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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인과응보

작가: 노끼
‘무슨 상황이지?’

성연이 정신을 바짝 차리며 미간을 찌푸렸다.

제일 먼저 몸이 반응하며 얼른 룸 반대편으로 피한 성연은 어둠을 빌려 몸을 숨겼다.

성연은 룸에 바짝 몸을 붙여 귀를 갖다 대었다. 안쪽의 상황은 매우 혼란스러운지, ‘쿵, 쾅’대는 소리가 함께 울려 나왔다.

‘안에 있는 사람들이 분명 싸우는 소리일 거야. 그렇지 않으면 저렇게 큰 소리를 내지 테니까.’

그녀는 사태를 관망하면서 섣불리 안으로 뛰어들지 않았다.

한참 지난 후, 인영 하나가 룸 안에서 뛰쳐나왔다.

눈을 가늘게 좁힌 성연이 집중해서 똑똑히 보니 뛰쳐나온 것은 혈귀였다.

혈귀의 상처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룸에서 복도까지 핏자국이 이어졌다. 룸에서 뛰쳐나온 그는 손을 가슴에 댄 채 비틀거리며 복도를 뛰어갔다.

복도를 빠져나온 그는 주위를 경계하며 둘러보았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보이지 않는 것을 확인한 후 다친 몸을 이끌고 클럽의 뒷문으로 달아났다.

클럽의 뒤쪽은 빈민가로, 너무 지저분해서 보통 사람이 다니지 않는 곳이다.

오기 전, 이미 클럽과 주변의 지도를 살폈던 성연은 뛰어난 기억력 덕분에 한 번 본 것은 모두 기억해냈다.

혈귀와는 반대 방향으로 길을 돌아간 성연이 혈귀가 지나갈 길목에서 기다렸다.

클럽에서 점점 멀어지며 드디어 자신이 위기를 넘었다고 생각하는 혈귀였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전, 바로 앞에 선 인영이 눈에 들어왔다.

빛을 등지고 선 탓에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한 혈귀는 겨우 붉은 롱 스커트만 눈에 들어올 뿐이었다. 어둠 속에서도 아름다운 몸매와 곧게 뻗은 긴 다리가 어렴풋이 드러났다.

몸매에서 엄청난 미녀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러나 혈귀에게는 미녀와 노닥거릴 마음이라고는 조금도 없었다.

그는 여전히 알아차리지 못했다. 눈앞의 사람이 바로 조직 내에서 듣기만해도 간담이 서늘해지는 마녀라는 걸 말이다.

성연의 신분은 아주 특수했다. 그녀에 관한 자료는 모두 극비로 취급되었으며, 일반인은 볼 수 없었다.

혈귀조차도 성연과 통화만 한 적 있을 뿐이었다.

혈귀는 단순히 앞에 선 사람을 평범한 여자로 생각했다.

가슴에서 번지는 통증으로 가볍게 기침을 한 혈귀는 차가운 음성으로 눈앞의 인영을 향해 말했다.

“얼른 꺼져, 길 막지 말고!”

어깨 위에 늘어진 머리카락 한 가닥을 손가락에 감은 성연은 무심한 듯이 손을 놀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게 오랫동안 도망 다녔으니, 이제는 얌전히 잡혀 줘야지?”

익숙한 듯한 억양에 혈귀의 동공이 수축했다. 혈색이 모두 사라진 얼굴로 성연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너, 넌…….”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혈귀는 뒷걸음질을 쳤다. 성연과의 거리가 좀 멀어진 것을 살핀 혈귀는 즉시 몸을 돌려 달아났다.

깊게 한숨을 내쉰 성연이 손가락을 모으자 손끝에 하나로 연결된 두 개의 수정구가 나타났다.

원구를 살짝 누르자 적홍색의 긴 채찍이 매서운 기세로 날아가 한 점 오차 없이 혈귀의 목을 감았다.

성연이 살짝 잡아당기자 혈귀가 ‘철퍼덕’하고 땅바닥에 고꾸라졌다.

