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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9화

Author: 시해나
“또 다른 문제 있나요?”

이서는 차분하게 물었다.

조금 전보다는 기세를 살짝 누그러뜨렸다.

사람들은 서로 쳐다보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냥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다가 슬그머니 빠져나갔다.

밖으로 나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또 불평을 늘어놓았다.

“뭔 일이래? 화약통을 삶아 먹었나?”

“열이 안 받을 수가 있겠어? 나라도 그렇겠다. 마지막 희망인 이서정도 계약을 마쳤다고 하니 화가 안 날 수 있겠냐고!”

“이게 바로 약자의 분노라는 거야. 에효, 내가 친구들에게 윤씨 그룹에서 일한다고 했더니, 다들 망하기 직전의 회사에 왜 들어가냐고 말렸는데, 지금 봐서는 다음 달 신제품이 출시되는 즉시 우리 모두 보따리 싸 들고 회사 나가야 할 판인데…….”

“설마 그럴 리가요.”

이서의 팬인 디자인부 팀장은 이서에 대해 나름 객관적이었다.

“나는 우리가 위층과 겨뤄볼 만하다고 생각하는데…….”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마치 바보를 보는 눈빛으로 디자인팀 팀장을 바라보았다.

……

같은 시각.

경찰이 막 떠나자, 비서가 우기광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사장님, 양 사장님 오셨습니다.”

안 만난다고 얘기하려는데, 양전호는 이미 문에 도착했다.

우기광은 어쩔 수 없이 말을 바꾸었다.

“어쩐 일로……?”

양전호는 우기광의 말에 대답은 하지 않고 대문 쪽을 보면서 말했다.

“방금 경찰이 왔다 가는 것 같던데, 윤재하 사장 때문에 온 건가?”

윤재하의 횡령 사건을 고소한 사람이 우기광이란 걸, 그도 며칠 전에야 알았다.

우기광이 소리 소문 없이 이 많은 증거를 수집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음.”

양전호는 호기심에 가득 찬 표정으로 물었다.

“그런데, 어떻게 그 많은 증거를 확보했대?”

“윤이서 대표가 준 거네.”

양전호는 못 믿겠다는 듯 손을 흔들었다.

“불가능이지, 이서가 어떻게 장부를 손에 넣는다고?”

“정말 윤이서가 준 거야, 양 사장, 우리의 옛정을 봐서 내가 충고 한마디 하겠네. 윤이서 보통내기 아니네, 절대 얕보지 마.”

양전호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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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390화

    우기동은 급한 마음에 손에 든 서류를 두고 양전호를 쫓아가려고 했지만, 우기광이 소리를 질러 제지했다. “그만 좀 해!”“형님, 이게 우리의 마지막 기회야. 지금 투자금을 철회하지 않으면, 우리 투자한 돈 다 날리는 거나 마찬가지라고!”“그래도 뒤에서 칼 꽂을 수는 없어!”“형님, 장사는 장사고, 도의는 도의야, 도의를 위해서 장사를 버릴 수는 없잖아!”우기동은 속이 타 죽을 것 같았다.우기광은 매섭게 눈썹을 비틀며 손을 흔들었다. “난 이미 결정했어. 그리고 너 단디 들어라. 만약 네가 감히 나 몰래 투자금을 철회한다면, 우리 그 날로 인연 끊는 거다. 알겠냐!”우기광의 단호한 태도를 본 우기동은 화가 나서 씩씩거리며 우기광 사무실을 뛰쳐나갔다.우기광은 회사 대문을 보며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투자금을 다 날려도 절대 뒤통수 쳐서는 안 된다니…….’……같은 시각, 식당에서 소지나를 기다리고 있는 이서는 우기광 쪽의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계약을 다시 한번 확인해보고 별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다시 서나나의 자료를 뒤져 보았다.연극영화과를 졸업한 서나나는 노래와 춤뿐만 아니라 무술도 잘 했다. 하지만, 그녀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하고 이전 소속사는 그녀에게 액션 대역과 엑스트라만 시켰다.그래서 데뷔한 지 7년이 넘었지만 이렇다 할 인기는 전혀 없었다.그녀가 넋을 놓고 보고 있는데 갑자기 눈앞에 갑자기 그림자가 드리워졌다.귓가에 갑자기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이, 이서?!”이서는 고개를 들었다. 웬 야인이 눈에 들어왔다.잠깐 주저하다 물었다. “소지엽?!”눈앞의 소지엽은 딴사람이 되어 있었다. 이마 앞의 잔머리가 미간을 덮었고, 몸에 아무렇게나 걸친 와인색 긴 셔츠에, 운동화를 신고 있는 모습이 뭔가 큰 충격을 받은 사람 같았다.하지만 그의 눈은 보석처럼 반짝반짝 빛났다.소지엽은 타임머신이 아직 발명되지 않은 게 한스러웠다. 그는 지금 당장이라도 집을 나서기 전으로 돌아갔으면 했다.오늘 아침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391화

