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 제10화 이 여자 보통이 아니군

공유

제10화 이 여자 보통이 아니군

작가: 노끼
혈귀가 끌려간 후, 송성연은 수정구 양 사이드를 눌러 채찍을 거두어들이고, 재빨리 그곳을 떠났다.

긴 채찍이 회수되자, 서릿발 같던 냉혹함도 서서히 그녀에게서 거둬졌다. 점차 나른하면서도 자유분방한 모습으로 변모한 그녀는 걸음걸이조차 제멋대로였다.

처마 밑에서 졸고 있는 어미 고양이처럼 온몸에서 나른한 기운을 풍겼다.

골목을 나선 뒤, 성연의 아름다운 눈동자가 휙 주위를 한 번 훑었다. 의심스러운 인물이 없음을 확인하고 몸을 돌려 반대편으로 떠났다.

앞서 그녀가 섰던 곳, 높이 솟은 신형 하나가 어둠 속에서 걸어 나왔다.

방금 골목에서 있었던 일들은 빠짐없이 강무진의 눈에 담겼다.

워낙 은신에 탁월한 그인 터라, 보통 사람들은 그의 존재를 깨닫지 못했다.

그래서 한참을 구경꾼으로 현장에 있었지만, 아무도 그를 알아채지 못했다.

눈을 가늘게 좁힌 강무진의 검은 눈동자가 우아한 뒷모습을 주시했다.

‘저 여자, 도대체 뭐지?’

무척 드물게 한 여자에게 호기심을 가지기 시작한 강무진이었다.

그가 텅 빈 골목을 바라보고 있은 지 얼마 후,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강무진이 고개를 돌리자, 두 사람을 데리고 쫓아온 손건호가 숨을 헐떡이며 그의 뒤에 섰다.

강무진의 모습을 아래위로 세심히 살피던 손건호는 그의 몸에 혈흔이 없음을 확인하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물건은 손에 넣었나?”

강무진이 목소리를 낮추어 물었다.

손건호는 손에 들고 있던 은색 슈트케이스를 들어올려 강무진 앞에 흔들어 보였다.

“손에 넣었습니다. 하지만 거래자가 달아나 버렸습니다!”

거래자를 언급하며 손건호는 화가 나 이를 갈았다. 그렇게 교활한 놈인지 누가 알았겠는 가. 몇 초 한 눈 파는 동안에 달아나 버렸던 것이다.

강무진의 뇌리에는 자연히 붉은 스커트가 떠올랐다. 그의 음성이 왠지 좀 더 낮고 쉬어 있었다.

“누군가 이미 끌고 갔어.”

“제가 가서 그 놈을 꼭 찾아오겠습니다!”

단호한 음성으로 말한 손건호의 몸은 이미 쫓아갈 준비를 끝낸 상태였다.

강무진이 손을 들어 손짓을 하자, 동작을 멈춘 손건호가 그의 앞에 똑바로 섰다.

“보스, 보스 생각은?”

“그럴 필요 없어. 궁지에 몰린 적은 쫓는 게 아냐.”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낸 강무진이 화면을 띄워 손건호에게 건네주었다.

“이 여자를 좀 조사하지. 어쩐지…… 좀 낯이 익은 것 같군.”

손건호는 또 다시 의아했다.

‘어째 또 여자인 거지?’

‘설마 우리 보스에게 애정운이 찾아왔단 말인가?’

휴대전화를 건네받은 손건호가 화면을 확인하니 옆모습만 찍힌 사진이었다. 기본 캠으로 찍었어도 정교한 이목구비를 가리지 못한 걸 보면, 사진 주인의 용모가 빼어남을 짐작할 수 있었다.

아주 화끈하고 섹시한 옷차림으로 볼 때, 분명 술집을 드나든 적이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베테랑처럼 보인다.

강무진이 관심을 가졌다는 것 자체가 이 여자는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

손건호는 즉시 이 일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수하들을 다그친 그는 그날 저녁에 바로 결과를 손에 넣었다.

강무진 앞에 사진 두 장이 놓여 있었다. 한 장은 청순했고, 또 한 장은 매혹적이었다.

사진 속의 여자가 거의 완벽한 뼈대를 가졌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대조해 보니, 사진 속의 여자가 화장을 했지만 어렴풋이 보이는 이목구비가 마을에서 찾아낸 그 여자아이의 앞모습과 꽤 비슷했다.

흰 장미와 붉은 장미 모두 사람을 매혹시키는 그윽한 향기를 지니고 있었다.

치명적이고 위험하고 또…… 사람을 깊이 끌어당겼다.

두 장의 사진을 번갈아 쳐다보던 손건호는 속으로 혀를 찼다.

그렇게 많은 사람을 만났던 그였지만, 눈앞의 여자아이는 정말 불가사의하게 느껴졌다.

‘한 사람의 분위기가 어쩜 이렇게 바뀔 수 있을까?’

