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76화

샌드위치를 한입 베어 문 이서는 고개를 숙였다. 우유 잔에 뭔가 있는 것처럼 뚫어지게 쳐다보며 그녀는 필사적으로 눈을 깜박거렸다. 그러고는 딱딱하게 한 마디 뱉었다.

“네.”

“정말 화 풀렸어?”

지환도 그제야 우유를 한 잔 마셨다.

이서는 또 샌드위치를 베어 물며 몰래 눈가의 눈물을 닦았다.

“회사 얘기하는 거죠?”

“그런데 이렇게 큰일을 왜 말하지 않았어요?”

지환은 우유 잔을 꽉 쥐었다. 몸속의 기혈이 필사적으로 솟구치고 있는 것 같았다. 그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서…….”

이서는 속눈썹을 깜빡였다. 물안개가 그 위에 걸려 있었다.

그녀는 삼키는 동작을 가속했다.

“사직하겠다고 했던 것도 가업을 물려받기 위한 거였나요?”

“…….”

그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거였다.

애초 퇴사 얘기를 꺼낸 의도는 아주 단순했다. 회사를 설립하면 이서의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코를 만지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랬다. 이전에 했던 거짓말을 들키지 않기 위해, 결국 계속해서 더 큰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상관없다.

이서를 다시 웃게 할 수만 있다면, 그는 기꺼이 할 것이다.

“아니, 내가 사직하고 싶었던 이유는, 자기에게 더 나은 삶을 가져다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어. 외국 회사에 대해서는…… 내가 H 국 사업을 집중적으로 하기 시작한 이후로 그쪽 일은 거의 신경 쓰지 않고 있었거든. 암튼 자기야, 미안해.”

지환은 이서에게 다가가 그녀의 옆에 몸을 웅크리고 앉아 이서를 올려다보았다.

“한 번만 봐줘, 응?”

이서의 시선은 불가피하게 지환의 진심 어린 시선과 부딪쳤다.

그녀의 몸이 움찔했다. 그녀는 하마터면 이성의 굴레에서 벗어나 무작정 지환을 용서할 뻔했다.

그 신비의 인물이 보낸 메시지 같은 건 개나 줘버리고!

그녀는 고개를 살짝 돌리고는 힘겹게 말했다.

“용서할게요. 다만…….”

그녀는 다시 천천히 고개를 돌려 지환의 깊은 눈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손톱이 손바닥을 깊이 찔렀다. 그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