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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1화

한눈에 자기 속셈이 들통났음에도 이상언은 얼굴을 붉히기는커녕 하하 웃었다.

“우리 사이에 니 것 내 것 어딨어? 안 그래, 친구야?”

그는 운전대를 돌리면서 진지하게 몇 마디 더 했다.

“정말이지, 이서 씨가 널 생각해서 돈을 절약하는 걸 보니, 기분이 좀 그렇더라…….”

지환은 손가락을 관자놀이에 대고 말했다.

[알았어.]

안다는 것은 곧 해결하겠다는 걸 의미한다.

이상언도 더는 이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전화를 끊고, 지환은 다시 회의실로 돌아와 그를 오매불망 기다리는 민호일을 바라보며 담담한 어조를 보였다.

“오늘은 먼저 돌아가세요.”

민호일의 얼굴에 미소가 굳어졌다.

“하지만 회장님, 오늘 보고드릴 게 있어서…….”

지환은 그를 흘겨보았다.

민호일은 말을 하지 못하고 순순히 사무실을 나갔다.

민호일이 떠난 후 지환은 이천을 불렀다.

“이서정에게 배역 몇 개 더 넣어줘.”

이천은 다소 난처했지만 대답했다.

“예!”

“잠깐!”

지환의 눈빛이 차가웠다.

“주인공이 아니라 조연급으로……. 수중 신이나 격투 신이 있는 역할로……. 고된 배역일수록 좋아.”

이천은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네?”

몇 초를 기다렸는데도 반응이 없자, 이천은 바로 일처리 하러 나갔다.

민호일은 지환의 사무실에서 나온 뒤 곧바로 집으로 갔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가정부가 내온 물컵을 바닥에 던져 버렸다.

“오만방자한 것! 시건방져! 돈만 아니면, 애송이 같은 널 상대하지도 않았어?”

이하영도 뒤따라 집에 들어왔다.

남편에게 오늘 당한 일을 하소연하려던 그녀는 민호일의 화난 목소리를 듣고 즉시 물었다.

“여보, 대체 어떤 놈이 감히 우리 심기를 건드렸어요?!”

“누구겠어?!”

민호일은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하 회장이란 그 놈 말이야, 자기가 돈 좀 잘 번다고 완전 잘난 척하더라고…….프로젝트 기획안 다 짜 놓고 이제 사인만 하면 되는데, 글쎄 전화를 받고 나오더니 갑자기 나보고 가라네? 이런 경우가 어딨어?”

이하영은 민호일 입에서 또 하씨 집안 사람이 언급되자, 방금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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