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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향낭 덕분

작가: 노끼
강무진이 사진 속의 여자에게 관심을 보이며, 적막한 그의 눈동자에 빛이 서렸다.

“최대한 빨리 찾아서 데려와.”

강무진이 재촉의 기운이 다분한 어조로 지시했다.

왠지 재미있을 것 같다고 느낀 무진은 이런 소소한 재미를 놓칠 생각이 없었다.

손건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보스, 밤이 너무 늦었습니다. 먼저 모셔다 드리고 돌아가겠습니다. 사람을 찾는 일은 아래 수하들이 바로 시작할 겁니다. 의사 선생님이 이미 댁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볍게 턱을 끄덕이며 알았다는 표시를 한 강무진.

뒤편의 작은 창고에서 휠체어를 밀고 온 손건호가 강무진을 부축해서 앉혔다. 그리고 두꺼운 담요로 무진의 다리를 덮은 후, 휠체어 채로 안아 올려 차에 태웠다.

수천 번도 더 해 본 동작들은 모든 진행과정이 일사천리로 매끄러웠다.

곧 무진의 거처에 도착했다.

거실에는 이미 흰색 셔츠를 입은 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반쯤 기른 머리는 목덜미 쪽에 작은 꽁지머리로 묶여 있었다. 꼬리가 살짝 날카롭게 치켜 올라간 눈썹 아래에는 길게 뻗은 도화안이 자리하고 있었다. 살짝 웃는 듯이 꼬리가 내려온 서글서글한 한 쌍의 눈이 자칫 사람을 빠져들게 한다.

위로 약간 들려진 적당한 두께의 붉은 입술은 자웅을 겨루기 힘들 정도로 수려했다.

금테 안경 아래의 두 눈동자에는 다정한 빛이 서려 있어 온화하고 점잖아 보였다.

강무진의 오랜 친구이자, 강무진을 전담하는 정신과 의사, 진우현이었다.

사실 그는 전적으로 강무진의 심리 상담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오랜 시간 불면증을 앓아온 강무진을 위해 최면을 걸어 수면을 돕고, 또 수면의 질을 높여 주는 게 그가 담당한 역할이었다.

인기척 소리에 고개를 돌린 진우현의 눈에 손건호가 강무진의 휠체어를 밀고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또 일하고 왔어?”

진우현은 한 차례 기지개를 켠 후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었다.

고개를 끄덕인 무진은 집안에 들어서자마자 휠체어에서 일어나며 진우현에게 말했다.

“먼저 목욕부터 하고 올게.”

이런 장면 또한 무수히 보았던 터라 이미 무엇 하나 이상하지 않았다.

저 휠체어도 원래 보이고 싶은 사람들한테 보여주기 위해 앉는 것일 뿐이다.

무진이 욕실로 들어가자, 따라 일어난 우현도 무진의 방으로 들어가 준비를 했다.

우선 주변 환경이 절대 안정을 유지하도록 신경 썼다. 그리고 그는 무진의 침대 맡에 보라 빛 훈증향을 피웠다.

향에는 무진의 수면을 돕기 위해 우현이 특별히 제조한 약물 성분이 들어있었다.

무진이 욕실에서 나옴과 동시에 우현의 준비 작업도 끝이 났다.

무진이 침대에 눕자, 우현이 향을 피우고 최면을 걸기 시작했다.

불면과의 오랜 전투를 치를 준비가 되어 있는 그였다.

그런데 무진이 최면에 든 지 2분도 안 되어 바로 잠이 들었다.

믿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여태까지 무진이 잠 들려면 길게 두 시간, 때론 더 긴 최면 시간이 필요했는데.

‘그런데 오늘 밤은 어떻게 된 거지?’

‘2분과 2시간은 진짜 서로 너무 다른 개념이라고.’

감격에 찬 우현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너무나 기쁜 나머지 소리 내어 울고 싶을 지경이었다.

무진이 불면증에 시달리며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을 때마다, 자신의 의술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늘 의심하게 되는 그였다.