    “잠깐만…….”이서는 일어서서 창가 쪽을 바라보았다.소지엽은 20여 년간 가슴에 묻고 있던 마음을 털어놓고 싶어졌다.“이서야, 나…….” “하나?”창가 쪽에 앉아 있는 사람이 임하나인 걸 확인한 이서는 소지엽에게 미안하다고 얘기하고는 창가 쪽으로 걸어갔다.“하나야? 여기 어쩐 일이야? 이건…….”테이블 위에 술병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이서는 임하나 손에 든 술잔을 빼앗았다.“도대체 얼마나 마신 거야?” 이미 술이 곤죽이 된 임하나는 눈앞의 이서조차도 알아보지 못했다.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임하나는 술잔을 찾으려다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다행히 눈치 빠른 소지엽이 바로 타이밍 적절하게 그녀를 부축했다.그러나 임하나는 꼬리 밟힌 고양이처럼 소지엽을 확 밀쳐냈다. “꺼져, 이 사내놈들아!” 식당 안 손님들이 고개를 돌려 이쪽을 쳐다보았다.“…….”임하나를 부축하며 이서가 소지엽에게 사과했다.“미안, 하나가 술이 많이 취했네.”그러고는 식당 직원을 불러 계산서를 달라고 했다.“내가 결제할게.”“아냐, 내가 미안하잖아.”“친구 사이에, 술 한 잔 못 사니?”말을 마치고, 그는 임하나를 부축했다. “술을 진짜 많이 마셨나 봐, 내가 부축할게.”임하나를 잡는 순간, 그녀는 소지엽을 또 확 밀어 버렸다.이서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고마워. 그냥 내가 데려가는 게 낫겠어. 오늘 정말 미안해. 오늘 계약 건으로 할 얘기 있었는데…….”소지엽은 눈빛에 비친 허탈감을 애써 감추고자 했다. “괜찮아.”그는 걱정 어린 말투로 다시 물었다. “정말 혼자 괜찮겠어?”이서가 이리저리 비틀거리는 임하나를 잡아당겼다.“걱정 마, 먼저 간다.”말을 마치자 이서는 임하나를 부축하여 식당을 나섰다.멀어져가는 이서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소지엽은 잠시 망설이다가 급하게 따라나섰다. “그래도…… 내가 데려다주는 게 낫겠어!”말하면서 그는 이미 자발적으로 택시 한 대를 잡았다.이서는 멀지 않은 곳에서 대기 중인 임현태를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392화

    오늘 이서는 그녀의 완벽한 몸매라인을 잘 드러내는 정장을 입었다. 섹시했다.“내가 같이 밥 먹자고 여러 번 얘기했던 거 같은데.”그녀는 말하면서 소지엽에게 물을 따라 주었다.물컵을 받으며 소지엽의 손가락이 이서의 손을 스쳤다.찌릿찌릿했다. 감전된 듯한 느낌에 그의 얼굴이 사과처럼 빨개졌다.그는 고개를 숙이고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제야 두근거리는 심장이 다소 진정되는 것 같았다.“그러니까! 혹시 이번 주말에 시간 돼? 같이 밥이라도 먹을까?”이서는 물을 다 마시고 나서야 소지엽의 빨개진 얼굴을 발견했다.“얼굴이 왜 이렇게 빨개?”소지엽은 얼굴이 터질 것 같았다. 얼굴에 홍조가 목까지 빠르게 번지며 땀까지 뻘뻘 흘렸다.“콜록콜록…… 나…….”“너무 덥지?”이서는 몸을 돌려 리모컨을 찾으러 갔다.“남자는 여자보다 열이 많아서 땀을 많이 흘리는 것 같더라.”두근거리는 마음이 어느 정도 진정이 되자, 오히려 허탈한 느낌이 들었다.곧 리모컨을 찾은 이서는 에어컨을 켰다.그리고, 곧 침실에 들어가 담요를 가져와 하나에게 덮어주었다. 소지엽은 이서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 있었다.이서가 하나에게 이불을 덮어주는 모습을 보고 순간, 그는 저도 모르게 옅은 감탄을 내뱉었다.“보고만 있어도 힐링되는 거 같아.” 이서가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보았다. “?”소지엽은 순간 당황하여 어쩔 바를 몰랐다. “아……, 네가 하나에게 이불을 덮어주는 걸 보니까 힐링되는 거 같아. 어렸을 때 엄마도 나한테 이렇게 이불을 덮어주셨겠지? 사실, 난 정말 이해가 안 돼, 이렇게 완벽한 너를, 하은철은 왜…….”말을 뱉고서야, 소지엽은 주제 넘은 얘기를 했다는 걸 깨달았다.“미안, 내가…….”이서는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다 지나간 일이잖아. 난 신경 안 써.”소지엽은 이서를 조심스럽게 바라보며 그녀를 기분을 살핀 후에야 다시 입을 열었다.“정말…… 다 내려놓은 거야?”“응, 진작에…….”“남편 때문에?” 소지엽의 마음이 씁쓸했다.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393화

