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 제515화 이제는 되돌릴 수 없어

공유

제515화 이제는 되돌릴 수 없어

작가: 노끼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흔들흔들 바다 위를 떠다니는 것처럼 나른하니 무척 기분이 좋았다.

무진의 안마로 신경이 풀리며 온몸이 노곤하니 졸렸다.

무진의 다리를 베고 있던 성연이 갑자기 뭔가 생각이 난 듯 무진에게 물었다.

“무진 씨 상처는 어때요?”

귀국한 후 무진은 일이 많아졌다.

제대로 쉬지도 못할 만큼.

성연은 매일 무진이 사골국 마시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생각해 보니 한동안 무진에게 몸 상태를 물어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무진은 손 동작을 멈추지 않은 채 대답했다.

“거의 다 나았어.”

성연은 썩 신뢰하지 않았다.

무진은 요즘 과부하에 걸릴 정도로 일이 많았다.

다 처리할 수 없을 정도의 일이 날마다 쌓였다.

이런 상황에서는 상처가 아무는 속도가 더딜 것이 분명.

성연은 원래 행동파였다.

무진에게 속아 넘어 가느니 직접 보는 게 낫지.

성연은 무진이 반응할 틈을 아예 주지 않았다.

무진의 손을 꽉 잡은 채 소매를 끌어올렸다.

성연은 무진의 다리를 베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무진은 잠시 숨이 멎는 듯했다.

상처 부위 전체를 다 만져본 후 비로소 무진이 잘 회복되었음을 확인했다.

“손대지 마.”

거의 20여 년을 외롭게 지냈던 무진이었다. 그러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자 자신을 통제하기가 힘들었다.

이제는 되돌릴 수 없다는 게 명확했다.

평소 그가 자랑하던 강한 의지도 성연 앞에서는 한 방에 나가떨어졌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그렇게 깊이 빠져 있었다.

자신이 무진에게서 어떤 반응을 이끌어내는지 성연은 아직 잘 몰랐다.

그래서 무진의 말을 들었을 때 자동적으로 든 생각은 무진이 자신에게 상처를 보여주고 싶어하지 않는구나였다.

그러니 미간을 찡그린 성연의 입에서 나오는 말투가 좋지 않을 밖에.

“왜요? 나는 만지지도 못해요?”

무진이 손대지 못하게 하자 기어코 손대려 하는 건 또 무슨 심사인지.

그것도 모자라 아예 옷 자락을 젖히고 무진의 복근을 쓰다듬었다.

매일 운동을 하는 무진이다 보니 복부에는 얄팍한 복근이 자리잡고 있었다.

퍽 단단하게 만져지는 것이 감촉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516화 찬 기운

    잠시 멍하니 있던 성연이 고개를 들어 무진의 눈을 마주보았다.동시에 머리 밑의 느낌이 좀 이상한 것 같았다.성연은 뒤늦게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성연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재빨리 무진의 다리 위에 뉘였던 몸을 일으키며 손을 떼고는 도망치듯 뛰어갔다.‘아무것도 안 한 것 같은데?’성연의 뒷모습을 보며 무진이 한숨을 쉬었다.곧바로 욕실로 가서 찬물로 샤워를 했다.욕실에서 나왔을 때 피부에는 찬기운이 가득했다.안타까운 마음에 속으로 생각했다.‘도대체 언제쯤 다 자랄지…….’조만간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리라는 걸 깨달았다.하루하루 이런 자질구레한 일들을 처리하느라진즉 피곤했던 성연은 베개에 머리를 대자 아무 생각없이 잠이 들었다.무진이 얼마나 냉가슴만 끙끙 앓고 있는지 알 리가 전혀 없었다.눈 깜짝할 사이에 토론대회의 날이 되었다.학교는 이번 시합을 강당에서 개최하기로 했다.학생들이 참관하는 데에도 동의했다.이번 대회의 관객들은 거진 모두 북성남고 학생들이었다.성연은 북성남고에서 늘 화제를 일으키는 인물이었으니까.그녀가 참가한다는 사실을 알고 많은 학생들이 몰려와서 시끌벅적했다.동시에 모두 성연의 능력이 어떤지 보고 싶어했다.이번 토론대회가 비교적 중요하다고 생각한 학교는 강당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특별히 학생들에게 하루 휴가를 주었다.강당 전체가 빼곡히 찬 모습이 아주 장관이었다.성연은 아직도 교실에 앉아 있었다.대회는 아직 시작 전이었다. 성연은 조급해하지 않았다. 충분히 준비했지만 상대방의 수준이 어떤 지를 볼 수밖에 없었다. 상대의 전술에 따라 방법을 강구할 밖에.성연은 자료를 한 번 볼 생각이었다.선생님들이 준비를 위해 나가자 수업하는 반은 없었다. 학교의 온 교실들이 시끌시끌했다.잠시 자료를 보고 있던 성연은 누가 팔을 잡아당기는 걸 느꼈다.약간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자 짝인 주연정이 자신의 옷소매를 잡아당기고 있었다.주연정에 대해 성연이 가진 인상은 비교적 괜찮은 편이다. 아주 단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517화 패배는 없다

