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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화

두 사람 중 한 명은 ML 국에서 만났던 여자, 줄리의 남편이었다.

그의 몸은 더 불은 것 같았다. 옆의 여자는 지난번에 만났던 보석을 치렁치렁 두른 그 여자도, 줄리도 아닌 20대로 보이는 젊은 여성이었다.

남자는 이서를 알아보지 못한 듯했다. 그는 접수대에 가서 피임약 한 박스를 달라고 하고는 받아서 훌쩍 떠나버렸다.

이서 뒤에서 간호사가 낮은 한숨을 내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비록 ML 국어를 알아듣지 못했지만, 간호사의 동경하는 모습을 보고 참지 못하고 물었다.

“혹시 저 사람 아세요?”

간호사는 먼저 놀란 표정으로 이서를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그녀의 피부색과 머리카락을 보고 ML 국 현지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즉시 열정적으로 소개했다.

“물론이죠, 우리 병원 원장님이신데요.”

“네? 원장님이요?”

이서는 깜짝 놀랐다.

한편으로 왜 그의 주변에 예쁜 여자들이 줄지어 있는지도 이해가 되었다.

진료소 규모만 봐도 이윤이 엄청 나다는 걸 알 수 있다.

“네, 그리고 아직 결혼도 안 했답니다. 다이아 미스터예요. 어느 복받은 아가씨가 사장님과 결혼하려는지 모르겠네요.”

간호사가 다시 한번 동경의 눈빛을 발산하며 한숨을 쉬었다.

이서는 갑자기 뒤를 돌아보았다.

“잠깐…… 결혼 안 했다고요?!”

“네.”

“아내 있지 않나요?”

간호사는 웃었다.

“나, 여기서 근무한 지 10년 넘었거든요, 와이프가 있다는 건 금시초문인걸요?”

이서가 더 묻고 싶었는데 핸드폰이 진동했다.

임하나가 문자를 보내왔다.

[이서야, 너 어디야? 아까 지환 씨가 너 찾으러 왔다가 호텔에 없는 걸 보고, 너 찾는다고 다시 나갔는데…….]

[바로 갈게.]

메시지를 보낸 후, 간호사와 작별을 고하고 진료소를 나갔다.

이미 날은 완전히 어두워졌다. ML 국의 거리에 따뜻한 가로등이 하나씩 켜졌다.

이서는 호텔 방향으로 달려갔다.

걷다 보니 눈앞에 갑자기 영롱한 작은 흰 꽃들이 하늘에서 날렸다.

이서는 손을 내밀고 받았다. 눈꽃이었다.

그녀는 눈꽃을 ‘후’ 불었다. 눈앞의 입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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