‘컥’하는 소리와 함께 혈귀의 입에서 선혈이 뿜어져 나왔다.

천천히 다가간 성연이 위에서 혈귀를 내려다보았다. 아무런 변화가 없는 그녀의 표정은 마치 무생물을 보는 듯했다.

바로 이때, 성연의 옆에 흑의 차림 몇 명이 소리 없이 나타났다.

앞으로 다가선 흑의인이 혈귀를 바닥에서 들어올렸다.

성연이 차가운 어조로 다시 입을 열었다.

“배신자의 말로는 네가 아는 그대로야. 고도에서 살아나온다면 널 완전히 풀어주지.”

온 힘을 다해 기어간 혈귀가 성연의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다.

“문주, 제가 잘못했습니다. 진짜 제 잘못을 잘 압니다. 고도에만 보내지 않으신다면 뭐든지 다 하겠습니다.”

고도는 인간지옥이었다. 고도에는 육식의 야수들이 판을 쳤고, 이루 셀 수 없는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었다. 일단 들어가면 살아나오는 것은 아예 불가능했다.

성연은 혈귀를 흘깃 쳐다본 후에 휘휘 손을 저었다. 성연의 뜻을 알아차린 흑의인이 즉시 혈귀를 끌고 사라졌다.

용서를 구하는 혈귀의 외침이 어두운 골목 전체에 울려 퍼졌으나, 성연의 서늘한 표정은 변함이 없었다.

심은 대로 거두는 법, 이 모든 것이 혈귀가 지은 죄에 따른 인과응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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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95화 역시 선배답네요

    예민주가 차에서 내리자 성연은 바로 멍해졌다.예민주는 세련되고 예쁜 퍼프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아름다운 얼굴에 오똑 솟은 코, 역동적인 두 눈은 서양 인형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게다가 선명한 붉은 입술에 일부러 양갈래로 땋아서 예쁜 느낌을 주는 머리카락.‘이런 모습은 흡사 동화 속의 공주와도 같은 모습이야.’‘나보다 두세 살 어려 보이지만 앳된 느낌은 없어. 옅은 파란색 눈동자는 오히려 차분한 느낌이 가득해.’성연은 깜짝 놀랐다. 여러 면에서 예민주가 스승의 딸이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였다. 스승님과 닮은 부분을 어렴풋이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다만, 그 푸른 눈동자에 성연은 좀 놀랐다.‘예민주가 뜻밖에 혼혈이야?’“언니, 드디어 언니를 만났네요! 정말 보고 싶었어요.”예민주는 곧장 성연의 앞으로 걸어갔다. ‘미소를 지을 때 살짝 올라가는 입꼬리는 스승님과 정말 닮았어.’“이제 당신이 내 사매라는 걸 인정할 수 있겠네요. 사매가 아니더라도 당신은 스승님의 딸이잖아요. 예민주 씨!”성연은 미소를 지으면서 예의를 갖춰 화답했다.그리고 위아래로 예민주를 자세히 훑어보기 시작했다.그러자 마음속에 갑자기 뭔지 모를 느낌이 더 생겼다.이 막내 사매는 겉으로는 귀엽고 단순한 느낌이 드는 것처럼 보였다.그러나 성연은 왠지 이상한 소외감을 느꼈다.마치 더없이 존귀한 존재인 예민주가 구름 위에 서서 누군가를 내려다보는 듯한 느낌이었다.“그래요, 그때 우리 아버지가 결국 제게도 의술을 좀 물려주셨어요. 그래서 저는 분명히 언니의 막내 사매라고 할 수 있어요. 저도 이 호칭을 좋아하니까, 더 이상 저한테 말을 높이지 마시고 그냥 사매라고 저를 부르세요!”웃으면서 손을 뻗은 예민주가 성연의 어깨에 손을 올리려고 했다.그러나 순간 바로 뒤로 물러난 성연은 경계하는 눈빛으로 예민주를 주시하며 냉담하게 말했다.“뭘 하려는 거야?”“역시 선배답네요. 제 은침은 손가락 사이에 숨겨져 있어서 보통 사람들은 육안으로 볼 수 없어요. 그래도 언니는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94화 의학 서적