    “지환 씨?!”당황함도 잠시, 이서는 갑자기 마음속 깊은 곳에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내가 여기 있는 걸 어떻게 알았지?!’지환의 입술 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그의 온화한 시선은 이서 뒤에 있는 소지엽에게 떨어졌다. 그의 눈동자 깊은 곳에서 거센 파도가 일렁이고 있는 것 같았다.온 사람이 이서의 남편이라는 걸 직감적으로 안 소지엽도 순간 멍했다.심지어 눈앞의 이 남자가 어느 가문의 자제인지 무의식적으로 머릿속에서 검색해보기 시작했다.그러나 기억 속에서 지환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었다.그는 저도 모르게 경계의 눈빛으로 지환을 바라보았다.딱 봐도, 보통 사람은 아닌 듯했다.소지엽이 대놓고 거리낌 없이 지환을 관찰하고 있을 때, 그는 소지엽을 슬쩍 훑어보고는 곧 고개를 숙이고 이서에게 이야기했다. “친구가 많이 취해서 집에 데려다주러 갔다고 임 기사가 연락해 왔길래 혹시 뭔 도움이 필요하나 싶어서…….” 말하면서, 그는 이서의 손을 잡았다.무언의 행동으로 주권을 주장한 행사한 셈이었다.지환이 자기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감시하고 있는 듯한 느낌에 화가 난 이서는, 두 남자 사이에 펼쳐지는 무언의 살벌한 대결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별일 아니에요, 하나가 술에 취해서…….”“이분은?” 지환은 턱을 살짝 들어 소지엽을 가리켰다.“소지엽입니다.”소지엽은 자기 소개하며, 시선은 무의식적으로 이서의 손목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잠시 망설이거나 신사적으로 먼저 손을 내밀었다. “이서 남편분이시죠?”지환은 가볍게 지엽의 손을 훑고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미안해요. 아내 손을 잡아야 해서 악수할 수가 없네요.”소지엽은 어리둥절했다.“…….”당황한 건 이서도 마찬가지였다.“자기야, 이제 갈까?”“하나가 너무 많이 취했어요, 난 오늘 여기서 하나 돌봐야 할 거 같아요.”지환은 이서의 뒷목을 쓰다듬으며 말했다.“그럼 내가 같이 있어 줄게.”아니라고 하고 싶었지만, 방금 소지엽과의 분위기를 생각하고는, 잠깐 망설이다가 지환의 제안을 거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394화

    “여보, 자기야!”“가요.”지환은 이서가 차갑게 돌아서는 모습을 보며 주먹을 움켜쥐었다. “알았어, 그럼 먼저 갈게. 일 있으면 전화해.”말을 끝내고, 제자리에 서서 잠깐 침묵을 한 뒤 몸을 돌려 문을 닫고 나갔다.‘달칵’하는 문 닫히는 소리가 들려오자, 이서는 더는 버티지 못하고 제자리에 주저앉았다.그녀는 얼굴을 감싸고 어깨를 들썩이며 울었다.30 여분 후, 이서는 얼굴을 씻으러 화장실로 들어갔다.고개를 들어 보니 화장이 번져 팬더가 된 자기 모습이 거울에 비쳤다.그동안 마음속 고통을 덜어내기 위해 일에 몰두했지만, 고통은 사그라들기는커녕 눈덩이처럼 점차 커졌다.계속 이렇게 가다가는, 정말 미쳐버릴 것 같았다.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루나와의 대화방을 열었다.지난 번 가방을 보냈다는 문자 이후로 아무런 대화 내용이 없었다.시차를 고려했을 때 M 국 출근 시간까지 아직 18시간 남았다.지금 이 순간, 이서는 수면제라도 먹고 싶었다. 답을 알게 되는 순간까지 잠을 잘 수 있게…….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그녀는 화장을 지우고 거실로 돌아왔다.임하나는 아직도 자고 있었다. 대자로 뻗어 잠자는 모습이 아주 가관이었다. 이서는 참지 못하고 웃었다.아마도 최근 며칠 동안 처음으로 제대로 웃어본 것 같았다.하지만 웃음도 잠시 곧 눈살을 찌푸렸다.그동안 회사와 지환의 일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다 보니, 하나와의 연락이 좀 뜸했었다. ‘하나야, 대체 뭔 일이야? 어떻게 된 거야?’하나 옆에서 그녀를 지켜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이서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잠이 들었다.그녀가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다음날 아침이었다.침대에서 일어나 문까지 걸어가서야 이서는 여기가 임하나의 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식탁 위에는 그녀가 매일 먹는 것과 비슷한 아침이 준비되어 있었다.임하나는 여전히 소파에 누워 자고 있었고, 이불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이서가 식탁에 다가갔을 때, 뒤에서 임하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굿모닝!”뒤돌아보니 임하나가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395화

    이서의 눈빛을 본 하나는 더는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꿀물을 한 모금 마시고는 유유히 입을 열었다. “나, 정직당했어.”이서가 눈썹을 찡그렸다. “이렇게 큰일을 왜 얘기 안 했어?”“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더라…….”하나가 한숨을 쉬었다.“그리고 이 자질구레한 일들로 너를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어.”“우리 친구잖아.”“알았더, 알았더. 내 얘기 들을 꼬야, 말 꼬야?”하나의 애교에 이서는 두손 두발 다 들었다.“그래, 얘기해 봐.”“사실, 일은 아주 간단해. ML 국에서부터 얘기해야 하는데…….”이서와 지환이 먼저 귀국 후, 하나와 상언은 계속 남아 증인을 찾았다.그러나 수십 명의 증인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아무도 나서려 하지 않았다.휴가가 곧 끝나가자, 하나는 부득이 증인 찾는 걸 포기하고 귀국했다.이번 일은 하나가 말도 안 되는 누명을 뒤집어쓰는 거 정도로 ‘가볍게’ 끝나는 줄 알았다.하지만 회사로 돌아온 지 사흘 만에 임하나는 인사팀 팀장한테 불려 갔다.팀장의 말로는, 누군가가 회사 민원센터에 임하나가 본인 남자 친구를 빼앗은 파렴치한 여자라며, 행실 무개념 사원으로 신고했다는 것이었다.어리둥절한 임하나는 회사 제보 이메일을 읽어 보고서야 대충 감을 잡았다.“누가 보낸 거야?”“아직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추측건데 나연일 거야.”이름을 듣자마자 하나는 혐오스러운 듯 눈살을 찌푸렸다.“ML 국에서 일어났던 일을 바꿔치기한 거야.”“어떻게?”“나와 상언 씨가 휴가간 걸, 자기와 상언 씨가 휴가 가고, 이상언에게 치근덕댄 걸 나로 바꿔치고 하고……. 우리 전용기 타고 가서 나와 상언 씨가 함께 갔다는 걸 증명할 방법도 없어.”이서가 눈썹을 찌푸렸다.“치근덕거린 증거는 조작할 수는 없겠지?”이서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하나는 인사팀 팀장의 미련하고 오만한 면상이 떠오르며 화가 치밀어 옳았다.“증거? 말도 마라. 말하니까 열 받는다. 우리 회사 인사팀 팀장, 60대인데, 글쎄 사진이 조작될 수 있다는 것도 몰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396화

