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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5화

그러나 지금은 냉정을 되찾았다. 이서정도 함께 있다는 생각에 일을 크게 벌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고, 언어적 공격 모드를 취했다.

이서정은 왠지 이서가 눈에 익은 것만 같았다. 그녀는 곧 이하영에게 물었다.

“사모님, 이 여자 누구예요?”

“서정 씨, 아직 모르는구나.”

이하영이 이서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말했다.

“윤이서라고, 하씨 그룹 후계자인 하은철에게 시집가서 사모님 소리 들으며 떵떵거리며 살 수 있었는데, 괜히 고고한 척 건방 떨며, 평범한 직장인에게 시집가서 개고생하며 사는 여자…….”

눈앞의 사람이 윤이서라는 얘기에 다들 안색이 변했다.

며칠 전에 있었던 사건들이 아직도 눈에 선했다.

이서 본인조차도 직접 나서서 소지엽과는 아무런 사이가 아니며, 남편이 일반인이라고 해명했던 게 기억났다.

그 얘기인즉 이 샵의 드레스를 구매할 능력이 안 된다는 것이다.

지금의 이서정은 예전과는 달랐다. 예전 같았으면 이서한테도 잘 보이려고 아부했을 텐데 지금은…….

“아, 그 여자였구나.”

이서정은 무시하는 듯 눈동자를 굴리며 말했다.

“세상 고고한 척은 혼자 다 하고 있네요.”

“여보세요, 당신들 정도껏 해!”

참다 못한 임하나가 나서서 한 소리 했다.

“그까짓 거 웨딩드레스, 내가 사줄게, 이서야 맘에 드는 걸로 골라!”

몇 백만 원 정도는 그녀도 살 수 있다.

안 되면 할부하면 되니까.

이서는 임하나가 그녀의 체면을 살리기 위해 나선 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서는 굳이 그럴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삶은 자신이 살아가는 거지, 남의 시선에 의해 바뀌는 게 아니다.

한순간의 화풀이를 위해 몇 백만 원을 주고, 한 번 입는 웨딩드레스를 사는 건 너무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 가자!”

“왜? 살 능력이 안 되니까 이제 꼬리 빼는 거야?”

이하영은 냉소하며 비꼬았다.

“자기 분수나 알고 오지, 여기가 어디라고, 거지 년이…….”

이서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이하영을 바라보았다.

“난 왜 민씨 가문이 지금까지 다른 3대 가문과 어울리지 못하는 지 궁금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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