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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1화 불쌍한 척 보이려는 걸까

엄마 진미선이 지금 남편의 집에서 잘 지내지 못하고 있음을 성연도 알아차렸다.

원래 관여하고 싶지 않았던 성연이다.

하지만 불현듯 임종 직전 남기신 외할머니의 말이 귓가에 울렸다.

외할머니는 누구도 미워하지 말라고 당부하셨다.

그러지 않으면 사는 게 너무 힘들다고.

한 차례 입술을 앙 다문 성연이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

“몸의 상처는 어떻게 된 거예요?”

성연의 말을 들은 진미선은 속으로 깜짝 놀랐다. 꽁꽁 가린다고 가렸는데도 성연이 알아차린 것이다.

곧장 정신을 차린 진미선은 황급히 상처 부위를 다시 가렸다.

그리고 성연의 시선을 슬며시 피하며 대답했다.

“아, 아무것도 아니야.”

성연은 말도 안되는 진미선의 변명을 듣고 싶지 않았다.

직접 묻는다고 진미선이 사실대로 인정할 리는 없을 터.

항상 남들 눈을 의식하는 그녀는 자신에게 말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성연은 진미선의 팔을 잡아당기며 소매를 걷어 올렸다.

그러자 육안으로 보이는 상처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팔에 있는 더 큰 멍자국이 보였다.

이미 시퍼렇게 부어오른 피멍 자국이 팔 전체에 퍼져 있는 형상이 무서워 보일 정도다.

진미선의 상처가 생각보다 심한 걸 보는 순간, 뜻밖에도 성연은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알 수 없는 화가 치밀어 오르는 걸 느꼈다.

화가 난 성연이 추궁하듯 물었다.

“그 남자가 때린 거예요?”

예전에는 아버지 송종철이야 말로 상종 못할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진미선에게 이처럼 폭력을 쓰지는 않았다.

그러나 진미선은 지금의 남편을 만나 재혼을 했다.

그런데 손찌검을 당했다?

당연히 다른 사람일 리가 없지 않는가.

재혼한 가족 외에 다른 사람을 떠올릴 수가 없었다.

성연이 이미 눈으로 확인했지만, 진미선은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그저 고개를 숙인 채 변명했다.

“아니야.”

왕대관은 자신에게 손을 대지 않았다. 단지 냉랭한 태도로 자신이 어떻게 되든 상관하지 않을 뿐.

성연이 눈을 가늘게 떴다.

‘왕대관이 아니라면 왕씨 집안의 그 노친네겠군.’

왕대관의 모친이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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