    그날 이후 예중천은 정식으로 성연을 제자로 받았다.정식으로 스승님을 모시는 예를 갖춰서 스승님에게 차를 대접하고 절을 했다. 예중천도 마찬가지로 성연에게 봉투를 하나 줬다.봉투 안에는 80만 원이나 들어 있었다. 이 돈으로 성연은 일상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추가로 구입했고 자신의 옷과 신발도 샀다. 그리고 예중천에게 자주 고기를 대접하기도 했다.예중천은 성연의 집을 보수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성연은 방에서 지내고 예중천은 물건이 쌓인 창고에서 아무렇게나 지냈다.수많은 시간 동안 성연은 모든 약초의 이름과 조제 배합 방법을 외우고, 약을 달이고 침을 놓는 방법을 끊임없이 학습했다.그 시간은 아주 단순한 즐거움이었다. 성연은 이런 걸 배워서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는지 몰랐지만, 스승은 줄곧 성연에게 이 기술들이 실전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그 뒤로 마을 사람들은 일단 대수롭지 않은 병이 생기면 점점 성연에게 진료를 의뢰하기 시작했다. 계속 연습하면서 성연의 의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심지어 지방의 언론 매체들을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그때는 이른바 소녀 신의를 방문해서 취재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성연은 매일 이리저리 숨어 다니면서 이에 응하지 않았다.결국 이장을 찾아간 성연은 앞으로 외지인이 마을에 들어오게 한다면, 마을 사람들의 병은 전혀 상관하지 않겠다고 위협했다.마을 사람들도 머리가 잘 돌아갔다. 이런 공짜 의사가 정말로 가 버리면 큰일이라고 생각해서, 외부인이 함부로 마을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았다.그날이 될 때까지.스승님은 성연에게 이미 오랫동안 숨어 있었다고 말했다. 스승님 자신은 평생 절대 놓칠 수 없는 원수와 줄곧 맞서야 한다고!그때 성연은 그 말의 의미를 몰랐다. 다만 스승님이 떠난다는 사실에 슬퍼하면서 목이 쉬도록 울었다.사부님은 마지막으로 의학 서적들을 모두 성연에게 건네주면서 당부했다.“잘 배워두도록 해라. 이 책들은 네가 보관하거라. 앞으로 우리가 다시 만날 기회가 있다면, 그때 다시 내게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93화 이건 너무 많아요

    밤새 성연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잠을 이루지 못했고, 머릿속에서 어릴 때의 기억들을 떠올렸다.예전에 성연이 스승을 만났던 그날, 천둥과 번개가 치면서 비가 억수처럼 퍼부어서 마을 사람들은 외출도 하지 못했다. 빗속에서 한 사람이 비틀거리면서 걸어오고 있었다. 손에 든 지팡이가 없었더라면 이미 쓰러졌을 것이다.어린 성연은 모습을 보고 나쁜 사람이 온 줄 알고는 깜짝 놀랐다.그러나 그 사람이 마침내 진창길에 쓰러지자, 용기를 낸 성연은 우비를 입고 뛰어갔다.처음에는 정말 두려워서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스승님의 얼굴 반쪽에는 이미 진흙이 가득 묻은 채 진창 속에 잠겨 있었다. 얼굴은 온통 진흙투성이인 데다가 남루한 옷차림이어서 거지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다.몇 번이나 소리쳐 깨우면서 설마 죽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다.이렇게 생각하자 두려워진 성연은 재빨리 마을 이장님 댁으로 달려갔다.비록 아직 세상 물정은 몰랐지만, 마을 사람들이 이장님이 마을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이라고 말하는 걸 알고 있었다. 성연은 온몸이 흠뻑 젖었지만 결국 이장님을 불러낼 수 있었다.‘이장님은 아마도 스승의 생김새가 희고 멀끔해 보이자, 시골 사람이 아니라 돈이 있는 도시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보수를 좀 챙기고 싶었던 것 같아. 그래서 이장님이 자기 친척을 불러서 결국 스승님을 구할 수 있었지.’‘뜨거운 죽 한 그릇과 작은 장작불이 결국 스승님을 다시 살려낸 거야.’얼굴의 진흙도 떼지 못한 스승은 성연과 눈빛이 부딪치자 미소를 지었다.“네가 날 구했지, 그렇지?” 예중천이 물었다.어색해진 성연은 이장만 보면서 그렇다고 대답을 하지 못했다.하지만 이장이 바로 사실을 얘기했다.“이 아이가 당신을 발견한 뒤에 나를 불렀어요.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온 겁니다. 당신은 도시 사람 같은데 어떻게 이런 시골 마을까지 오게 된 겁니까?”고개를 끄덕이면서 예중천은 손을 뻗어 너덜너덜한 옷 속을 뒤적거렸다. 그리고 다 낡아서 헤진 지폐 몇 장을 꺼냈다.만 원짜리가 모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92화 예민주

