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97화

거리를 둔 이서의 말투에 소지엽의 미간이 살짝 구겨졌다.

“오늘 내가 온 건 어제 일을…….”

소지엽이 말을 이었다.

“어제 누나가 윤씨 그룹에서 우리 엔터 회사의 배우를 홍보대사로 계약하기로 했다고 하던데……, 그런가……요?”

“네.”

소지엽이 공적인 자세로 돌입하자, 긴장했던 이서는 그제야 조금 숨을 돌렸다.

“네, 맞습니다. 서나나 씨요, 우리 쪽에서 작성한 계약서입니다.”

“광고비는……, 조금 다른 형식으로 계약을 진행하고 싶습니다. 최저 광고비에, 이익의 10%를 더한 금액으로 광고 대행비를 지급하고 싶은데, 괜찮겠습니까?”

이서는 서나나의 이전 광고료를 확인해 보았다. 1년 단위로 1억 혹은 그보다 약간 높은 가격에 책정되었다. 현재 회사의 재정 상태로는 한 푼이라도 요긴하게 써야 할 판이었다.

이서가 제시한 것은 8천만 원의 광고료와 추후 배당금 지불 형식이었다.

소씨 그룹의 입장에서 보면, 밑지지도 않고 이익이 되지도 않는 계약이었다.

그러나 기업 입장에서 이익이 없다는 건 곧 손해 보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이 계약이 성사될지에 대해서는 이서도 전혀 자신이 없었다.

“그렇게 하죠.”

소지엽이 화끈하게 답했다.

“제시한 방식대로 계약합시다.”

이서는 얼떨떨했다. 가격 흥정을 염두에 두고 마음속으로 준비하고 있었는데…….

소지엽은 바로 계약서에 사인을 마치고, 고개를 들어 이서를 바라보았다.

“윤 대표님?”

이서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소지엽이 멋진 필체로 계약서에 서명하는 것을 보며 잠시 망설이다가 물었다.

“지엽 씨, 뭐 하나 물어봐도 될까요?”

“네.”

“저희가 제시한 가격이 조금 짜죠?”

“그런 셈이죠.”

소지엽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런데 왜…….”

소지엽은 이서가 우물쭈물하는 것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오기 전에, 계약금은 안 준대도 이 계약서에 사인해 오라고 우리 누나가 얘기했어요. 전에 윤 대표가 누나를 도와준 적이 있다고 얘기하면서……, 감사함의 표시라고…….”

그제야 이서는 속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