    하나는 썩소를 지었다. “예전처럼 원하는 남자를 손에 넣고 차버렸을 때는 상대방이 바람피울까 봐 전전긍긍하고 이런 건 없었거든. 바람 피우기 전에 차버렸으니까.”이서는 미소를 지으며 임하나를 바라보았다. 텅 비어 있는 그녀의 눈빛은 참으로 슬퍼 보였다.‘그래.’‘사랑은 힘들어. 사랑의 유효기간을 늘리려면 쌍방이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데…….’“넌?” 임하나는 고개를 돌려 이서를 보며 물었다.이서는 얼굴에 웃음을 짓고 있었지만, 눈빛은 흔들렸다. “나…… 내가 전에 두렵다고 얘기했던 거 기억나?”임하나가 눈을 깜빡였다.“남편이 살인범……, 경찰이 들이닥쳐서야 아내가 진실을 알게 되었다는…….”임하나는 자세를 똑바로 하고 앉았다.“너 지금…….”이서는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냥 그 사람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가기 시작했어.”“대체 무슨 일이야?”이서는 고개를 저으며 시간을 확인해 보았다. “나도 아직은 몰라, 기다려 봐야 해.”‘이제 2시간 남짓 기다리면 모든 진상이 밝혀진다…….’“하나야, 혹시 그 일…… 구태우 씨에게 의뢰해 보는 건 어때?” 이서는 화제를 다시 임하나의 문제로 돌렸다.“됐어. 그쪽에 CCTV도 없고, 그리고 너무 오래전 일이라…….”임하나는 잠시 머뭇거리다 다시 입을 열었다.“결백을 증명하는 게 이제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아. 마침 핑계 대고 잠시 쉬는 거지 뭐. 정 안 되면 가업 물려받으면 돼. 다만 영감쟁이가 일궈 놓은 거라, 좀 더러운 거 같아서…….” 이서는 조용히 임하나를 보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문 쪽으로 걸어갔다.“나랑 같이 회사 갈래?”“아니, 나 집에 있고 싶어.” 임하나는 이서에게 문을 열어주었다.“얼른 가, 나 신경 쓰지 말고, 돈 많이 벌어서 나중에 나 먹여 살려.”‘먹여 살려’라는 말에 이서는 심장이 찌릿했다.전에 지환도 똑같은 얘기를 했었다.지환을 생각하자, 이서의 눈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그녀는 머리를 내저으며, 머리속에 자리잡고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397화

    거리를 둔 이서의 말투에 소지엽의 미간이 살짝 구겨졌다.“오늘 내가 온 건 어제 일을…….”소지엽이 말을 이었다.“어제 누나가 윤씨 그룹에서 우리 엔터 회사의 배우를 홍보대사로 계약하기로 했다고 하던데……, 그런가……요?”“네.” 소지엽이 공적인 자세로 돌입하자, 긴장했던 이서는 그제야 조금 숨을 돌렸다.“네, 맞습니다. 서나나 씨요, 우리 쪽에서 작성한 계약서입니다.”“광고비는……, 조금 다른 형식으로 계약을 진행하고 싶습니다. 최저 광고비에, 이익의 10%를 더한 금액으로 광고 대행비를 지급하고 싶은데, 괜찮겠습니까?”이서는 서나나의 이전 광고료를 확인해 보았다. 1년 단위로 1억 혹은 그보다 약간 높은 가격에 책정되었다. 현재 회사의 재정 상태로는 한 푼이라도 요긴하게 써야 할 판이었다. 이서가 제시한 것은 8천만 원의 광고료와 추후 배당금 지불 형식이었다.소씨 그룹의 입장에서 보면, 밑지지도 않고 이익이 되지도 않는 계약이었다.그러나 기업 입장에서 이익이 없다는 건 곧 손해 보는 것과 마찬가지였다.그래서 이 계약이 성사될지에 대해서는 이서도 전혀 자신이 없었다. “그렇게 하죠.”소지엽이 화끈하게 답했다.“제시한 방식대로 계약합시다.”이서는 얼떨떨했다. 가격 흥정을 염두에 두고 마음속으로 준비하고 있었는데…….소지엽은 바로 계약서에 사인을 마치고, 고개를 들어 이서를 바라보았다.“윤 대표님?” 이서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소지엽이 멋진 필체로 계약서에 서명하는 것을 보며 잠시 망설이다가 물었다.“지엽 씨, 뭐 하나 물어봐도 될까요?”“네.”“저희가 제시한 가격이 조금 짜죠?”“그런 셈이죠.” 소지엽은 사실대로 말했다.“그런데 왜…….”소지엽은 이서가 우물쭈물하는 것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오기 전에, 계약금은 안 준대도 이 계약서에 사인해 오라고 우리 누나가 얘기했어요. 전에 윤 대표가 누나를 도와준 적이 있다고 얘기하면서……, 감사함의 표시라고…….”그제야 이서는 속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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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8화