    [그럼 언제 돌아와? 위험이 있으면 반드시 말해야 해!] 무진도 결국 성연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한 이틀 정도만 있다가 곧 갈 거예요. 그때 그래함 사형하고 채연 언니와 함께 돌아갈 거니까 돌아가서 만나요! 무진 씨는 내 걱정 말고 급한 일부터 잘 처리해요. 나도 자신을 잘 보호할 수 있으니까 나를 믿어요!”성연은 진심을 담아서 말했다.[알았어! 그럼 기다릴게. 앞으로 이틀 동안은 확실히 당신을 케어할 시간이 없을 것 같아. 정말 미안해!]이렇게 부드러운 무진의 목소리에 성연은 더욱 확고하게 결심했다. ‘반드시 무진씨를 도와서 WS그룹에 닥친 이 큰 문제를 해결해야 해.’전화를 끊은 성연은 재빨리 유채연에게 전화를 걸어서 사건의 대략적인 경과를 말했다. 막내 사매에 대한 얘기와 자신이 지금 프로방스에 있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 어쨌든 자신의 말대로 유채연이 연극을 해서 일단 무진을 속이도록 부탁했다.[성연아, 너 정말 괜찮은 거 맞지? 무슨 중요한 일이 있으면 꼭 우리에게 말해! 무진 씨가 너 괴롭혔어?]” 성연이 걱정이 된 유채연이 물었다.그러자 성연은 웃을 수도 울 수도 없었다. 무진에게 거짓말하는 것만 해도 머리가 아팠는데, 지금은 또 인내심을 가지고 유채연에게 설명해야 했다.다행히 그래함이 전화를 받아서 성연에게 잘 협조하겠다고 했다.성연의 지시대로 그래함은 곧바로 무진에게 전화를 걸어서, 유채연과 함께 강주시에 있는데 성연을 초대해서 함께 관광을 하고 있다고 둘러댔다. 그러자 무진도 더 이상 의심하지 않게 되었다.“성연아, 무슨 일이든 곤란한 일이 생기면 언제든지 말해!”그래함의 마지막 말이 성연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었다.모든 게 해결되자, 성연은 마침내 긴장을 풀고 샤워를 할 수 있었다.수잔이 또 과일과 차를 가져오면서 겸사겸사 자신의 보스 뜻을 전했다.“제 보스의 이름은 예민주입니다! 송성연 씨의 사매가 맞습니다. 보스의 부친이 예중천 씨이기 때문입니다.”성연은 순간 멍해졌다.‘예중천은 바로 스승님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91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성연이 깨어났을 때는 비행기가 이미 안전하게 착륙했고 날도 이미 어두워진 뒤였다.성연을 데리고 비행기에서 내린 수잔은 바로 링컨 리무진에 올랐다. 차창 양쪽에 커튼이 쳐져 있어서 프라이버시를 잘 보호할 수 있었다.물론 이는 상대방이 고의로 설치한 것으로, 앞으로 가는 길을 상대방이 알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성연은 링컨 리무진은 타본 적이 없었다. 아주 편안하고 어떤 흔들림도 느끼지 못했다.차에서 내릴 때는 이미 이름 모를 고성에 도착해 있었다.‘유럽인들은 뼛속까지 이런 건축물을 정말 좋아하지.’ 물론 여기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그런 황폐한 고성이 아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은은한 라벤더 향이 풍겨왔다.밤이지만 라벤더 꽃과 신선한 풀내음이 나는 아름다운 주변 풍경도 어렴풋이 볼 수 있었다. 수잔이 성연에게 말했다.“오늘 급하게 오셨는데 아가씨는 내일 도착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이곳에서 하룻밤을 묵으시기 바랍니다. 필요한 걸 제게 말씀하시면 바로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아 참, 송성연 씨가 잘 적응할 수 있게 오늘 저녁은 국내에서 초청한 요리사가 준비하도록 했습니다. 아마 입맛에 맞으실 겁니다!”성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왜 나를 시간에 맞춰서 오게 했는지 모르겠네. 오히려 자기가 시간을 안 지키면서.’그러나 다 왔다고 생각하자 성연도 그다지 위화감을 느끼지는 않았다. 캐슬 안에 들어가자 그 안의 인테리어는 오히려 아주 현대적이어서 국내의 상류층 저택과 흡사했다.“수잔 씨, 좀 물어볼게요. 당신의 보스는 도대체 어떤 분인가요? 나이가 어떻게 되는지, 이 정도는 말할 수 있겠죠?” 성연이 시험삼아 물었다.“네, 말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내일이면 만나실 테니까요. 저의 보스는 사실 당신과 같은 나라의 사람이고, 제 생각에 나이는 당신보다 서너 살 적을 겁니다!”수잔은 대답하면서 하인들을 지휘했다.캐슬 안에는 모두 십여 명의 하인이 있지만 경호원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성연은 세심하게 살피면서 주방의 긴 식탁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90화 기대감