그런데 지금 보니, 요 몇 년 동안의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았나 보다. 그의 의술이 훌륭하다고 할 밖에.

자신의 생각을 검증하기 위해 조심스러운 손길로 무진의 맥박을 짚어보았다.

맥도 안정적이고, 호흡도 길다. 무진은 이미 깊은 수면에 빠져 있었다.

떨리는 자신의 손을 진정시키고 회중시계를 챙긴 우현이 살금살금 걸어 나가 문을 꼭 닫았다.

한밤 중에 손건호가 돌아왔다.

손건호가 막 거실에 들어서는데, 자지 않고 계속 자료를 보고 있던 우현이 득달같이 이 기쁜 소식을 알렸다.

턱을 쓸며 잠시 생각하던 손건호가 말했다.

“향낭 때문인지, 어젯밤 돌아오신 후에도 바로 잠이 드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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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789화 예전의 이름

    말을 마친 사무는 옆의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던 뚱뚱한 남자를 재빠르게 발견했다.“아저씨, 바로 저 사람이 사진이를 이렇게 다치게 했어요!”사무는 우렁찬 목소리로 방금 엘리베이터를 나온 남자를 가리켰다.팍!쿵!서한기가 재빨리 깔끔하게 손을 쓰자, 남자의 커다란 몸은 바로 바닥에 쓰러졌다.심지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남자는 온몸의 뼈마디가 어긋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이 아이들은 네가 감히 건드릴 수도 감당할 수도 없어! 꺼져!”피에 굶주린 듯 핏발선 눈으로 쏘아보면서, 서한기가 나지막하게 외쳤다.쓰러져 있던 남자의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렀다. 온몸의 통증을 느끼면서 무의식적으로 일어나 도망치려고 했다.그러나 막 일어나려던 남자는 등줄기의 시큰한 통증에 다시 바닥에 주저앉았다.“아!”다시 몇 번이나 일어나려고 했지만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결국 주저앉은 채 고통스럽게 신음할 수밖에 없었다.이때 다른 쪽 엘리베이터 문이 천천히 열렸다.엘리베이터에서 나오던 무진은 자연스럽게 이쪽의 소동에 시선이 향했다.사람들 속에서 처참한 모습의 마케팅팀 팀장과, 그 앞에 서서 온몸에서 싸늘한 기운을 풍기고 있는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미간을 찌푸린 무진은 고개를 살짝 돌려서 뒤를 바라보았다.“아이들이 아직 안 갔어?”그리고 무진이 엘리베이터 문을 나설 때, 손건호는 여러 해 동안 보지 못했던 서한기를 알아차렸다.두 사람은 마치 텔레파시라도 통한 듯이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그들 두 사람은 예전 진성 조직의 공동 대장이었다. 여러 해 동안 생사고락을 같이 했던 전우인 것이다.그러나 지금은 지난 일 때문에 서로 모르는 척할 수밖에 없었다.이 가슴이 찢어질 듯한 느낌도 그들 두 사람만 알 수 있을 뿐...왜인지는 모르지만 서한기의 망설임이 느껴지자, 무진이 눈살을 찌푸리면서 약간 초조한 기색으로 말했다.“아직도 안 가보고 뭐 해?”‘저 두 아이는 뭔가 나와 관계가 있는 것 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아.’머릿속에서 어떤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788화 그런 말 할 자격 없어