    지환과 이서는 곧 하도훈을 마주했는데, 두 사람을 보는 하도훈의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그래, 너희가 이겼어!” 겨우 이 말을 내뱉는 하도훈은 이미 온 힘을 다 쓴 듯했다.“원래는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지환은 자리에 앉아 차분하게 말했지만, 하도훈은 지환의 말에 흥분하기 시작했다.“허.”“이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았다고? 네가 윤이서와 급히 결혼하지만 않았더라면, 은철이가 이 세상을 떠날 일은 없었을 거야!” “모든 비극은 너희들 때문에 일어난 거라고!” 하도훈이 여전히 고집을 부리며 잘못을 깨닫지 않자, 이서는 더 이상 하도훈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잠시 후, 이서의 눈빛을 마주한 지환이 고개를 끄덕인 후 아주 차가운 눈빛으로 하도훈을 바라보았다.“형님이 알아야 할 게 있습니다.” 하도훈은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이런 상황에서 알려줄 게 있다니, 두 사람한테 아이라도 있다는 건가?” “우리의 아이가 아니라, 형님의 아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지환이 먹구름처럼 어두운 눈동자로 하도훈을 응시하자, 불길한 예감을 느낀 하도훈이 곧장 몸을 일으켜 지환의 멱살을 잡았다. 하지만 지환은 그저 묵묵하게 하도훈을 응시할 뿐이었다.“그 아이는 형님의 아이가 아닙니다.” “뭐, 뭐라고?”하도훈이 벼락을 맞은 듯 제자리에 얼어붙자, 지환은 한 번 더 입을 열었다.“그 아이는, 형님의 아이가 아니라고요.”하도훈은 급기야 고개를 저으며 ‘하하’ 웃기 시작했다.“하하하, 하하하, 말도 안 돼! 말도 안 된다고!” “하지환, 내가 그 말에 속을 줄 알고?! 하하, 나는 절대 그 말에 속지 않을 거야!” 지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하도훈의 손을 뿌리쳤고, 광기 어린 하도훈을 차갑게 응시했다.“그 여자는 형님을 만나기 전부터 임신 중이었습니다.” 지환은 이 말을 끝으로 이서의 손을 잡고 자리를 떠났다.“하도훈은 정말 그 여자를 믿었던 걸까요?” 고개를 돌려 이서를 바라보는 지환의 입가에는 웃음기가 서려 있었다.“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7화

    “정말이란다. 내가 왜 이런 일로 널 속이겠니?!” “정말 잘 됐어! 스웨이 여사도 이제야 소원을 하나 이룬 셈이니까!”배미희가 말했다.이서는 병실 입구까지 걸어온 하이먼 스웨이를 바라보았는데, 이 결과에 놀란 하이먼 스웨이는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한 채 이서를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다. 이서는 붉은 입술을 움찔거렸으나, 어떤 말을 꺼내기도 전에 눈물부터 흘렸다.잠시 후, 이제야 서로를 마주하게 된 모녀는 서로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는데, 하고 싶은 말이 눈물 속에 있는 듯했다. 다른 사람들은 그저 흐뭇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볼 뿐이었다.배미희가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이서야, 엄마라고 불러보렴.” 이서는 이전에도 하이먼 스웨이를 ‘엄마’라고 부른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하이먼 스웨이가 친엄마라는 것을 알지 못했고, 그저 하이먼 스웨이가 자신을 다정하게 챙겨주는 어른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엄마’라는 호칭은 아주 많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었다.이서는 여러 번 시도한 후에야 온몸을 떨며 말했다.“엄, 엄마...”이서의 눈에서 하염없는 눈물이 터져 나오자, 하이먼 스웨이는 이서의 머리카락을 다정하게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아가... 드디어 널 찾았구나. 그동안 너무 고생 많았어. 앞으론 엄마가 널 지켜줄게.”“엄마... 엉엉...”큰 소리로 울부짖기 시작한 이서는 그동안의 모든 억울함을 다 토해내는 듯했고, 옆에 있던 사람들은 묵묵히 눈물을 흘렸다.잠시 후, 병실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는 지환을 본 하이먼 스웨이가 이서를 놓아주며 지환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어서 오렴.” 지환은 서서히 하이먼 스웨이에게 다가갔고, 하이먼 스웨이는 지환의 손을 이서의 손 위에 올려 두었다.“이서야, 하 서방은 누구보다 널 잘 아는 사람이야. 하 서방이야말로 너한테 가장 잘 어울리는 남자지.” “하 서방한테 널 맡길 수 있다면... 엄마는 얼마든지 마음을 놓을 수 있을 것 같아.”“그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6화

