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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화

이서는 지환을 진지하게 바라보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그의 팔을 껴안았다. 그리고 그의 눈을 바라보고 말했다.

“지환 씨, 회사 그만 두는 거…… 나를 위한 결정인가요? 아니면 자신을 위한 선택인가요?”

지환은 입술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

“왜 그렇게 물어봐?”

“나 때문이라면, 이렇게 충동적인 결정을 안 했으면 좋겠어요. 만약 자신을 위해서라면, 당신이 어떤 선택을 하든, 난 무조건 당신 편이에요.”

지환의 눈동자가 흐려졌다.

이 순간, 그는 비로소 깨달았다. 그에게 아주 간단한 일이, 이서에게는 그녀의 인생을 좌우지하는 도박이라는 것을.

그는 머리를 이서의 어깨에 가볍게 얹었다. 순간 애틋한 감정이 미친듯이 그의 온 가슴에 만연되어 심장 가득 메웠다.

“망한대도?”

“괜찮아요.”

이서는 미소를 지으며 지환을 보았다.

“그리고 난 당신 믿어요. 그렇게 어마 무시한 인물들과도 인맥 잘 다지고 있는 거 보면, 자기 반드시 잘 해낼 수 있을 거예요!”

지환은 이서의 눈동자 속에 비친 절대적인 믿음을 보며, 한동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결국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키스했다.

“자기 실망시키지 않을 거야.”

이서는 웃으며 일어섰다.

“식사해요.”

지환은 이서에게 젓가락을 건네고, 마음속의 파도가 용솟음치는 것을 가라앉히고 나서야 입을 열어 이서에게 물었다.

“윤씨 그룹 일은 어떻게 되가?”

“내일 회사에 다녀올 예정이에요.”

“서우 쪽은?”

“사직서는 이미 제출했는데, 사장님의 최종 결제가 떨어지지는 않았어요. 요즘 윤씨 그룹 일로 바빠서 회사에 제대로 출근도 못했거든요.”

이서는 갑자기 다소 미안한 기색을 하며 말했다.

“회사가 나한테 엄청 잘해줬는데, 이렇게 떠나려니 좀 미안하네요…… 사장님한테.”

“사람은 누구나 성취욕이 있어. 더 큰 발전을 위해 가는 건데, 미안하고, 안 하고가 어딨어?”

이서가 ‘응’ 하고 답했다.

“윤씨 그룹 CEO가 되고 나서는 어떻게 할 생각이야?”

이서는 잠깐 멍했다가 곧 빙그레 웃었다.

“내가 꼭 CEO가 될 거처럼 얘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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