    아직도 물린 곳에 통증을 느끼고 있던 마케팅팀 팀장은, 갑자기 사무가 이런 모습으로 자신에게 다가오자 무의식적으로 심적으로 위축되었다.‘어린 애가 어떻게 이런 표정을 지을 수 있지?’‘방금 전에 행동은 치밀하게 생각하고 한 건가?’자신도 모르게 당황했던 마케팅팀 팀장은 곧 한숨을 돌렸다.‘내가 뭘 무서워하는 거야? 기껏해야 아이일 뿐인데 뭐 별다른 일이야 있겠어?’이렇게 생각하자 곧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변했다.“이 조그만 녀석이 어른한테 무슨 말버릇이야? 이렇게 버릇없게 말이지!”사무는 코웃음을 치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너는 그런 말 할 자격 없어!”“이 버릇없는 새끼가 감히 욕을 해! 보아하니 너는 혼나는 걸로도 부족하겠어!”두 사람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을 때, 줄곧 말을 하지 않던 무진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됐어, 너희 두 아이는 빨리 나가거라. 그렇지 않으면 너희들 때문에 너희 엄마가 회사의 징계를 받게 돼.”사무는 무진의 얘기하는 모습을 힐끗 보았다. 전혀 감정이 없는 눈빛으로 볼 뿐.‘자기 아이가 다른 사람에게 ‘맞는’ 걸 보면서도 이렇게 냉정할 수 있는 이런 아버지라니! 얼마나 마음이 독한 사람인지 충분히 알겠어.’‘오늘 아버지를 찾아온 건 결코 잘한 선택이 아닌 것 같아.’사무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그저 마케팅팀 팀장을 흘겨보기만 했다. ‘얼마나 더 웃을 수 있는지 보겠어. 조금 있다가 한기 아저씨가 시원하게 혼내 줄 테니까!’조심스럽게 여동생을 일으켜 세운 사무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여동생을 바라보면서 부드럽게 말했다.“사진아, 가자!”사진도 지금은 여기에 더 있고 싶지 않았기에, 이를 악문 채 오빠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입구로 걸어가던 사진이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책상 앞에 앉은 남자를 쳐다보았다.무진도 마침 사진을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자, 무진은 왠지 가슴이 아팠다.그러나 무진이 움직이기 전에, 고개를 돌린 사진은 오빠와 함께 바깥으로 나갔다.마침내 소동이 마무리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787화 감히 내 여동생을 건드려

    ‘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이 두 아이는 쌍동이겠지. 한 네다섯 살 정도 된 것 같아.’‘아이들 나이와 지금 상황을 보면...’‘혹시 이 두 아이가 정말 보스와 사모님 사이의 아이인 거야?’‘사모님이 낙태한 뒤 출국한 게 아니라, 모두를 속이고 아이들을 낳은 건가?’너무나 엄청난 상상이라서, 손건호는 곧 뭔가 큰일이 닥칠 거라는 느낌마저 들었다.지금은 원래 마케팅팀 팀장이 보고하면서 무진의 눈에 들 기회를 찾던 중이었다.그러나 오늘 보고는 그리 순조롭지 않았다. 무려 30분 동안이나 저기압인 대표의 기세에 눌려 있던 상태였다.‘지금 대표의 골칫거리를 해결하면 칭찬을 받겠지.’눈빛을 빛내던 남자는 손을 비비면서 재빨리 앞으로 나왔다.“너희들 여기가 어딘지는 알아? 빨리 나가지 않고 뭐 해!”자신을 과시하고 싶은 욕망을 드러내면서, 마케팅팀 팀장이 사진의 여린 팔을 꽉 쥐었다.“어린 애들이 함부로 아빠라고 거짓말이나 하다니, 도대체 부모가 가정교육을 어떻게 시킨 거야? 이게 얼마나 심한 장난인지 알기나 해?”마케팅팀 팀장은 거칠게 아이의 팔을 잡아당기면서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무방비 상태였던 사진은 그저 팔이 꽉 잡힌 채 끌려갈 뿐이다.사진은 본능정으로 몸부림쳤다.하지만 어린아이가 어떻게 어른의 힘을 당해낼 수 있을까?사진의 발버둥은 결국 전혀 무의미한 몸짓에 불과했다.“오빠, 오빠, 사진이 너무 아파!”“아아, 아파...”팔의 통증에 몸부림치던 사진은 기어이 기회를 틈타서 남자의 팔을 물었다.갑작스럽게 팔에 통증을 느끼자, 남자는 아이들을 붙잡고 있던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두 아이는 그대로 바닥에 떨어지면서 나뒹굴었다“아! 이 계집애가 감히 나를 물었어!”잔뜩 살이 찐 남자가 불쾌한 표정으로 나지막하게 으름장을 놓았다.갑자기 바닥에 떨어졌지만, 사무는 별다른 이상 없이 일어섰다.하지만 팔을 물린 남자는 사진을 떨쳐내려고 거칠게 밀쳤다.결국 힘에 밀린 사진은 의자에 이마와 팔을 부딪혔다. 부딪친 곳은 바로 빨갛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786화 아무 데서나 아빠라니?