관련 챕터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1화 향낭 덕분

    강무진이 사진 속의 여자에게 관심을 보이며, 적막한 그의 눈동자에 빛이 서렸다.“최대한 빨리 찾아서 데려와.” 강무진이 재촉의 기운이 다분한 어조로 지시했다.왠지 재미있을 것 같다고 느낀 무진은 이런 소소한 재미를 놓칠 생각이 없었다.손건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보스, 밤이 너무 늦었습니다. 먼저 모셔다 드리고 돌아가겠습니다. 사람을 찾는 일은 아래 수하들이 바로 시작할 겁니다. 의사 선생님이 이미 댁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가볍게 턱을 끄덕이며 알았다는 표시를 한 강무진.뒤편의 작은 창고에서 휠체어를 밀고 온 손건호가 강무진을 부축해서 앉혔다. 그리고 두꺼운 담요로 무진의 다리를 덮은 후, 휠체어 채로 안아 올려 차에 태웠다.수천 번도 더 해 본 동작들은 모든 진행과정이 일사천리로 매끄러웠다.곧 무진의 거처에 도착했다.거실에는 이미 흰색 셔츠를 입은 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반쯤 기른 머리는 목덜미 쪽에 작은 꽁지머리로 묶여 있었다. 꼬리가 살짝 날카롭게 치켜 올라간 눈썹 아래에는 길게 뻗은 도화안이 자리하고 있었다. 살짝 웃는 듯이 꼬리가 내려온 서글서글한 한 쌍의 눈이 자칫 사람을 빠져들게 한다.위로 약간 들려진 적당한 두께의 붉은 입술은 자웅을 겨루기 힘들 정도로 수려했다.금테 안경 아래의 두 눈동자에는 다정한 빛이 서려 있어 온화하고 점잖아 보였다.강무진의 오랜 친구이자, 강무진을 전담하는 정신과 의사, 진우현이었다.사실 그는 전적으로 강무진의 심리 상담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오랜 시간 불면증을 앓아온 강무진을 위해 최면을 걸어 수면을 돕고, 또 수면의 질을 높여 주는 게 그가 담당한 역할이었다.인기척 소리에 고개를 돌린 진우현의 눈에 손건호가 강무진의 휠체어를 밀고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또 일하고 왔어?” 진우현은 한 차례 기지개를 켠 후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었다.고개를 끄덕인 무진은 집안에 들어서자마자 휠체어에서 일어나며 진우현에게 말했다.“먼저 목욕부터 하고 올게.”이런 장면 또한 무수히 보았던 터라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2화 이게 가능해?

    “그럴 리가 없어!” 단호히 부정하는 우현의 매혹적인 눈꼬리가 살짝 치켜 올라갔다.“믿을 수 없어.”애초 강씨 집안에서는 무진의 불면증을 치유하려고 전세계의 명의란 명의는 다 찾아서 치료를 받아보았다. 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 향낭 하나 때문에 치유가 된단 말인가?마치 그를 놀리는 것 같았다?결국 꿈틀꿈틀 일어나는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한 우현이 확인해 볼 생각에 향낭을 가져오라고 손건호를 부추겼다.일년 내내 무진의 곁을 지키는 손건호는 그의 생활 습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한눈에 향낭의 위치를 찾아냈다.하지만 향낭을 손에 넣는 순간, 침대에 누워 있던 무진이 조용히 눈을 떴다.순정한 검은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 빛을 발산했다. 왠지 정글에 숨어 있는 맹수를 연상시킨다. 언제든 달려들어 사냥감의 목을 문 채 그 자리에서 숨이 끊어질 때까지 놓지 않는 맹수를.무진의 눈은 사람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손건호와 진우현, 두 사람 모두 얼음 같은 냉기에 온몸이 관통 당하는 듯했다.얼이 빠진 바로 그 순간, 손건호가 손에 쥐었던 향낭이 단숨에 낚아 채여 다시 무진의 손으로 들어갔다.곧이어 정신을 차린 손건호와 진우현은 방금 전 무진의 동작에 대경실색을 했다.우현이 침을 삼키며 즉시 해명했다.“그냥 한 번 살펴만 볼 생각이었어. 넌 방금…… 잠들었잖아?”불면증에 시달리는 무진은 늘 수면 부족으로 머리가 맑지 않을 때가 많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수면부족으로 두통을 달고 사는 그였다.정상적인 수면의 느낌을 경험한 지도 이미 오래되었다.그런데 방금 막 깨어난 이 순간, 아주 드물게도 머리가 상쾌했다.살짝 고개를 끄덕인 무진이 곧 허락의 눈빛으로 우현을 응시했다.“네 의술이 발전한 것 같군.”무진의 말에 답답함을 느낀 우현은 대답하지 않았다.자신의 의술이 무진의 오랜 고질병을 치료했다고 생각하고 자화자찬을 늘어놓았었다. 그런데 무진이 잠든 게 결코 자신의 공이 아니라는 말을 이미 들은 차였다.우현은 소매를 걷어붙였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3화 집으로 가서 살아 주세요

    다음 날 깨어난 강무진의 안색은 평소보다 훨씬 좋아 보였다.무진의 곁에 선 비서 손건호가 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그대로 말해줬다.무진은 길고 늘씬한 몸을 곧게 세우고 뒷짐을 진 채 창 앞에 섰다. 그의 눈동자에 미미한 놀람이 담긴 빛이 스치고 지나갔다. 향낭이 자신에게 효과 있다는 걸 그 역시 짐작하지 못한 듯했다.보고를 들은 강무진의 입에서 지체없이 담담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그렇군.”……지난 밤을 무척 바쁘게 보낸 성연은 호텔의 침대에서 단잠을 자고 있었다.쾅쾅쾅……. 지축을 흔드는 듯한 소리에 성연이 놀라 잠에서 깼다.이를 빠드득 갈며 솟구치는 화를 꾹 누른 채 침대에서 내려와 문을 열었다.매섭게 치켜 뜬 성연의 눈에 냉기가 흘렀다. 송씨 집안 세 사람은 자신들도 모르게 주춤거리며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아니, 이게 시골 계집애 기운이야?’송씨 일가 세 사람을 본 성연이 눈살을 찌푸리며 팔짱을 끼고 섰다. 예의 그 나른한 자세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방금 전의 기세는 순전히 착각라는 듯이.“무슨 일?”문 앞에는 송종철과 임수정이 서 있었고, 두 사람 뒤에 숨듯이 선 송아연이 보였다.“네가 말한 대로 아연일 데려왔어.”송종철은 올라오는 화를 참으며 뒤에 서 있던 송아연을 앞으로 끌어당겼다.시선을 송아연에게 보낸 성연이 나른하게 쳐다보았다.앞으로 떠밀려 나온 송아연은 웃음기가 다분한 성연의 눈을 마주 대하는 순간, 다시 화가 나 노려보았다.송성연이 자신을 비웃는 것처럼 보였다.자신이 저런 촌뜨기에게 사과해야 하다니, 이런 치욕이 없었다.송아연은 아무 말도 없이 노려보기만 했다. 성연 역시 느긋이 편한 자세로 문 가에 기대어 서서 기다렸다.성질을 참지 못한 송종철이 송아연을 재촉했다.“아연아, 어서.”송아연이 도와 달란 듯이 임수정 쪽을 쳐다보았지만, 역시 못 본 척 슬쩍 고개를 돌리는 임수정이었다.더 이상 기댈 곳이 없어지자, 입술을 깨문 채 내키지 않는 듯 재빨리 말했다.“언니, 그땐 내가 철이 좀 없었어요.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화 그냥 대충 이거나 먹어