    공항의 국제선 대합실.메시지에서 시킨 대로 신분증을 제시한 성연은 프로방스로 가는 항공권을 받았다.그곳은 라벤더로 유명한 곳이다.낭만적인 F국에서도 가장 낭만적인 곳.비행기 티켓은 일등석이었다!고개를 들어 스크린에 표시된 시간을 보니 3시 정각에 이륙한다고 되어 있었다.‘7분밖에 남지 않았어. 만약 내가 조금만 망설였다면 비행기를 놓쳤을 거야.’‘상대방은 상대를 지배하려는 욕심이 가득한 게 분명해. 완화될 여지는 전혀 주지 않겠지.’‘그래도 왔으니 안심이야.’성연은 머릿속으로 이 막내 사매의 신분을 추측해 보았다. ‘정말로 사부님이 마지막 제자로 받았다면 막내 사매는 또 왜 강씨 가문에 손을 댔을까?’‘핵심은 일곱 명의 임원을 동시에 신비롭게 실종되게 만들 수 있다는 거야. 이건 그 여자가 이미 일찍부터 국내에 일정한 세력을 갖고 있다는 걸 말해주고 있어.’‘모든 수수께끼는 이 비행기가 착륙한 뒤에 수면 위로 드러나겠지.’성연은 한껏 기대감에 부풀어서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륙이 임박했을 때, 갑자기 단아하고 귀티가 나게 치장한 여자가 성연에게 다가와서 말했다.“당신이 바로 송성연 씨죠? 안녕하세요, 저는 전화를 드렸던 아가씨의 비서인 수잔입니다. 송성연 씨를 접대하러 왔습니다!”상대방의 용모를 보고 성연은 바로 정말 아름답고 우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자신보다 몇 살 더 많은 게 분명했지만 친밀한 느낌이 드는 모습이었다.‘이 여자는 혼혈인 모양이네. 이목구비가 북유럽 사람들처럼 아주 뚜렷하게 구별돼.’‘그러나 검은 눈에 검은 머리는 동양인의 특징에 완전히 부합돼.’“안녕하세요, 수잔 씨!” 성연은 정중하게 인사했다.“저를 따라오세요. 저를 보면 아시겠지만 저는 혼혈아입니다. 제 혈통의 절반은 A국인이니 저를 믿으세요. 송성연 씨에게는 어떤 악의도 없습니다.” 미소 짓는 수잔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워 보였다.‘단지 비서일 뿐인데 이런 기질과 용모를 갖추고 있다니.’성연은 그 막내 사매가 도대체 얼마나 예쁠지 자기도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89화 내가 잘 처리할게

