아닌 거 같긴 해.”

이서는 의아한 눈빛으로 그를 보았다.

소지엽은 자포자기한 마음으로 속 시원하게 털어놓았다.

“아까는 내가 일부러 그 사람을 자극하는 얘기를 했어. 그래서 날 친 거야. 그 사람 잘못 아니야. 내가 자초한 거야.”

이서의 안색이 갑자기 바뀌었다.

“사실이야?”

그는 심장이 찢어질 듯 아팠지만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음.”

“왜 그런 거야?”

이서가 화를 냈다.

소지엽은 극심한 고통을 안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하고 싶은 말은 모두 목에 걸려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잠시 후에야 슬픈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미안……. 그냥 테스트 한번 해 보고 싶었을 뿐인데 이렇게 큰 오해가 생길 줄은 몰랐어.”

“그럼 사과해야지, 나에게 말고…….”

이서는 이 말만 남기고 호텔 방을 나갔다.

텅 빈 입구를 보며 소지엽은 웃었다.

다시 상처를 건드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무 고통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마도 마음의 상처가 얼굴의 상처보다 더 깊어서였던 것 같았다.

그는 이서와 남편의 관계가 좋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서가 남편을 이렇게까지 신경 쓰고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냉전 중인데도 한 몸이었다.

그는 이미 이 대결에서 패자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렇게 승복하는 게 내키지 않았다.

이서는 소지엽의 방에서 나온 후 곧장 1층으로 내려갔다.

1층 라운지에서 지환과 이상언의 그림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녀는 바로 프런트에 문의했다.

호텔 직원은 두 사람이 나가는 걸 보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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