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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6화

전에 지환에게 했던 말을 떠올린 이서가 다시 한번 힘을 주려던 손을 망설였다.

“제 곁에만 있어 주신다면, 절대 선생님의 가면을 벗기지 않을 거예요.”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려는 거지?’

‘단지 마음속의 의문을 풀기 위해 이런 짓을 한다고?’

손을 천천히 움츠린 이서가 꽤 억울하다는 듯 지환의 턱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분풀이 삼아 그의 턱을 세게 물었으나, 그것은 결국 키스로 이어지고 말았다.

‘아쉬워... 너무.’

술에 취한 척하던 지환은 그제야 자신의 선택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사실, 그는 이서가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진작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의 호흡에 맞춰 술에 취한 척하며, 이 위기를 어떻게 넘길지 고민하고 있던 것이었다.

하지만 이서는 마지막 순간에 포기했고, 지환이 피하려던 위기는... 사랑이라는 이름의 또 다른 위기로 변했다.

이서는 중독되기라도 한 듯 지환의 아래턱을 계속해서 문질렀다. 그녀는 서서히 턱 아래로 손길을 뻗었지만, 지환의 얼굴에 솟아오른 터질 듯한 핏줄을 알아차리지는 못했다.

사실, 그녀는 아무리 신경 쓰려고 해도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었는데, 지환이 가면을 쓰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당장이라도 눈을 뜨고 빠져나가려는 충동을 억누르며 몸을 뒤척였고, 이 움직임은 마침내 겁 없는 이서를 놀라게 할 수 있었다.

이서가 고개를 들어 지환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그가 여전히 눈을 감고 있는 것을 확인한 이서가 자신도 모르게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술에 취한 모습은 이런가 보네요... 잠들었을 때랑 똑같네요.”

지환은 밀려오는 후회를 느끼기 시작했다.

몸을 돌린 그는 잠시 숨을 돌릴 기회를 얻었으나, 이서가 온몸을 지환에게 기대어 밀착했기 때문이었다.

이서의 숨결에 완전히 메어버린 지환은 밀폐된 공간에 갇힌 것처럼 빠져나갈 길을 잃고야 말았다.

이러한 고문은 그를 사나운 늑대로 만들어 매섭게 물어버리고 싶다고 생각하게 했다.

꿈틀거리는 충동을 간신히 억누른 지환이 머리를 긁적이며 일어나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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