    거대한 사건이 터지면서 연운그룹은 하루아침에 결국 그룹 전체가 붕괴되었다.성연은 자신의 남편이 얼마나 영향력이 강한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어제만 해도 WS그룹 임원 7명이 실종되면서 흉흉한 분위기였는데, 오늘은 뜻밖에도 연운그룹이 6시간 만에 이렇게 몰락한 것이다.성연은 호박죽 한 그릇을 들고 서재 문을 두드렸다. 무진은 여전히 컴퓨터에서 일곱 명의 임원이 마지막으로 취급했던 프로젝트들을 찾아보고 있었다.이 항목들 중에서 임원들이 일제히 실종된 약간의 실마리라도 찾아내려는 것이다.연운그룹의 일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마치 모든 결말이 이미 자신의 예상 속에 있는 듯했다.성연을 본 무진이 미소를 지으면서 얼굴을 들었다.“당신이 직접 만든 호박죽이야? 할머니와 고모에게도 갖다 드렸어?”“그럼요. 할머니는 지금 낮잠을 주무시고 계셔서 나중에 드실 거예요. 고모님이 내 솜씨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칭찬하셨어요. 빨리 먹어봐요. 나중에 어쩌면 내가 죽 전문점을 열지도 몰라요!” 성연은 웃고 있었지만 마음속으로는 그 막내 사매와의 약속 시간이 다 됐다고 생각했다.“가게를 연다니... 우리 강씨 가문이 그래도 그 정도까지 전락하진 않았는데? 그렇게 맛있다니까 한번 먹어봐야겠네!” 손을 뻗은 무진이 바로 한 입 맛을 보았다.“과연 달고 맛있는데! 마누라 대단한 걸!”무진은 아낌없는 칭찬을 늘어놓았다.성연이 한껏 매력을 발산하며 웃자, 이에 자극을 받은 성연을 끌어안았다.성연이 무진의 무릎에 걸터앉자 무진의 몸에서 나는 좋은 향기가 성연의 몸을 덮었다.남자의 입술이 바로 성연의 부드러운 입술을 덮자 성연도 열정적으로 화답했다.한참 뒤 입술이 떨어지자, 성연의 볼은 마치 불타는 구름처럼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무진 씨, 그 일곱 명의 임원들은 아주 중요한 사람들이지요. 그렇죠?”성연이 조심스럽게 물었다.“확실히 중요해. 회사의 미래 발전 방향은 그 사람들이 장악하는 게 가장 적합해. 다른 임원들은 능력에서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88화 성명 발표