    이 가족의 비열한 속내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는 성연이었다.방에 들어온 그녀는 문을 잠갔다.트렁크를 열고 미니 핀홀 카메라와 소형 녹음펜을 꺼냈다.한쪽 구석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미니 웹캠을 설치하고, 또 다른 쪽 구석에 녹음펜을 두었다.아직 이 집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데다, 문밖에는 호시탐탐 자신을 노리는 두 사람이 있으니 신중을 기해야만 한다.지금은 송씨 가족도 그녀를 어쩌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만약의 경우를 생각해서 만반의 준비를 해 두는 게 좋을 것이다.성연이 장비들을 다 설치하고 손에 묻은 먼지를 털었다. 그리고 트렁크 안의 잡다한 물건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물건들을 모두 정리한 후에 보니, 자신의 향낭이 보이지 않았다.전신을 더듬어 보고 가방도 다시 한 번 검사해 보았지만, 향낭을 찾을 수 없었다.성연은 자기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외할머니가 자신을 위해 직접 만들어 주신 향낭이었다.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그녀를 사랑해 준 분이신 외할머니는, 그녀 마음에 단 하나 남은 순수였다.외할머니와 관련된 물건이니, 절대 버렸을 리가 없었다.‘몸에 차고 다니면서 지금까지 잘 가지고 있었는데, 도대체 언제 잃어버린 거지?’성연은 턱을 괴고 침대에 앉아 곰곰이 생각하며, 머릿속의 기억들을 거슬러 올라가기 시작했다.그리고 그날 밤 마을에서 한 남자를 치료해 주었던 상황을 차례로 떠올려 보았다.‘분명 거기서 떨어트렸을 거야.’성연이 한숨을 내뱉고는 고운 눈썹을 오므렸다.‘어쩌다 떨어졌지?’향낭은 외할머니가 남겨준 유일한 증표 같은 것이라, 그녀에게는 그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하든 찾아야 해.’성연이 휴대전화를 꺼내 서한기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뭇 초조한 기색을 숨기지 못한 어투였다.“물건을 잃어버렸어. 애들을 보내 마을의 폐창고를 뒤져봐. 찾거든 연락해.”“보스, 뭔 데 그렇게 급해요?” 성연의 말투에서 조급한 기색을 읽은 서한기가 조심스럽게 물었다.“말이 많다?” 성연이 무표정하게 말했다.그 즉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5화 무용지물 같은 존재

    탕에는 기름이 둥둥 떠다니고, 접시에는 허연 고기 몇 점 걸려 있을 뿐이었다.성연은 위가 쓰려 왔다.그저 무표정한 얼굴로 눈앞에서 능청스럽게 연기하는 세 사람을 바라보았다.“북성의 명월각 요리가 그렇게 맛있다면서요? 가서 한 상 주문하면 얼마나 할까요?”성연의 수중에 돈이 없다고 믿고 있던 송종철은 성연의 말을 듣자 ‘쿵’하고 심장이 내려앉았다.또 며칠 전 성연이 5성급 호텔에 묵으며 썼던 수백만 원을 그가 계산했던 게 생각났다.명월각 요리는 보통 당일 해외에서 공수해 온 고급 식자재에다 최상품의 술까지 더하면 기본이 수백만 원이었다.‘성연이 쟤가 진짜 가면 결국 또 내가 돈을 내야겠지?’임수정이 몇 백만 원을 써도 두고두고 속이 쓰리고 아팠는데, 하물며 수백만 원이라니!이 놈의 딸 송성연은 도대체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생각하면 할수록 불쑥 화가 치밀어 올라 괜히 애꿎은 집사를 불러 호통을 쳤다.“뭣들 해? 아가씨 먹을 거 준비 안 하고?”괜히 자신에게 화풀이하고 있음을 잘 아는 집사는 목을 움츠린 채 별 다른 대꾸 없이 주방에 일러 음식을 준비하게 했다.지켜보던 성연이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냉소를 지었다.그리고 별 말없이 털털하니 소파에 앉아 휴대전화로 모바일게임을 했다. 볼륨을 키워 성가시게 하는 세 사람의 음성을 차단시켜 버렸다.성연을 골탕 먹이려다 실패한 임수정과 송아연은 화가나 죽을 지경이었다.저 아래에서 증오심이 끓어오르고 가슴이 답답했다.다리를 꼬고 앉아 게임 삼매경에 빠진 성연을 보며 임수정이 비아냥거렸다.“너는 허구한 날 공부는 안 하니?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 어떻게 살려고 그러는 거야? 시간 있을 때, 아연이에게 좀 많이 배워라, 얘. 아연인 일전에 피아노 콩쿠르에서 2등 하고, 또 학교 성적도 학년 전체에서 10위권 밖으로 나간 적이 없어.”“뭐 시골에서 교육받고 자란 너한테 무슨 기대를 하겠니? 그래도 얼굴이 반반해서 다행이네. 아니면 시집도 못 갈 텐데 말이야.”송아연도 가슴을 내밀며 경멸스럽다는 듯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화 열등생일 게 뻔해