    사진은 행복한 표정이었다. 어제 오빠 컴퓨터에서 아빠의 사진을 봤을 때도 천하제일 미남인 아빠 모습에 감탄했지만!오똑한 콧날에 굳게 닫힌 두 입술, 단정한 헤어 스타일에 온몸에 남성미가 가득한 건장한 모습!지금 그곳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경외심이 들면서 엄숙한 분위기였다. 이 모든 아우라는 바로 책상 앞에 앉은 무진에게서 비롯된 것이다.‘그야말로 완벽한 남자야!’‘우리한테 이런 멋진 아빠가 있다니!’ 지금 사진은 완전히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아빠!”두 아이는 곧바로 책상 앞으로 달려갔고, 사진이 크게 외쳤다.가뜩이나 일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던 중에 ‘아빠’라는 소리가 들리자, 무진은 미간을 점점 찌푸리면서 그윽한 눈빛으로 두 아이를 훑어보았다.“어디서 온 애들이야? 언제부터 우리 회사가 아이를 데리고 출근할 수 있게 됐지?”불쾌한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무진은 자신도 모르게 자세를 뒤로 젖혔다.“게다가 아무 데서나 아빠라니?”기쁨에 겨워 아빠에게 다가가려던 사진은 무진의 바로 말에 걸음을 멈추었다. 아이의 눈에서는 순식간에 눈물이 솟아났다.애절하게 흐느끼면서 사진이 말했다.“아빠, 바로 우리 아빠잖아! 우리는 오늘 특별히 아빠를 찾으러 온 거야.”아이의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보자, 무진은 마치 가슴속이 꽉 막힌 듯했다. 당황한 무진은 얼른 내선전화의 수화기를 들었다.두 아이를 힐끗 쳐다보면서 말하는 무진의 목소리에는 왠지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나는 너희들 아빠가 아니야. 거짓말하면 안 돼. 얼른 너희 엄마한테 가야지.”잠시 후, 수화기에서 시원스러운 남자의 목소리가 울렸다.[네, 보스.]무진은 다시 두 아이를 바라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들어와서 두 아이를 데려가.”[아이들요?] 손건호가 미간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반문했다.“응.”무진은 단지 한 마디만 하고 전화를 끊었다.“아빠는 우리가 그렇게 싫어요?”갑자기 사진의 옆에 서 있던 남자아이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앳된 얼굴이지만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785화 웬 꼬마야?