    “연운그룹에서 성명을 발표했습니다!”[그룹의 회장인 연계진 씨의 최근 위법행위 혐의를 감안해서 그룹에서는 엄정한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연계진 회장은 회장 직위를 내려놓고 경찰과 세무 당국의 조사와 증거 수집에 전폭적으로 협조할 것입니다.][그룹에서는 현재 조수경 비서실장을 임시 회장대행으로 임명해서 회장의 모든 직무와 책임을 행사하게 할 것입니다. 연계진 회장의 행위가 대중에게 심각한 영향을 끼친 것에 대해서 본 그룹은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계속 유언비어를 날조하고 비방하는 행위를 하는 일부 네티즌에 대해서는 우리 그룹에서 법적인 책임을 지도록 할 것입니다.]점심때가 되자 연계진의 사태는 최고봉에 이르렀다.연운그룹에서 온라인으로 성명을 발표한 후, 언론 매체들은 연계진이 이미 경찰에 출두해서 조사받고 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그러나 인터넷상의 열기는 여전히 조금도 떨어지지 않았고, 사람들은 여전히 연계진과 만난 여자 연예인이 도대체 누군지 계속 파고 들어갔다. 그리고 이름이 폭로되기만 하면 빠르게 사람들의 입에 오르게 되었다.연운그룹의 최근 3년 회계 보고서를 깊이 파고든 경제 방면의 인플루언서들이 회계 조작 정황이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였다. 20% 정도의 주가 하락으로 해결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 하락할 것이며, 연운그룹의 시가 총액이 90% 이상 줄어들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다시 말해서 시가 총액이 기껏해야 2조 원도 안 되게 쪼그라들 수 있다는 얘기다.이씨 가문의 저택에서 태블릿PC로 이런 정보를 보고 있던 이상효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어젯밤에 막 화물을 실은 배 두 척을 유럽으로 보냈는데, 지금 연계진도 잡혀 있는데, 이 화물의 대금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누가 보장할 수 있을까!’지난번에 이미 천 톤의 화물 대금을 받지 못한 건 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이런 제기랄!” 태블릿을 내리치자 태블릿 액정이 거미줄처럼 갈라졌다.옆에 있던 소지연은 또 맞을까 봐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그러나 임신한 몸이라서 이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87화 연씨 가문의 가업

    연운그룹 본사.모든 부서의 사무실 분위기는 흉흉했다.“우리 회장님이 정말 그런 일을 저질렀다니? 서 부장! 정말이야?”“세상에, 너무나 무서워? 3개월 동안 60여 명의 여자와 관계를 맺었다니? 회장님이 그런 사람이었다니. 서혜리 씨가 전에 회장님이 자신에게 손을 댔다고 말했지만, 나는 그래도 믿지 않았는데, 이제 와서 보니까 정말 사실이었어!”“안 되겠어, 당장 사표를 써야겠어. 이런 회장은 정말 소름끼쳐. 다음에는 또 누구에게 손을 댈지 몰라!”“나도 우리 회장님을 믿고 싶지만 이렇게 많은 증거가 있는 데다가 그만둔 여직원들이 이미 경찰에 고소했어. 우리 쪽 거래처에서는 이미 우리 회사와 협력을 끊겠다고 연락했어! 이거 어떻게 해야 하지?”...부서마다 수많은 여직원들이 줄줄이 사표를 냈다.그리고 각 부서의 책임자들은 유통 업체들과 자재 공급 업체들로부터 앞으로 연운그룹과의 협력을 종료하겠다는 연락을 했다고 밝혔다.이른바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었다.홍보 파트를 책임지고 있던 임 부장도 사표를 내고 나간 상황이라, 홍보부에서는 사람의 그림자조차 찾아볼 수가 없었다.홍보부 사무실에 온 조수경은 입구에서 한참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지금 회장실에서는 연계진이 이를 갈며 물건들을 집어 던지고 있었다. 화가 난 여러 가문의 사람들이 잇달아 찾아왔고, 연계진의 설명을 요구하면서 회장실의 문을 두드렸다.사람들의 선두에 서서 음산한 눈빛을 번뜩이던 이상효가 발을 번쩍 들어 회장실 문을 걷어찼다.하지만 어쩌겠는가? 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연 회장님, 저는 이상효입니다. 회장님과 상의할 일이 있으니 빨리 문을 여세요! 지금 여론이 이미 걷잡을 수 없게 됐습니다.”“경찰에 체포되고 싶지 않다면, 문을 여시고 사람들과 함께 상의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아직은 여론을 뒤집을 계기가 있을 겁니다. 회장님의 연운그룹도 아직 완전히 무너질 정도는 아닙니다!”이상효가 나지막하게 하는 얘기는 방 안에 있는 연계진에게도 똑똑히 들렸다.잠시 생각하다가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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