    평소 귀가 밝던 성연은 그날, 임수정과 송종철이 하는 대화를 모두 들었다. 겨우 한두 마디 들었을 뿐인데도 그가 어떤 꿍꿍이를 가지고 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날 이용하겠단 말이지? 오히려 고마운 일인걸!’성연은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북성에 왔으니 전학수속을 빨리 했으면 좋겠어요.”순간 송종철의 안색이 굳어졌다. “알아보는 중이야.”그는 성연이 다시 학교문제로 따지고 들까 봐 재빨리 말했다. “북성에서는 학교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아. 학교에서 연락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해.”사실 그는 성연을 입학시킬 생각이 전혀 없었다.하루라도 빨리 그녀를 강씨 집안으로 보낸 후 돈을 받게 되면, 그 이후의 일은 어떻게 되든지 상관없었다.‘강씨 집안에서 얼마나 버틸지는 순전히 자기 운이지, 뭐.’지금은 성연에게 돈을 적게 쓰는 것이 곧 돈을 버는 것이었다. 성연은 소파에 기대앉아 실눈을 뜬 채 손가락으로 팔걸이를 톡톡 두드렸다.“사립학교 같은 경우에는 그냥 돈 내고 입학시험만 치르면 되는 거 아니에요?”그 말을 들은 임수정은 입에 넣었던 과일을 도로 뱉어내며 그녀를 노려보았다. “넌 사립학교의 일 년 학비가 얼마나 비싼지 알기나 하니?”그녀는 휴지를 꺼내 손을 닦으며 말을 이어갔다.“우리가 그만한 돈이 있다고 해도, 네 성적으로 들어갈 수나 있는 줄 알아?”성연은 손가락을 까딱거리다 멈추며 고개를 들어 그녀를 흘겨보았다.“제 성적은 어떻게 아세요?”임수정은 냉소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학년 내내 꼴찌인데 당연한 거 아니니? 어디 가서 절대 말하지 마. 창피하니까.”실은, 성연의 IQ 지수는 상위 1%였다. 하지만 그녀가 성적이 좋지 않은 이유는 시험문제가 너무 쉽고 간단해서 도무지 도전할 의욕이 생기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귀찮아서 시험을 안 친 것뿐인데, 꼴찌는 무슨?’하지만 이런 얘기를 저들에게 할 필요는 없었다.성연은 손뼉을 짝 소리 나게 치며 소파에서 일어났다.“괜찮아요. 저 혼자 가도 돼요. 돈이나 내주세요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7화 결혼하면 되잖아요

    휠체어에 앉은 강무진의 흰 셔츠 아래로 근육이 선명한 팔이 드러나 있었다.무진은 할머니의 얘기에는 전혀 흥미가 없다는 듯,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다.그는 할머니가 건네준 서류에 손만 올린 채 한참이 지나도 펼쳐 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마음이 급해진 안금여는 자세를 고쳐 앉고는 그를 다그쳤다.“시간만 보내면서 이 꼴로 살면 대체 어쩌라는 거니? 살날도 얼마 남지 않은 이 할머니에게 증손주도 안겨주지 않을 작정인 거야?”무진은 시선을 돌려 할머니를 쳐다보며 늘 그랬듯 냉랭하게 말했다.“손자가 저 하나는 아니잖아요. 증손주는 다른 손자들이 많이 안겨드릴 겁니다.”‘천하의 안금여가 이리 못난 소리를 하는 손자를 어떻게 내버려 둬?’화가 난 안금여는 씩씩대며 호통을 쳤다.“네가 내 장손이고, 후계자야. 그러니 당연히 네가 증손주를 안겨줘야지. 안 그러면 내가 죽어서 먼저 간 네 할아버지를 어떻게 보겠니? 또, 강씨 가문 조상들은 어찌 뵙고!”하지만, 무진이 여전히 서류를 볼 생각이 없어 보이자 그녀는 직접 그것을 펼쳐 그의 눈앞에 들이밀었다.“무진아, 이 할머니 얼굴 봐서 한 번만! 딱 한 번만 만나봐!”그러자 그는 아예 눈을 감고는 딴청을 피웠다.손금여가 첫 장을 넘기자. 소녀의 사진이 보였다.무진의 비서인 손건호가 뜻하지 않게 그것을 보게 되었다. 그는 투명인간처럼 무진의 곁을 지키며 묵묵히 제 할 일을 다 하는 성실한 사람이었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깜박이며 사진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그 여자애였다!그는 허리를 굽혀 강무진의 귓가에 대고 낮게 속삭였다.“보스, 보세요. 그 여자애입니다…….”무진이 눈을 뜨자 눈앞에 환하게 웃고 있는 여자의 얼굴이 보였다. 사진 속의 그녀는 그가 손건호를 시켜 찾았던 바로 그 여자아이였다!이번엔 또 다른 사진이 보였다.흰색 원피스를 입은 소녀의 미소는 상큼했고 자태는 우아했다. 알던 것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그는 눈빛이 진지해지며, 서서히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안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8화 송성연이 만점을 받다니