    사무가 눈을 치켜뜨면서 말했다. “그래야 해?”다시 한 번 우유 막대사탕을 입에 넣은 채, 사진이 불분명한 발음으로 말했다.“그럼, 오빠 그건 아직도 분명하지 않은데?”“하지만 내 말은 사실이야, 설마 네 오빠가 뛰어나지 않다는 거야?”사무는 자신이 지금 얼마나 진지한지 전혀 느끼지 못했다.잔뜩 인상을 찌푸리던 사진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손사래를 치면서 다시 빌딩을 바라보았다.“우리 그래도 일을 해야지. 사람들이 우리가 아빠를 찾으러 올라가게 할까?”웃음을 거둔 사무는 입술을 꼭 닫은 채 앞을 보면서 진지 모드로 돌입했다.“당연히 우리를 못 들어가게 할 거야.”“그럼 어떡해?”사진은 바로 풀이 죽었다.‘이미 집에서 여기까지 왔는데, 아빠 회사에 들어가지 못하는 곤란한 일이 생기면 정말 피곤해.’다음 순간.사진은 익숙한 오빠 손에 이끌려서 따라갔다.사무가 앞에 서고 사진은 따라서 함께 빌딩의 옆쪽의 작은 문으로 걸어갔다.입구에 선 두 아이는 작은 키 때문에 아주 순조롭게 입구의 경비원 순찰을 피할 수 있었다. 한바탕 민첩하게 왔다 갔다 한 끝에 이미 계단 앞에 도착했다.고개를 든 두 아이는 계단 위를 바라보았다. 입을 삐죽 내민 사진의 목소리가 약간 떨렸다.“텔레비전에 나오는 회장 사무실은 모두 맨 꼭대기층에 있어. 오빠, 아빠도 꼭대기층에 있는 건 아니겠지.”사무도 이 많은 계단을 보자 약간 풀이 죽었다.그래도 앳되지만 무게 있는 목소리로 사무가 나지막히 말했다.“그 점은 드라마도 틀리지 않았어.”“아!” 오빠가 말을 하자 사진의 작은 다리는 벌써 맥이 풀리는 것 같았다.‘만약에 이렇게 높은 층을 걸어서 올라간다면, 오늘 내 다리는 아마 망가지겠지?사진이 자신의 짧은 다리를 위해 ‘묵념’을 하고 있을 때, 옆에 있던 사무가 다시 입을 열었다.“가자, 위층으로 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자!”2층.지금은 출근 시간이라서 대다수 사람들이 자신의 일에 집중하고 있느라, 오히려 두 아이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784화 왜 미리 알려주지 않았어?

    ‘무진 오빠의 이전 기억이 다시 되살아나면, 내가 했던 짓도 모두 드러나지 않을까?’예민주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것처럼 느꼈다.‘약효가 줄어들면 그 뒤에는 반드시 예측하기 어려운 일이 발생할 거야.’ ‘안 돼. 방법을 생각해야 해. 그런 상황이 절대 일어나게 해서는 안 돼.’찢어질 듯한 머리를 부여잡고 있는 무진을 보자, 예민주의 머릿속에 방법이 하나 떠올랐다.‘그 약을 다시 한번 더 먹여도 될까?’‘하지만... 하지만 또 복용하면, 나도 잊어버리는 부작용이 생겨.’‘이거 어떻게 해야 해?’일시에 모든 좋은 점과 나쁜 점이 모두 머릿속에 맴돌면서, 가뜩이나 초조한 예민주는 머리가 터질 듯했다.얼마나 지났을까? 몸을 돌린 무진의 눈은 전혀 초점도 맞지 않은 채 암울해 보였다.걸음을 떼고도 마음의 피로로 인해서 이미 얼마나 붕 떠있는지도 몰랐다.무진이 예민주의 곁으로 다가가자, 예민주가 무의식중에 무진의 손을 잡으려고 했다. 그러나 무진은 다른 사람의 접촉을 원하지 않는 듯이 아주 교묘하게 예민주의 손길을 피했다.차로 향하면서 예민주에게 단 한 마디만 남겼을 뿐이다.“좀 있다가 너 혼자 돌아가. 오늘 일은 잠시 미루자.”그리고 곧바로 쏜살같이 달려갔다. 남겨진 예민주만 어수선한 심정이었다.이어진 며칠 동안 무진은 여전히 평소와 마찬가지로 바빴다. 낮에는 업무를 볼 뿐만 아니라 접대도 해야 했다.그날, 산기슭의 별장 2층.위층에서 성연의 차가 점차 사라지는 걸 본 두 아이는 신속하게 작은 숄더백을 꺼냈다.사진은 동그란 두 눈을 반짝거리면서 맞은편에 있는 사무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오빠, 정말로 이렇게 할 거야?”고개를 끄덕이는 사무의 눈에는 확고한 결의가 가득했다.“응, 엄마가 그날 돌아온 뒤 요 며칠 상태가 어떤지 못 봤어? 엄마는 분명히 아버지를 만났을 거야.” “내가 이미 아버지 위치를 알아냈어. 우리는 곧 아버지를 찾아갈 거야!”지금 집에 두 아이들밖에 없다. 외국에서 생활하는 습관이 되었기 때문에, 성연은 낯선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783화 약효가 약해진 거야?

