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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4화

“여보, 자기야!”

“가요.”

지환은 이서가 차갑게 돌아서는 모습을 보며 주먹을 움켜쥐었다.

“알았어, 그럼 먼저 갈게. 일 있으면 전화해.”

말을 끝내고, 제자리에 서서 잠깐 침묵을 한 뒤 몸을 돌려 문을 닫고 나갔다.

‘달칵’하는 문 닫히는 소리가 들려오자, 이서는 더는 버티지 못하고 제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녀는 얼굴을 감싸고 어깨를 들썩이며 울었다.

30 여분 후, 이서는 얼굴을 씻으러 화장실로 들어갔다.

고개를 들어 보니 화장이 번져 팬더가 된 자기 모습이 거울에 비쳤다.

그동안 마음속 고통을 덜어내기 위해 일에 몰두했지만, 고통은 사그라들기는커녕 눈덩이처럼 점차 커졌다.

계속 이렇게 가다가는, 정말 미쳐버릴 것 같았다.

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루나와의 대화방을 열었다.

지난 번 가방을 보냈다는 문자 이후로 아무런 대화 내용이 없었다.

시차를 고려했을 때 M 국 출근 시간까지 아직 18시간 남았다.

지금 이 순간, 이서는 수면제라도 먹고 싶었다. 답을 알게 되는 순간까지 잠을 잘 수 있게…….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그녀는 화장을 지우고 거실로 돌아왔다.

임하나는 아직도 자고 있었다. 대자로 뻗어 잠자는 모습이 아주 가관이었다.

이서는 참지 못하고 웃었다.

아마도 최근 며칠 동안 처음으로 제대로 웃어본 것 같았다.

하지만 웃음도 잠시 곧 눈살을 찌푸렸다.

그동안 회사와 지환의 일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다 보니, 하나와의 연락이 좀 뜸했었다.

‘하나야, 대체 뭔 일이야? 어떻게 된 거야?’

하나 옆에서 그녀를 지켜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이서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잠이 들었다.

그녀가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다음날 아침이었다.

침대에서 일어나 문까지 걸어가서야 이서는 여기가 임하나의 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식탁 위에는 그녀가 매일 먹는 것과 비슷한 아침이 준비되어 있었다.

임하나는 여전히 소파에 누워 자고 있었고, 이불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이서가 식탁에 다가갔을 때, 뒤에서 임하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굿모닝!”

뒤돌아보니 임하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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