    이서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지환은 몸에 난 상처로 인해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이서가 고개를 숙여 지환과 입을 맞추며 짜릿한 감각을 느끼기도 전에, 하나의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머, 우리가 올 타이밍이 아니었던 것 같네?” 이서는 하마터면 놀라 넘어질 뻔했는데, 눈치 빠른 소희가 이서를 붙잡았다.이서가 다소 원망하는 듯한 표정으로 하나를 바라보자, 하나는 깔깔거리며 가지고 온 건강식품을 책상 위에 올려 두었다.이내 상언과 지환은 그날의 상황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이서는 하나와 소희를 데리고 병실을 나섰다.“두 사람, 화해한 거야?” 병실을 나서자마자, 하나가 호기심과 가십에 대한 욕망이 가득한 눈빛으로 물었다. 이서가 고개를 끄덕이자, 하나가 기뻐하며 이서의 어깨를 두드렸다.“잘 생각했어. 형부가 신분을 속이긴 했지만, 형부가 널 사랑하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잖아. 아마 하은철은 형부의 반도 못 따라올 거야!” “근데 대체 언제까지 형부랑 그 쓰레기를 비교할 생각이야?” “형부는 평범한 사람들이랑 비교해야 한단 말이야. 아니다, 형부는 평범한 사람들보다 훨씬 낫지 않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래서 과거를 내려놓고 지환 씨와 다시 잘 지내야겠다고 생각한 거야.” 이 말을 끝으로 한숨을 내쉬던 이서의 표정이 다소 엄숙해졌다.“그러는 너는? 너는 상언 오빠랑 어떻게 됐어?’그동안 이서는 하나와 상언의 일을 잘 물어볼 기회가 없었다.“우리는...”하나가 눈알을 굴리며 말했다.“꽤 괜찮아.” “뭐가 괜찮은데?” 소희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다가와 묻자, 하나가 다소 투정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이제 결정했어, 그 사람을 내 영원한 남자 친구로 만들 거야.” “그게 무슨 말이야?” “평생 이 선생님과 함께 할 생각이야. 물론 이 선생님이 원하지 않는다면 헤어져야겠지만 말이야.” “아, 이제야 알겠다!” 이서가 말했다.“네 마음속 상언 오빠의 지위가 상승하긴 했지만, 아직 남편이 될 자격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5화

    이서가 이곳에서 죽을 각오를 하던 그 순간, 갑자기 ‘쾅’하는 소리가 울려 퍼지며 바람이 크게 일었다. 사람들은 그 위력에 눈을 뜰 수 없을 지경이었다. 이서는 어렴풋이 자기 머리 위에서 헬리콥터가 선회하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그다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이서가 다시금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병상 위에 누운 상태였고, 곁에는 눈물을 글썽이는 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가 있었다. 이서가 깨어나는 것을 본 두 사람이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이서야, 좀 괜찮니?” “... 네.”이서는 간신히 대답한 후 긴장한 표정으로 배미희의 손을 잡았다.“엄마, 지환 씨는요?” “무사해.”배미희가 자기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다른 병실에 있는데, 아직 의식을 찾진 못했단다.” “지환 씨한테 가보고 싶어요.” 이서가 눈물을 머금고 배미희를 바라보자, 배미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상언에게 이서를 옆 병실로 안내해달라고 했다. 잠시 후, 침대에 누운 지환을 본 순간, 이서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괜찮을 거예요. 조금만 있으면 깨어날 수 있을 거고요.”그 순간, 병실 안에 듣기 좋은 여성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서가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시선을 옮기자, 조금 떨어진 창가에 멋지게 걸터앉은 한 여자의 모습이 보였다.그 여자는 아래로 떨어질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듯했다.“당신은...” “그 사람이 누구든 신경 쓰지 마세요.”갑자기 나타난 어둠이 호리병이 이서를 가로막으며 보물을 자랑하듯 말했다.“윤이서 씨, 나한테 고마워해야 할 겁니다!” 이서는 호기심에 어린 눈빛으로 어둠의 호리병을 바라보았는데, 어둠의 호리병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내가 ... 콜록콜록, 두 사람은 여기로 데려오지 않았더라면, 윤이서 씨와 하 대표님은 이미 염라대왕을 만났을 겁니다.” “헬리콥터를 동원한 것도 당신들이었나요?”“맞아요, 우리가 하도훈이 데려온 사람들을 모두 해치웠고, 하지호와 박예솔까지 해결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4화

    지환과 이서는 숨을 돌리기도 전에 더욱 맹렬한 공격을 받아야만 했는데, 다크웹 고수들은 사람이 아닌 괴물이라 할 수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가는 곳마다 파멸로 이끌었으니 말이다.이서는 바깥 상황을 보면서 많은 걱정에 휩싸였다. “어둠의 호리병은 왜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 거죠? 설마... 우리를 속인 건 아니겠죠?”지환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럴 리 없어. 그 바닥 사람들은 의리를 아주 중요시하거든.” “다크웹의 1위와 2위를 데려오겠다고 약속한 이상, 어둠의 호리병은 반드시 그 약속을 지킬 거야.” 지환은 이 말을 끝으로 차에 이서를 태웠다. “너는 우선 여길 떠나.”이서는 지환의 말 속에서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렸고, 지환의 손을 덥석 잡으며 말했다.“그게 무슨 소리예요? 여길 떠나라니요?” 지환이 말했다.“하지호는 이미 모든 수를 동원했어. 그 자식들이 여기로 올지도 모르니까 너는 지금 당장 여길 떠나야 해!” 하지만 이서는 지환의 손을 잡고 놓지 않았다. “우리는 아직 가정법원에 가서 새로운 정보를 등록하지도 않았잖아요!” “일이 끝나는 대로 처리하러 가야 한다고요!” 이서는 여전히 지환의 손을 잡고 놓지 않았는데, 이서의 눈가에는 이미 눈물이 맺혀 있었다. “우리는 아직 제대로 된 결혼식을 올리지도 않았잖아요.” 지환이 거친 손가락으로 이서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일이 끝나는 대로 성대한 결혼식을 올려줄게.” 지환은 이 말을 끝으로 모진 마음을 먹고 이서의 손을 밀어냈고, 이서는 지환의 뒷모습을 보며 차에서 뛰어내려 소리쳤다.“우리한테는 아직 아이도 없다고요!”지환이 걸음을 멈추었다.“지환 씨, 당신의 아이를 갖고 싶어요.” 이서는 지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화약 냄새로 가득한 공기 속에서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했다.“앞으로 남은 당신의 운명이 죽음뿐이라면, 나는 당신과 함께 죽을 거예요.”“하지만 당신이 살아갈 운명이라면, 당신과 함께 살아가고 싶어요.” “그래도 되죠, 지환 씨?” 지환은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3화