    안금여는 무진의 대답을 듣는 순간, 온몸에 희열을 느끼며 조금 전까지 했던 근심이 순식간에 날아가 버리는 것 같았다.“난 바로 가서 준비해야겠다. 이 아가씨를 아주 예쁘게 단장해서 네 앞에 데려와야지.”그녀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엉덩이를 흔들며 방을 나갔다. 마치 무진이 딴소리라도 할까 봐 겁이라도 나는 것 같은 모양새였다. 비서 손건호는 자기 보스가 이런 결혼을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까닭에 깜짝 놀랐다.‘정말, 보스가 결혼한다고? 그것도 사진 속의 여자아이와?”‘어려 보이지만, 그간의 행적으로 봐서 보통이 아닌 게 분명해.’……안금여는 애당초 두 가지 상황을 예상하고 준비했다. 손자 무진이 결혼을 받아들이는 상황과 그렇지 않은 상황을 상상하며 그에 맞는 대처법을 생각했으나, 결혼하겠다고 하니 송종철에게 연락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강씨 집안은 성연을 마음에 들어 하며 만족스럽게 생각했다.안금여의 연락을 받은 송종철은 너무 기뻐 소리를 지를 뻔했다. 송성연이 집에 온 이후로 받았던 스트레스가 한 번에 날아가 버리는 것 같았다.드디어 송성연을 시집보낼 수 있게 됐다!이제 남은 일은, 성연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속여서 강씨 집안에 보내 버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다음날, 성연은 학교에 가서 모의고사 시험을 봤다.송종철은 전에 없이 다정하게 힘내라는 응원의 말까지 했다. 정작 얼굴은 쳐다보지도 않은 채.성연은 그를 흘깃 한 번 쳐다본 후, 그대로 지나쳐 차에 올랐다.그 모습을 본 송종철은 화가 나서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하지만, 그녀가 곧 이 집에서 사라질 거라는 생각에 애써 화를 눌러 참았다. 얼마 후, 검은 벤츠가 속도를 서서히 줄이며 멈추어 섰다.입구에 ‘북성남고’라고 쓰인 글자가 보였다.햇빛을 받아 반짝거리는 금빛 간판은 위풍당당한 모습이었다.북성남고는 북성에서 이름난 명문 학교로, 재벌 자제들이 다니는 최고의 귀족학교였다.어떻게 해서라도 상류사회에 속하고 싶은 중산층 사람들은 무리해서라도 자기 자식을 이 곳에 보

최신 챕터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16화 정말 달갑지 않아요

    지금 연계진과 조수경도 결혼식장의 사람들 속에 섞여 있었다.그러나 아무도 그들에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눈길을 보내는 사람조차 없었다.결혼식에 참석한 다른 거물들에 비하면 두 사람은 전혀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이다.조수경은 그야말로 성연을 부러워하면서도 질투하고 증오했다.‘저 자리는 분명히 내 거였어.’‘그러나 송성연이 거듭 초를 쳤지.’‘송성연만 없었다면 지금 강무진과 결혼하는 사람은 나였을 거야.’그리고 무진을 주시하는 연계진의 눈빛은 더욱 원망이 가득했다.‘연씨 가문이라는 강력한 적수가 없었기에 강씨 가문이 지금 잘 나갈 수 있었어.’‘강씨 가문이 지금 가진 모든 건 연씨 집안의 것이었어.’‘강씨 가문과 강무진이 우리 걸 도둑질했어!’‘연씨 가문이 아직 시퍼렇게 살아 있는데, 어떻게 저들 차지가 될 수 있단 말이야?’어두운 표정의 두 사람은 낯빛도 좋지 않았다.만약 다른 사람이 자세히 보았다면, 아마도 결혼식에 참석한 게 아니라 신부를 훔치러 왔다고 여겼을 것이다.정말 참을 수 없게 된 조수경은 이를 악물고 연계진을 바라보며 말했다.“계진 씨, 우리의 계획은 도대체 언제쯤 실행할 수 있을까요?”얼른 주위를 둘러봤지만 아무도 이쪽에 주의하지 않자, 연계진은 비로소 눈썹을 찌푸리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여기서 그런 말을 왜 해? 우리가 뭘 하겠다고 사람들한테 광고라도 하는 거야? 만약 강무진이 알게 되면, 우리 둘을 끝까지 쫓을 거야!”조수경은 마음속으로 불만이었다.‘결국 연계진은 강무진이 두려운 게 아닐까?’그러나 감히 그런 내색을 할 수는 없었다.며칠 동안 함께 지내면서 조수경도 연계진의 성격을 대충 파악할 수 있었다.‘연계진은 다른 사람이 자기 뜻을 거스르는 걸 가장 싫어하지.’조수경은 얼른 사과했다.“내가 너무 조급했어요. 그런 짓을 저지르고도 저것들은 왜 저렇게 잘 사는 걸까요.”이 말이 오히려 연계진을 자극했다.연계진도 조수경과 같은 생각이었다.눈을 가늘게 뜬 연계진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15화 공주님처럼

    사람들이 말하는 사이에 결혼식도 진행되기 시작했다.연미복을 입은 무진은 기사처럼 묵묵히 성연의 곁을 지키면서, 성연에게 가장 진지한 애정을 보여 주었다.성연은 눈처럼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었다.웨딩드레스의 아래쪽 레이스에는 다이아몬드로 장식되어 있어서, 한 벌에 수억 원이나 할 정도로 화려했다.물론 목현수와 샤넬, 그래함과 유채연도 절대 밀리지 않았다.그들의 출중한 외모와 아름다움은 각기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사람마다 모두 자신만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레드카펫에 나란히 선 세 쌍의 신랑 신부가 서서히 앞으로 나아간다.무진과 성연은 가운데에 있었다.결국 목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혼인 선서를 하고 반지를 끼워 주었다.결혼식이 끝났다.세 남자는 한쪽 무릎을 꿇고서 자신의 아내를 쳐다보았다.장내에는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고, 모든 사람들이 이 결혼식을 축복했다.아래에 있던 사람들은 토론을 펼치기 시작했다.“이건 분명히 내가 여태까지 본 결혼식 중에서 가장 호화롭고 가장 성대한 결혼식이야.”이 결혼식에 참석할 수 있는 사람들은 북성에서의 신분과 지위도 낮지 않았다.그러나 이런 큰 인물들이 돋보이는 속에서는, 그들도 일반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게다가 이 결혼식에는 더욱 큰 돈을 썼을 텐데, 누가 이렇게 돈을 아까워하지 않고 낼 수 있겠어?’‘강씨 가문 이외에는 누구도 이렇게 하지 못할 거야.’“그래, 내가 예전에 참석했던 결혼식들은 모두 결혼식도 아닌 것 같아. 이거야말로 진정한 결혼식이야.”“강 대표가 자신의 소중한 여자에게 다시없는 총애를 준 거야.”“이렇게 좋은 남자는 왜 내 남자가 아닌 거야?”이렇게 말하는 젊은 아가씨의 말투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또 가끔씩 머리를 흔들면서 탄식하기도 했다.옆에 있던 동료가 바로 그 아가씨의 입을 막았다.“오늘은 강 대표와 부인의 결혼식인데, 너는 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혹시라도 화를 입지 않도록 조심해!”그 아가씨가 주위를 둘러보고 곰곰이 생각해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14화 시간을 주면 반드시 증명할게

