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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7화

이튿날, 술에서 깬 이서가 침대 옆에 엎드려 잠든 지환을 보더니 안색을 굳혔다.

‘어젯밤에 술에 취한 나를... 하 선생님이 데려오신 거야?’

‘뭐야, 그럼 취한 척하신 거였어?’

‘마지막 순간에 가면을 벗기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야!’

이서가 겁에 질린 표정으로 지환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아직도 여기에 있는 걸 보면... 화가 나지 않으신 건가?’

한참 동안 안절부절못하던 이서가 매우 후회하기 시작했다.

‘내가 미쳤지... 하 선생님의 가면을 벗기려고 하다니!’

‘화를 내지는 않더라도, 앞으로 나를 경계하실 게 분명해.’

이서가 스스로를 나무라고 있을 때, 지환이 천천히 눈을 떴다. 그는 눈을 뜨자마자 후회막심한 표정의 이서를 마주해야만 했다.

그녀의 자그마한 얼굴은 생기가 넘쳤는데, 햇빛처럼 아름답고 눈부셔서 시선을 떼려야 뗄 수 없었다.

이서의 눈동자가 움직이는 순간, 지환과 눈이 마주쳤다.

멍해진 그녀가 어안이 벙벙하다는 듯 지환을 바라보았다.

모든 생각을 꿰뚫어 볼 수 있었던 지환이 웃으며 말했다.

“어제는 용기 내서 날 취하게 했으면서, 왜 오늘은 고양이를 본 쥐 같은 표정을 하고 있는 거야?”

이서가 바삐 말했다.

“가면 아래의 진짜 얼굴은 궁금해하지 않기로 약속했었는데... 어제는 제가 잘못했어요.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할게요, 제발 믿어주세요.”

불안감을 느낀 이서가 지환의 손을 잡았다.

‘곧 내 눈앞에서 사라지실 것만 같아.’

“정말이에요, 다시는 그런 바보 같은 짓을 하지 않을 거예요. 하 선생님, 화내지 마세요... 네?”

지환이 살포시 이서의 손을 마주 잡았는데, 그의 목소리는 어린아이를 달래는 것처럼 부드럽고 다정했다.

“이서야, 나는 화나지 않았어.”

“그리고 사실... 어제 네 기분이 좋지 않았다는 것도 알고 있었어.”

“하지만 내 얼굴을 못 보게 한 이유는 내 얼굴을 마주한 네가 안 좋은 기억을 떠올릴까 봐 걱정돼서 그랬던 거야.”

“사실 나의 두려움 때문이었던 거지.”

이 말을 들은 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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