    “그렇게 트집을 잡겠다고?”“나는 단지 이 옷을 매우 좋아할 뿐이에요. 나와 무진 오빠의 결혼식에서 입고 싶은데 당신들도 마음에 들었는지는 몰랐는데요?”억울한 듯한 예민주의 얼굴.임서희는 마음이 우울했다. ‘무슨 이런 여우 같은 년이 다 있어? 그야말로 겉만 번드르르한 년이네!’“2억2천만 원! 빨리 카드 결제해요!”말을 마친 성연이 몸을 돌려 가려고 했다. 예민주는 마치 성연이 가는 방향을 알고 있는 것처럼 바로 성연의 앞을 막았다.짝!성연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바로 예민주의 따귀를 때렸다.얼굴의 통증을 느끼자 예민주는 무의식적으로 직접 만든 독약을 꺼내려고 했다. 그러나 성연은 이미 진작부터 예민주가 그럴 줄 알고 있었던 것처럼 보였다.성연의 오른손에 갑자기 가는 은침 하나가 나타나더니, 예민주의 팔에 바로 박히면서 순식간에 꼼짝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좋은 개는 길을 막지 않는 법이야!”냉담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지금 성연의 눈에서는 불꽃이 타오르면서 온몸의 피가 들끓는 듯했다.“서희야, 가자!”말이 끝나자 성연은 임서희를 데리고 웨딩 숍을 나섰다.오른쪽 얼굴의 화끈한 통증과 주위의 호기심 어린 눈빛을 느끼자, 어쩔 줄 몰라 하면서 화가 난 예민주가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쳤다.“무진 오빠!”그러나 다음 순간, 곧바로 문밖으로 나간 무진은 차의 시동을 걸고 바로 성연을 따라갔다. 울부짖는 예민주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은 채!방금 회사를 나섰던 성연은, 임서희를 먼저 회사로 돌려보낸 뒤에 자신은 혼자 차를 몰고 떠났다.차 안.백미러를 통해 자신의 뒤를 바짝 뒤쫓는 무진을 발견하자, 성연의 마음은 더욱 초조해졌다.‘뭘 하려는 거야?’마음이 초조하자, 액셀러레이터를 바로 끝까지 밟았다. 성연의 차는 넓은 도로 위를 나는 듯이 달려갔다.고가도로 위.쿵!  둔탁한 소리와 함께 무진의 차가 성연의 차에 부딪치면서 곧바로 멈추게 만들었다. 빠른 속도로 달렸기 때문에 관성에 의해서 부딪친 것이다.성연은 입가가 찢어지면서 끈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782화 활활 타오르는 눈빛