    그 외에도 점점 더 많은 거물들이 등장했다.모두 이 세 쌍의 신랑 신부들을 축복하러 온 것이다.그 자리에 있던 손님들 모두는 이 라인업에 놀라면서도 어느새 좀 무감각해졌다.어떤 불가사의한 인물이 오더라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았다.눈앞의 장면을 보면서 성연도 마음속으로 감탄했다.‘보아하니 다들 보통 사람이 아니었어.’‘평소에는 몰랐는데, 이제야 이렇게 많은 인물을 알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은 바로 무진 씨였어.’무진은 속으로는 더욱 놀라서 성연에게 물었다.“성연아, 저 사람들이 모두 네 친구들이야?”‘이 사람들 중에서 국제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인물이 있겠어?’“맞아요.” 성연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무진이 왜 이렇게 묻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너는 어쩜 이렇게 대단한 거야?” 무진의 입에서 감탄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성연이가 정말 깊숙하게도 숨기고 있었네.’‘내가 아직도 모르는 게 있울지 모르겠어.’“아무리 대단해도 무진 씨 건데요?” 성연은 무진의 품에 안겨 있었다.그날 무진에게 솔직하게 말했을 때부터 성연은 무진에게 속일 일이 없었다.무진이 자신을 믿고 있기에, 성연도 당연히 상응하는 믿음을 줘야 했다.“그 말이 맞아.” 무진은 이마로 성연의 이마에 마주한 채 달콤하게 서 있었다.다른 두 쌍의 달콤함에 비해서, 미스 샤넬과 목현수는 거리가 좀 멀었다.자유로운 생활에 익숙했던 목현수는, 자신이 마음속으로 미스 샤넬을 좋아한다는 걸 알았다.그렇지만 한동안은 미스 샤넬과 어떻게 지내야 할지 몰랐다.그 동안은 줄곧 미스 샤넬이 주동적이었다. 지금 목현수에게 기회가 생겼지만, 오히려 자신을 수동적으로 보이게 만든 것이다.미스 샤넬은 몇 번이나 목현수에게 말을 하려다가 그만두었다.잠시 후, 미스 샤넬이 머뭇거리면서 물었다.“현수 씨, 당신은 불쾌하지 않아요?”그 말을 들은 목현수는 멍해졌다.“왜 그렇게 물어?”“내가 당신에게 결혼을 강요해서 당신이 억지로 나와 결혼했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13화 그래서 내가 지금 왔잖아

    갑자기 현장에서 은은한 바이올린 소리가 들려왔다.즐겁고 경쾌한 바이올린 소리에도 축복이 담겨 있었다.이 은은한 소리는 좀 익숙했다.그 소리를 들은 성연은 깜짝 놀랐다.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보자, 과연 루카의 모습이 보였다.루카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슈퍼스타급의 바이올리니스트이다.루카의 연주회 티켓을 아가씨들이 사려고 해도 매번 판매 시작과 함께 매진된다.루카는 용모도 아주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라서 거의 누구나 다 아는 인물이다.그런데, 그런 사람이 결혼식에 특별히 와서 연주를 한 것이다.여기에는 루카의 팬들도 많았다.무대 위의 루카를 보면서 팬들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다.눈시울도 붉어졌다.한 명문가의 아가씨가 옆에 있던 동료의 손을 꼭 잡고서 말했다.“나는 몇 년 동안이나 항상 루카의 콘서트 티켓을 구하려고 했지만, 현장에서 들어보지 못하고 동영상으로만 볼 수밖에 없었어. 그런데 뜻밖에도 여기서 루카의 연주를 봤으니 내 평생의 소원을 이뤘다고 생각해.”그 아가씨의 흥분한 모습을 보고 있던 동료는 손을 가볍게 두드리면서 말했다.“지금 강 대표의 결혼식을 빌어서 소원을 이뤘으니, 앞으로 강 대표와 강 대표 부인에게 감사해야 해.”“물론이지, 루카, 내 루카는 어쩌면 저렇게 대단할까?” 그 아가씨는 여전히 루카가 있는 방향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집착하는 눈빛이었다.문득 뭔가 생각이 난 그 아가씨가 옆에 있던 동료의 손을 치면서 말했다.“빨리, 빨리, 핸드폰으로 나하고 루카의 사진을 한 장 찍어 줘, 빨리.”동료는 어쩔 수 없이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몇 장만 더 찍어. 오랜만에 루카의 모습을 봤으니까 반드시 많이 찍어야겠어.” 그 아가씨는 자신을 과시하는 자세를 취하면서 동료를 재촉했다.성연은 웨딩드레스 자락을 들고 루카의 앞으로 걸어갔다.“네 결혼식인데 내가 당연히 참석해야지. 우리는 예전에 모두 약속했어.” 루카는 온몸에서 온화한 기운을 발산했다.성연이 놀리듯이 말했다. “첼리스트의 출연료는 저는 정말 드릴 수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12화 그런 말을 해서 뭐 해요?