    지환의 모습을 본 이서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내 말은, 가정법원에 가서 다시 혼인 신고하자는 뜻이었어요.”“이전에 등록한 건 다 가짜 정보였잖아요. 내일은 진짜 정보를 등록하자고요.” 지환이 기뻐하며 말했다.“좋아, 그렇게 하자.” 이서는 지환의 모습을 보며 입꼬리를 다시 치켜세웠지만, 잠시 후 웃음을 거두었다. “아, 하도훈 쪽을 깜빡했네요. 우리가 가정법원에 가는 틈을 타서 기습하면 어쩌죠?”지환은 이 말에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시간을 미루고 싶진 않아. 하지만...’“그럼 어둠의 호리병이 다크웹의 1위와 2위를 찾을 때까지만 기다려보자...”바로 그때, 지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아래층에서 총소리가 들려왔다.안색이 변한 지환은 곧장 창가로 걸어가 아래층에서 총을 발포한 두 무리의 사람들을 보았는데, 그중 한 무리는 하도훈의 사람들임이 분명했다.“무슨 일이에요?”이서가 침대에서 일어나 물었다.“아무래도 하도훈이 이곳을 떠나는 어둠의 호리병을 지켜본 모양이야. 이 기회를 틈타 첫 번째 공격을 하려고 한 거지.”지환은 이서를 데리고 방구석으로 향했고, 서랍에 있던 총을 꺼내며 이서에게 말했다.“여기서 잠시만 기다려줘. 내가 저 사람들을 쫓아내 볼게.” 이서가 지환은 손을 잡고 말했다.“하지만... 혼자는 너무 무섭단 말이에요.” “내가 있으니까 걱정할 거 없어. 내가 널 지켜줄 거야.”지환이 말했다.“이서야,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내일이 밝으면 우리는 가정법원에 가서 진정한 부부가 될 수 있을 테니까.” 이서는 지환의 마지막 말을 듣고 천천히 손을 놓았다.“나는 지환 씨를 믿어요. 당신은... 꼭 돌아올 거예요.” 굳게 마음먹은 지환이 떠나자마자 집 밖에선 몇 차례의 총소리가 울렸고, 머리를 감싼 이서는 구석에 웅크린 채 지환만을 기다렸다.‘이럴 때는 나 자신을 잘 보호해서 지환 씨한테 걱정을 끼치지 않아야 해.’ 이내 아래층의 총소리가 잦아들었고, 이서는 살며시 귀를 기울이고 나서야 별장 전체가 고요한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2화

