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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5화

이서가 핸드폰을 더듬어 루나의 연락처를 찾았다.

이제 확실한 사실만이, 그녀가 뭘 믿어야 하는지 알려 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번 대화가 끝난 후로 루나는 더 이상 그녀에게 메세지를 보내지 않았다.

결혼 정보를 찾는 게 어렵지는 않다고 루나가 얘기했었다.

잠깐 생각을 마친 이서는 그녀에게 조사가 어떻게 되었는지 물었다.

바로 이때, 밖에서 다시 한 번 지환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여보?”

이서는 심장이 떨리며 하마터면 손에 들고 있던 핸드폰을 바닥에 떨어뜨릴 뻔했다.

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마음을 애써 진정시키려고 했다.

당혹함, 분노, 실망…… 이런 부정적인 감정은 일 처리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다.

‘반드시 침착해야 해.’

‘냉정해야만 받는 상처를 최소화할 수 있어.’

이를 깨닫는 건 쉽지만, 실제로 이행하기는 정말 너무 어려웠다. 심호흡을 여러 번 시도한 후에야 이서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

“네, 알았어요, 곧 내려 갈게요.”

방안에서 들려오는 응답소리를 듣고, 그제야 팽팽하게 긴장했던 지환의 몸이 드디어 약간 풀렸다.

“응, 그럼 먼저 내려가 있을게.”

말을 마친, 지환은 잠시 망설이다가, 곧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지난 밤, 이서는 뜬 눈으로 밤을 샜다. 지환도 마찬가지였다.

이서의 반응은, 도무지 무슨 뜻인지 종잡을 수 없었다.

그도 무턱대고 이서에게 다가갈 엄두도 나지 않았다.

이는 그의 일 처리 스타일이 아니었다.

지난날, 어떤 일에 부딪혀도, 그는 당황하지 않고 관련 조사를 다 마친 뒤에야 행동을 개시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런 단서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이서를 대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지금 상황이 완전히 그의 통제에서 벗어났다. 한 마디로 통제 불능이다.

조사가 명확해진 뒤, 이서와 접촉해야 한다고 이성은 거듭 말해주고 있지만, 그럼에도 지환은 참지 못하고 간밤 사이에 여러 차례 이서 방으로 달려가 방문을 두드리려고 했다.

다행히 낮이 밝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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