    이렇게 국제적인 스타 가수인 소지한.그런 소모한이 성연과 무진의 결혼식에 들러리를 서러 온 것이다.소모한은 오늘 성연과 무진의 결혼식에서 사회를 봤다.한쪽에 서서 세 쌍의 신랑 신부를 보고 있자니, 위안도 얻으면서 즐거웠다.얼마 지나지 않아서 또 한 대의 전용기가 무진과 성연의 결혼식장에 도착했다.알고 보니 심우재가 온 것이다.성연은 심우재가 여기에 나타났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심우재의 일은 정말 바빴기 때문이다.결혼식에 올 수 있는 것도 인연에 따른 것이기에, 성연은 결코 강요하지 않았다.그러나 뜻밖에도 정말 바쁜 중에, 시간을 내서 온 것이다.무진과 성연은 함께 심우재를 맞이하러 갔다.“우재 오빠.” 성연은 나지막하게 불렀다.“왜? 곧 아줌마가 되는데도 아직도 아가씨처럼 그렇게 쉽게 부끄러워하는 거야.”심우재가 성연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우재 오빠, 너무 바쁘신데 안 오셔도 됐어요.” 심우재 눈 밑의 다크 서클을 보면서, 성연은 심우재가 얼마나 급하게 일을 해서 시간을 냈을지 생각했다.“내 여동생의 결혼식인데 당연히 내가 와야지. 이 정도의 시간도 낼 수 없을 정도는 아니야.”심우재는 성연이 결혼을 하든 어떤 모습이 되든 줄곧 자신의 여동생이라고 여겼다.“강 대표.” 심우재는 다시 고개를 돌려 무진을 바라보았다.무진이 손을 내밀어 심우재와 악수를 했다.“심 회장님.”“우리 집 성연이를 이제 자네한테 맡길 테니까 잘 해줘야 해. 만약 성연이에게 무슨 억울한 일이 생기게 한다면, 다른 사람이 자네 자리를 물려받게 될 거야.” 심우재의 이 말은 오빠로서 매제에게 하는 경고였다.성연의 친정 사람으로서 무진에게 좀 엄포를 놓으려고 한 게 분명했다.“심 회장님 안심하세요. 저는 그런 기회를 주지 않을 겁니다.” 무진은 예리한 표정으로 심우재를 똑바로 바라보았다.“강 대표, 그럴 필요는 없어요. 강 대표의 그런 마음만 있으면 돼. 만약 성연이에게 잘하지 못했다면, 여기서 나하고 얘기할 기회도 없었을 테니까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11화 그렇게 창피했어요?

    결혼식이 분명한데 하객들의 표정은 마치 스타와 함께 하는 콘서트 같았다.그리고 아래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손님이 아니라 팬인 것이다.성연은 사람들이 왜 이런 표정으로 자신들을 보는지 의문이 들었다.“타타타타, 타타타...”멀리서 헬리콥터 소리가 들려왔다.신랑 신부들은 고개를 들고 붉은색과 흰색이 섞인 헬리콥터 몇 대가 이쪽으로 날아오는 걸 보았다.헬리콥터 아래에는 플래카드도 내걸고 있었다.그래함의 결혼을 축하할 뿐만 아니라, 목현수의 결혼도 축하했다.그 사람들을 본 그래함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그래함은 단지 그들에게 결혼을 통지했을 뿐이다.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기에 그 사람들은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뜻밖에도 그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 것이다.유채연도 옆에서 지켜보고 있자 그래함이 설명해 주었다.“저 사람들은 모두 유럽에 있는 나하고 친한 친구들이야.”유채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었다.곧 누군가가 상공에서 인사를 했다.위에서 수많은 꽃들이 흩날리면서 떨어졌다.조종사의 조종 하에 헬리콥터들은 큰 하트 모양을 형성했다.사람들은 바로 이 모습을 찍었다.‘헬리콥터만 열 몇 대야.’‘강무진의 결혼식이라 해도, 이건 너무 엄청나잖아.’이런 움직임은 부자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다시 한 번 바꿔버렸다.이 장면은 더할 나위 없이 충격적이었다.헬리콥터가 천천히 내려오자, 무진은 그 사람들에게 식탁과 음식을 마련해 줄 것을 지시했다.손건호가 바로 준비해서 그 사람들을 식탁으로 인도했다.미스 샤넬이 목현수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저 사람들은 그래도 꽤 잘 하는데 분간할 수가 없네요. 현수 씨가 지시한 게 아니에요?”“나는 저 친구들이 올 줄 몰랐어.” 목현수는 어깨를 으쓱거릴 수밖에 없었다.심지어 자신은 통지도 하지 않았는데, 그들이 스스로 결혼 얘기를 듣고 온 것이다.목현수도 가슴이 뭉클했다.‘결혼식이 그렇게 중요한 일이기에 친구들도 참석해서 결혼의 증인이 되기를 바란 거야.’“우리 결혼식을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10화 신선의 라인업

    사람들 속에서는 다른 두 쌍의 신랑 신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그들은 강씨 가문의 청첩장만 받았을 뿐 다른 사람들도 함께 결혼식을 올린다는 사실은 몰랐다.그러나 이것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다른 두 커플의 용모 수준도 아주 높았기 때문이다.“강 대표 부부와 함께 결혼식을 올릴 수 있다면 도대체 어떤 신분일까?”“역시 잘생긴 남자와 예쁜 여자가 친구가 되는 거야.”“저 커플들의 사이 좋은 모습, 이거야말로 이 결혼식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야. 정말 부럽네.”“...”모두의 표정에는 축복하는 기색이 역력했다.세 커플의 용모와 기질이 더 막상막하여서, 정말 대단한 시각적 향연이었다.그러나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그래함과 유채연, 그리고 목현수와 미스 샤넬이 누군지 추측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누군가는 몰래 그들의 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리기도 했다.아는 사람이 있는지 보려고.갑자기 군중 속에서 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알았어, 드디어 알았어.”흥분한 모습을 보고, 같이 온 사람이 대뜸 물었다.“뭘 알았다는 거야?”“단상 위에 서 있는 사람이 누군지 알아?” 그 사람이 되물었다.옆에 있던 누군가가 눈총을 주면서 무례하게 말했다.“지금 무슨 쓸데없는 말을 하는 겁니까? 저 사람들의 신분을 알았다면, 우리가 쓸데없이 여기서 의논할 필요가 있겠어요?”“왼쪽에 있는 전통 혼레복을 입은 남자는 그래함입니다!” 그 사람의 목소리는 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그래함이 누구지?” 지금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북성 사람들이다.그래서 이름을 말해도 모두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그 사람은 대답하지 않은 채 미스 샤넬 쪽을 가리키면서 계속 말했다.“저 분은 샤넬 가문의 큰아가씨예요. 세상에, 내가 살면서 결국 이런 대단한 장면을 볼 수 있다니. 저 사람들은 모두 최상류층 중에서도 가장 대단한 사람들이에요.”그 사람이 반만 말하자, 다른 사람들은 정말 초조해 죽을 지경이었다.모두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 검색했고, 곧 두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09화 지나친 소유욕