    이곳의 웨딩드레스는 모두 디자이너의 작품들로, 이 웨딩드레스도 당연히 하나밖에 없다. 이걸 예민주가 가져가면, 자신은 당연히 다른 웨딩드레스를 찾을 수밖에 없다.‘게다가 이건 분명히 우리가 먼저 보고 결정했어.’임서희가 무의식적으로 막았다.“아가씨, 이 옷은 우리가 방금 이미 고른 거예요. 면사포도 모두 골랐는데, 아가씨의 이런 행동은 우아하지 않은데요?”임서희는 아주 완곡하게 표현했다.하지만... 예민주는 임서희의 태도에 개의치 않는 듯했다.“호호, 당신이 어떻게 먼저 골랐다고 말할 수 있나요? 이 웨딩드레스는 이미 오랫동안 내가 마음에 들었던 거예요.” “당신의 논리대로라면, 이건 원래 일찍부터 내 소유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예민주는 임서희의 반응에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피식 비웃으면서 다시 직원에게 그 웨딩드레스를 가져오라고 했다.직원이 아무 액션도 취하지 않고 고민하자, 예민주는 짜증이 난 목소리로 재촉할 수밖에 없었다. “너 거기서 뭐하고 있어? 빨리 안 움직여?”직원은 양쪽의 손님들 사이에 낀 채 난처한 표정이었다.‘이게 무슨 상황이야?’‘이 두 손님들은 척 봐도 만만한 사람들이 아니야. 지금 웨딩드레스 하나를 놓고 서로 싸우려는 기세인데, 우리는 이쪽을 도와도 안 되고, 저쪽을 위해도 안 돼.’“저는...”직원은 순간 말을 더듬으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원래 좋은 기분이던 성연은 예민주에게 방해를 받자, 아예 신용카드를 꺼내서 직원에게 건네주었다.“이 웨딩드레스는 우리가 사겠어요. 카드로 결제할게요.”성연의 목소리에는 말참견을 용납하지 않는 힘이 실려 있었다.성연의 이 말은 또 마침 직원도 정확한 답안을 제시할 수 있게 도왔다. ‘옷을 입어보는 목적은 옷이 어울리는지 보기 위한 것이고, 어울리면 사는 거야.’‘하지만 이들은 지금 입어보는 단계를 건너뛰고 구매하겠다고 하니 가장 명확한 답이겠지.’“알겠습니다, 제가 바로 포장을 도와드리겠습니다.”말하면서 직원이 은행카드를 받으려고 했다.“잠깐만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781화 내가 입어보게

    지금 직원의 설명을 듣자 더욱 좋아질 수밖에 없었다.“어때? 직원에게 한번 입어보게 가져오라고 해볼까?”임서희가 정말 마음에 들어한다는 걸 눈치챈 성연이 다가와서 건의했다.가게 앞.바로 같은 시간에 한 쌍의 남녀가 밖에서 들어왔다. 여자는 앙증맞은 표정으로 옆에 있는 남자에게 매달려 있었다.“무진 오빠, 이 브랜드의 웨딩 숍은 운성에 이곳 한 곳밖에 없어요.” “이 가게 웨딩드레스가 정말 예쁘다고 해요. 심플한 스타일이 좋을까요, 아니면 좀 화려한 스타일이 좋을까요?”예민주의 목소리는 아주 달콤했다. 마치 꼬리를 활짝 편 공작새처럼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웨딩 숍 안으로 들어섰다.예민주가 팔을 꽉 잡고 있어서 무진은 그다지 편하지 않았다. 천천히 팔을 풀었지만 눈빛은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좀 심플한 스타일로 해. 그렇게 화려한 걸 입을 필요는 없어.”예민주는 사실 결코 온화한 사람이 아니지만, 무진의 곁에 있으면서 오히려 많이 순해졌다.하지만 평생에 한 번 밖에 없는 결혼이기에,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하고 싶었다.무진의 말이 떨어지자, 예민주는 무의식 중에 그 말에 반박하려고 했다.“하지만...”‘지금 익숙한 목소리를 들은 것 같은데, 저건... 송성연이잖아?’머릿속에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다시 자세히 보니 정말 성연이 맞았다.말을 하다가 만 예민주가 마치 뭔가에 시선이 고정된 듯이 바라보자, 무진은 눈썹을 잔뜩 찌푸린 채 예민주의 시선을 따라갔다.‘왜 또 저 여자야?’성연을 보는 순간, 무진은 다시 한번 참기 힘든 두통을 느꼈다.‘왜, 왜 매번 저 여자를 볼 때마다 냉정을 유지할 수 없는지 모르겠어. 또 익숙한 느낌도 있지만, 분명히 저 여자를 만난 적도 없잖아.’또각또각!무진이 생각에 빠져 있을 때, 예민주는 성연을 향해 한걸음씩 다가갔다. 이미 조금 전처럼 놀라지 않았고, 온통 거만한 표정을 지으면서.“공교롭게도 이런 데서 만나게 되다니.”임서희와 함께 면사포를 고르고 있던 성연은,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눈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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