    “윤이서 씨가 하 대표님과 사이좋게 지낸다면, 그 사람들을 찾아줄 의향이 있습니다.” 어둠의 호리병의 말을 들은 이서와 지환은 모두 멍해질 수밖에 없었는데, 두 사람 모두 어둠의 호리병이 이렇게 말할 줄은 상상도 못 한 듯했다. 특히 이서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작은 어색함이 피어올랐다. “왜 대답이 없어요?”어둠의 호리병이 재촉하며 말했다.“뭐, 대답을 안 해도 상관은 없어요. 나야 그 사람들을 찾지 않으면 그만이니까요.”“만약 하도훈이 최선을 다해 두 사람을 상대할 작정이라면, 나는 언제든 도망가면 돼요. 하지만 두 사람은 어떻게 할 생각이죠?” 이서의 시선이 지환에게 떨어졌다.“하도훈이 최선을 다해 우리를 상대할 거라는 게 사실이에요?” 지환이 이서의 눈을 응시하며 마른침을 삼켰다.“응.” 이서는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들어 어둠의 호리병을 바라보았다.“정말 그 사람들을 찾을 방법이 있는 거예요? 우리가 뭐 도울 건 없고요?”“혼자서도 충분합니다.” “그래요, 그럼...”이서가 고개를 푹 숙이며 대답했다.“우리를 위해 두 사람을 찾아주기만 한다면, 그 조건을 승낙할게요.” 옆에 있던 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가 이서의 말에 흥분하며 말했다.“이서야, 하 서방이랑 이혼하지 않겠다는 거니?” “네.”이서가 짧게 대답했다.어둠의 호리병의 제안은 이서에게 빠져나갈 구멍을 내어준 셈이었고, 이서는 그 구멍을 통해 위기를 모면할 생각이었다. “잘 생각했어! 정말 잘 생각했어!”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가 이서를 안고 말했다.“정말 좋은 일이구나. 이제 DNA 검사 결과만 기다리면 되겠어!” 지환도 이서를 꽉 안아주고 싶었는데, 그 마음을 알아차린 배미희는 하이먼 스웨이와 어둠의 호리병에게 말했다.“우린 이만 나가볼까요? 두 사람만의 시간을 주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이 말을 끝으로 세 사람은 자리를 떠났고, 이서가 반응하기도 전에 문이 닫혔다.적막한 방 안에는 순식간에 두 사람만이 남았고, 이서는 지환을 바라볼 수 없어서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1화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자, 배미희가 서둘러 입을 열었다.“어머, 벌써 잊은 거야?”“애초에 스웨이 여사가 심씨 가문의 아가씨... 아니, 그 가짜랑 DNA 검사를 했을 때 이서 네가 그 여자랑 함께 있었잖아!” “그때 우리는 CCVT 자료를 찾진 못했지만, 가게에 있던 사람들을 모두 불러 DNA 검사를 진행했단다.” 그 일은 아주 명확한 결과를 끌어낼 수 있는 것이었지만, 안타깝게도 마지막까지 그 가게에 있던 사람 중에 누가 하이먼 스웨이의 딸인지 알아내지는 못했다. “우리는 그때 그 가게에 있던 모든 사람을 조사했어. 단 한 사람을 빼고 말이야!” 배미희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이서의 몸에 떨어지자, 하이먼 스웨이도 그제야 배미희의 뜻을 이해한 듯했다.하이먼 스웨이는 흥분한 표정으로 이서를 바라보았지만, 함부로 과욕을 부릴 수는 없었다.“이서야...”이서도 감격에 겨워 하이먼 스웨이를 바라보았다.“설마... 그럴 리가...”배미희가 말했다.“완전 불가능한 일은 아니야. 그때 그렇게 많은 사람이 조사받았는데, 너랑 스웨이 여사만 DNA를 대조하지 않았잖니? 아니다, 이러고만 있을 게 아니라 지금 당장 의사를 불러서 DNA 검사를 하는 건 어떨까, 응?” 배미희의 말에 하이먼 스웨이와 이서는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물론 이서도 하이먼 스웨이가 친부모이길 바란 적이 있었고, 하이먼 스웨이도 이서가 딸이기를 바란 적이 있었다.하지만 지금은...두 사람 모두 반신반의했다.“제 생각에도 검사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두 사람의 DNA가 일치한다면 아주 기쁠 일이지만, 아니라고 해도 손해 볼 건 없잖아요?” 지환이 입을 열자, 이서는 고개를 들어 자신을 격려하는 듯한 지환의 눈빛을 마주했다.이서는 다시금 하이먼 스웨이를 바라보았는데, 하이먼 스웨이의 눈동자에는 조심스러운 기대감이 서려 있었다.“저는 괜찮은데, 작가님 생각은 어떠세요?”하이먼 스웨이가 억제할 수 없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그래, 좋고말고...”잠시 후, 연락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0화

    성지영이 곧장 입을 열려고 하자, 윤재하가 성지영을 제지하며 말했다.“절대 말하지 마. 저 X이 친부모가 누구인지 모르는 고통 속에서 평생을 살게 해주자고!” “당신은 윤이서가 정말 우리한테 가장 좋은 변호사를 고용해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두 사람이 걸려들지 않는 것을 보고도 이서는 조금도 화를 내지 않았으며, 되려 옅은 미소를 지었다. “아직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는 있는 모양이네요.” 성지영은 자신이 정말 속았다는 것에 분개하며 소리쳤다.“이 사기꾼아!” 하지만 성지영의 목소리가 메아리치기도 전에 윤재하와 성지영은 경찰들에게 끌려가고 말았다. 윤재하와 성지영이 경찰차 안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며, 이서는 꼭꼭 숨겨두었던 나약함이 터져 나오는 듯했다. ‘어쩌면 평생 친부모님을 찾을 수 없을지도 몰라.’‘하지만... 나는 절대 오늘의 일을 후회하진 않을 거야.’ 이서는 고개를 돌려 한쪽에 서 있는 지환과 소희를 바라보았다. ‘그래, 난 후회하지 않을 거야.’‘친부모님을 찾을 순 없지만, 저 친구들이 내 곁에 남은 것만으로도 만족하며 살 거니까.’“이만 돌아가자.” 이서의 목소리에는 형용할 수 없는 피곤함이 배어 있었다. 이서는 또 한 차례의 격전을 이겨내기 위해 푹 쉬어야만 했지만, 이서가 윤씨 가문의 혈육이 아니라는 가십이 온 세상을 들썩이기 시작했다.하지만 이서는 일부로 그 가십을 잠재우려 하지 않았고, 되려 상황이 더욱 악화되도록 방치했다.이내 그 소식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게 되었고, 많은 사람은 윤씨 가문이 하씨 가문의 도움을 받기 위해 그토록 파렴치한 짓을 저질렀다는 것에 매우 놀랐다.[어머, 그럼 윤이서 씨는 아무 잘못도 없이 윤씨 가문의 도구가 된 거예요? 너무 불쌍하네요.] [윤씨 가문 사람들, 정말 파렴치해요! 자기 딸은 자기 딸이지만, 다른 사람은 딸은 다른 사람의 딸인 거잖아요.][윤이서 씨가 친부모님을 찾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윤이서 씨의 친부모님이 이 사실을 알면 얼마나 가슴 아파하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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