    그들의 결혼식은 북성에서 가장 큰 5성급 호텔에서 거행되었다.식장의 장식에는 모두 가장 신선한 장미만 사용했다.홍색과 청색이 교차되는 모습이 특히 아름답게 보였다.여기 들어온 사람들이 마치 잘못 들어온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식장 바깥에는 더 주차할 자리가 없어서, 고급차들은 이미 도로의 양 옆에 주차했다.이 결혼식이 얼마나 성대한지 알 수 있었다.결혼식장 안은 더욱 사람들로 북적댔다.상류층 명사들, 패션계의 명인, 연예계의 정상급 스타들을 비롯해서 수많은 거물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이런 사람들은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과 영원히 접촉할 수도 없을 것이다.만약 운이 좋아서 안에 들어올 수 있다면, 평생 가장 대단한 눈요기를 하게 될 것이다.북성에서 이름을 알 만한 사람들은 모두 여기로 왔다.물론 가장 주목되는 초점은 그래도 세 쌍의 신랑 신부들이었다.미남미녀의 조합은 사람들을 눈을 돌리지 못하게 만들었다.사람들은 단지 성연과 무진만 알고 있다.그래함과 유채연, 목현수와 미스 샤넬도 함께 결혼식을 올린다는 사실은 몰랐다.목현수 쪽은 진작에 결혼하기로 결정했다.그래함과 유채연의 결혼은 그래함이 급하게 유채연을 찾아서 결정한 것이다세 쌍이 결혼하게 되면 좀 시끌벅적할 것이다.그리고 그래함도 빨리 유채연과 평온한 가정을 갖고 싶어했다.성연은 무진에게 그래함과 유채연의 결혼 준비를 해 주도록 당부했다.무진은 결혼식을 무사히 치를 수 있도록 서둘러 웨딩드레스와 양복을 만들게 했다.세 명의 신부가 단상에 올라섰는데, 저마다 독특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었다.그리고 다른 두 신랑도 재계의 쟁쟁한 인물이라서 이 결혼식은 정말 볼 만했다.세 쌍의 신랑 신부 모두 행복이 가득한 얼굴이었다.성연과 무진은 줄곧 손깍지를 하고 있었다.성연이 고개를 들어 무진을 바라보았다.“오늘 사람이 정말 많아요.”성연은 자신이 무진의 능력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북성에서 누구의 결혼식이 이렇게 초점이 될 수 있겠어?’‘강씨 가문을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08화 함께 결혼식 올리기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곧 성연과 무진의 결혼식이 다가왔다.분장실에 앉은 성연은 이미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었다.무진은 관례대로 검은색의 양복을 입고 있었다.하지만 수트의 어두운 무늬 때문에 더욱 질감이 두드러져서 고급스럽게 보였다.성연의 흰색 웨딩드레스와 어우러져서 아주 클래식한 조합을 이루었다.거울 속의 성연을 보는 무진의 눈빛에는 미모에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놀라고 매혹됐다는 게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성연아, 너 오늘 정말 예뻐.”성연은 무진이 이렇게 빤히 쳐다보자 좀 불편했다.“그만 좀 보면 안 돼요?”“내 마누라를 내가 안 보고 누굴 보겠어?” 무진은 성연의 손을 꼭 잡았다.성연의 화장을 도와준 메이크업 아티스트들도 두 사람을 보면서 웃었다.그들의 은근한 눈빛 때문에 성연은 더욱 난처했다.“빨리 손을 놔요.” 원래 성연은 부끄러워하지 말아야 했다.하지만 왜 그런지 갈수록 성연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싫어.” 무진은 아주 자연스럽게 성연의 앞에서 억지를 부렸다.이 정도는 그래도 가벼운 편이다.이렇게 사람이 많지 않았다면, 무진은 성연을 품에 꼭 안았을 것이다.성연은 정말 무진에게는 방법이 없으니 그저 모른 척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다.'삐걱'.분장실 문이 다시 열렸다.강운경의 부축을 받으면서 안금여가 들어왔다.성연을 본 안금여도 감탄하면서 말했다.“성연아, 너 오늘 정말 예쁘구나.”평소에 성연은 화장과 화려한 옷차림을 거의 하지 않아서, 집에서도 아주 편하게 있었다.그런데 지금 이렇게 꾸미니 효과가 더 두드러진 것이다.“할머니...”성연은 원망하듯이 대답했다.만약에 얼굴에 그렇게 두껍게 화장을 하지 않았다면, 자신의 얼굴이 벌써 빨갛게 달아올랐을 거라고 생각했다.“무진이가 또 여기서 방해하는 거 아니야?” 안금여는 무진을 보면서 눈을 부릅떴다.“할머니, 무슨 말씀이세요? 제 마누라를 보는 게 어떻게 방해가 될 수 있겠어요?”“낯가죽도 두껍구나!” 안금여가 웃으면서 놀렸다.그리고 손목의 시계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