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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7화

잠시 뒤, 그는 1 층 베란다로 나가서 전화를 받았다.

[내 동생 지환아, 드디어 전화를 받는구나.]

전화기 너머에서 귀신이 곡하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아직도 여자 치맛폭에 푹 빠져 있나?]

눈살을 찌푸린 지환의 입꼬리에 조롱 섞인 비웃음이 더해졌다.

“기억력이 안 좋은 건가? 내가 분명히 말했을 텐데, 우린 아무 혈연관계도 없다고…….”

[하하, 그렇지, 혈연관계가 없는 건 맞지만, 나도 아버지 아들인 것 또한 사실이거든. M 국 정부가 인정한 거라고.]

지환이 눈을 가늘게 떴다.

“뭔 일이야? 할 말 있으면 빨리 해. 나 시간 없거든. 너도 시간이 없는 건 마찬가지일 텐데!”

[아우, 내 동생, 역시 날 잘 안다니까. 그래, 동생이 H 국에서 대대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때, 내가 네 북미 시장 점유율을 야금야금 잡아먹고 있었거든. 네가 모르는 거 같아서 알려주려고 전화했지. 곧 북미 쪽에서 연락이 오겠네. 행운을 빌게, 사랑하는 좋은 동생.]

말을 마치고, 양쪽은 모두 전화를 끊었다.

지환의 안색이 삽시간에 가라앉았다.

아니라 다를까, 바로 전화가 울렸다.

이천이었다.

[회장님, 큰일 났습니다. 우리가 M 국 정부와 체결한 대량의 주문이 다른 쪽으로 넘어갔습니다. 기술부에서도 아직 누구 소행인지는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이천은 급한 마음에 식은 땀이 줄줄 흘렀다.

[본사 쪽에서 지금 바로 귀국하실 건지 물어봐 달라고 합니다.]

지환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어 2 층을 바라보았다.

“내가 없으면 처리 안 돼는 거야?”

이천은 땀을 훔쳤다.

[힘들 것 같습니다. 이렇게 큰 계약이 다른 쪽으로 넘어가다 보니 지금 사람들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회장님, 제가 보기에 들어가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멍청한 것들!”

지환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리고 잠시 뒤 말했다.

“상언에게 전화해서, 내가 M 국에 돌아가야 하니, 빨리 H 국에 들어오라고 해.”

[네.]

전화를 끊고 2층으로 올라간 지환은 노크하려다가, 이서가 전에 했던 말이 떠올라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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