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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6화

하나는 썩소를 지었다.

“예전처럼 원하는 남자를 손에 넣고 차버렸을 때는 상대방이 바람피울까 봐 전전긍긍하고 이런 건 없었거든. 바람 피우기 전에 차버렸으니까.”

이서는 미소를 지으며 임하나를 바라보았다. 텅 비어 있는 그녀의 눈빛은 참으로 슬퍼 보였다.

‘그래.’

‘사랑은 힘들어. 사랑의 유효기간을 늘리려면 쌍방이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데…….’

“넌?”

임하나는 고개를 돌려 이서를 보며 물었다.

이서는 얼굴에 웃음을 짓고 있었지만, 눈빛은 흔들렸다.

“나…… 내가 전에 두렵다고 얘기했던 거 기억나?”

임하나가 눈을 깜빡였다.

“남편이 살인범……, 경찰이 들이닥쳐서야 아내가 진실을 알게 되었다는…….”

임하나는 자세를 똑바로 하고 앉았다.

“너 지금…….”

이서는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냥 그 사람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가기 시작했어.”

“대체 무슨 일이야?”

이서는 고개를 저으며 시간을 확인해 보았다.

“나도 아직은 몰라, 기다려 봐야 해.”

‘이제 2시간 남짓 기다리면 모든 진상이 밝혀진다…….’

“하나야, 혹시 그 일…… 구태우 씨에게 의뢰해 보는 건 어때?”

이서는 화제를 다시 임하나의 문제로 돌렸다.

“됐어. 그쪽에 CCTV도 없고, 그리고 너무 오래전 일이라…….”

임하나는 잠시 머뭇거리다 다시 입을 열었다.

“결백을 증명하는 게 이제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아. 마침 핑계 대고 잠시 쉬는 거지 뭐. 정 안 되면 가업 물려받으면 돼. 다만 영감쟁이가 일궈 놓은 거라, 좀 더러운 거 같아서…….”

이서는 조용히 임하나를 보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문 쪽으로 걸어갔다.

“나랑 같이 회사 갈래?”

“아니, 나 집에 있고 싶어.”

임하나는 이서에게 문을 열어주었다.

“얼른 가, 나 신경 쓰지 말고, 돈 많이 벌어서 나중에 나 먹여 살려.”

‘먹여 살려’라는 말에 이서는 심장이 찌릿했다.

전에 지환도 똑같은 얘기를 했었다.

지환을 생각하자, 이서의 눈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녀는 머리를 내저으며, 머리속에 자리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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