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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3화

이서는 방안 가득한 선물을 보며 또다시 막막했다.

그녀 대신 선물을 안고 들어오는 임현태에게 물었다.

“현태 씨, 뭐 하나 물어봐도 돼요?”

“네, 말씀하세요, 아가씨.”

“하 회장님이 왜 제게 이렇게 많은 선물을 주셨을까요?”

임현태는 눈을 휘둥그레 뜨고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아마도 아가씨를 좋아해서 그런 거 아닐까요? 그…… 남녀 간의 사랑, 이런 것보다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좋아하는 그런…… 마음?”

눈썹을 살짝 찡그린 이서는 또 뭔 말을 하려던 참이었는데 문밖에 차 한 대가 들어오는 걸 봤다.

지환의 차였다.

이서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

다음 순간, 훤칠한 그림자가 차 안에서 내렸다.

“남편분이 돌아오셨네요?”

임현태의 말투가 유쾌한 듯했다.

하지만 이서가 제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그제야 그는 두 사람 사이에, 뭔가 이상한 기운을 깨달았다.

‘설마…… 싸웠나?’

여기까지 생각한 그는 곧 얘기했다.

“아가씨, 저 먼저 가보겠습니다.”

이서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차 쪽으로 가던 임현태는 마침 별장으로 들어오던 지환과 마주쳤다.

지환은 임현태를 보지도 않고, 곧장 이서한테로 걸어갔다.

“여보야!”

익숙한 목소리를 듣자, 이서는 표정이 굳었다. 그녀는 곧 몸을 돌려 집안으로 걸어갔다.

지환도 바삐 뒤따라갔다.

창문을 사이에 두고 이 장면을 본 임현태는 고개를 저었다.

‘사랑의 마법은 정말 대단하구나.’

옛날 같았으면 회장님이 누군가에게 고개를 숙이는 모습은 꿈에도 생각 못 했을 텐데, 그런데…….

지환이 이서를 따라 거실로 들어갔다.

이서는 소파에 앉아서 굳은 얼굴로 말했다.

“말씀하세요.”

신분 노출이 아니라는 것을 안 지환은 심적으로 한결 가벼워졌다. 그는 주방에 가서 이서에게 줄 물을 한 잔 따랐다.

“여보, 먼저 물 한 잔 마시고…….”

물컵을 본 이서는 고개를 살짝 돌렸다. 그러고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돌아와서 얘기하자고 했잖아요, 지금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는 기회를 줄게요.”

“먼저 물 먼저 한 잔 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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