    교무주임부터 교장까지 앞으로 나가 인사말을 했다.“우리 북성남고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번 대회에 임하는 여러분의 기세가 아주 대단하군요.”북성제일고의 교사도 손을 내밀어 교장과 악수했다.“북성남고도 만만치 않은 걸요. 이번 참가자 중에 다크호스가 있다고 들었습니다?”“다크호스까지는 아니지만, 재능이 있는 학생이 있기는 합니다만.”교장이 겸손하게 받았다.“그럼 이번에 우리 북성제일고도 최선을 다해야겠군요. 그렇지 않으면 연속 우승의 신화가 깨지겠는데요?”북성제일고 교사의 말에서 다소 불을 지르는 듯한 뉘앙스가 묻어났다.어찌 되었든 북성남고가 우승을 차지한 지 한참이나 되었으니.그냥 지나치지 못한 북성남고의 교사 한 명이 입을 열려고 하자 교장이 막았다.교장은 큰소리로 장담하지 않은 채 약간 유보적인 자세로 말했다.“이번 대회가 아주 볼 만하겠습니다. 지켜보도록 하지요.”북성제일고 교사는 눈가에 미치지 않는 억지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북성제일고 사람들이 왔을 때 성연과 학생들에게 선생님이 미리 알려주었다.이때 성연과 참가 선수들은 교장과 교사들 뒤편에 서 있던 참이었다.맞은편의 교사가 성연과 남고 쪽 대표들을 한 번 쭉 훑었다.그리고 눈살을 찌푸렸다.북성남고 쪽 이번 대회 참가자들 모두 낯선 얼굴들 같았다. 예전에 얼굴을 익혔던 그 몇 명은 보이지 않았다. ‘설마 진짜 전세를 뒤집을 기회가 있을라고?’생각은 생각일 뿐. 북성제일고의 교사는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양쪽 학생들이 서로 인사하게 살짝 옆으로 비켜섰다.북성남고의 주 토론자인 성연이 앞으로 나서 팀을 인솔하며 북성제일고 참가자들에게 인사했다.북성제일고의 주 토론자는 남학생이었다. 유난히 하얀 피부에 각진 얼굴이었지만 풋풋한 소년미를 풍기며 아주 멋있게 생겼다.“안녕, 정우석이라고 해.” 남학생이 다가와 손을 내밀며 먼저 자신을 소개했다.성연도 손을 내밀어 그의 손에 살짝 닿았다 뗐다. 성연 역시 담담한 음성으로 인사했다.“안녕, 송성연이야.”소개하는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518화 비교불가

    전반전이 끝날 때 정우석이 먼저 성연에게 다가와서 인사를 했다.그는 감탄의 눈빛을 숨기지 않았다.“송성연, 너무 멋졌어. 후반전 토론이 기대되기 시작했어.”성연도 정우석에게 칭찬했다. 그는 확실히 대단했다.하마터면 막아내지 못할 뻔했을 정도로.대등한 실력을 가진 두 사람이 서로의 실력을 알아보는 건 당연지사.그래서 성연은 정우석에 대해 존중할 만한 상대라고 평가했다.성연이 웃으며 칭찬을 받았다.“고마워. 너도 대단하더라.”성연이 자신에 대해 나쁜 감정이 없음을 알아차린 정우석이 그 틈에 한 가지 제안을 했다.“나에게 너희 학교 구경 좀 시켜 줄래?”지금은 점심 시간. 북성제일고 사람들도 모두 여기에서 점심을 먹는다. 전반전이 끝난 후 휴식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 있었다.후반전은 오후가 되어야 시작될 터이고.마침 식당에 가려던 성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정우석에게 길을 안내했다.“그래.”미소를 지은 정우석이 성연의 뒤를 따라 갔다.나머지 참가자들도 이 기회에 서로 짝을 지어 이동했다. 상대편 선수라는 사실은 서로의 친선 도모에 하등 문제되지 않았다.모두 청소년들이었다. 다들 잘 노는 성격들인지 곧 친해져서 하나가 되었다.북성남고는 경치가 뛰어났다.건물도 아주 예뻤다.북성남고가 귀족학교라 불리는 것도 허명이 아니었다.학교 외부적인 명에 있어서 북성제일고는 당연히 북성남고에 비할 바가 못되었다.군중 속에서 모두 북성제일고 학생들의 부러움에 찬 음성들이 가득했다.“너네 북성남고 너무 멋있는 거 아니니? 교복도 진짜 예쁘다. 촌스러운 우리 교복과 달리 말이야.”북성남고의 교복은 영국풍 교복의 표준이다. 남학생은 바지, 여학생은 스커트의 양장 차림으로 교복 컬러도 아주 예뻤다. 또 북성남고의 상징 로고인 왕관이 새겨져 아주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었다.반면 북성제일고의 교복은 확실히 평범했다.모두 모두 긴 바지와 반팔 디자인에 통일된 파란색으로 남학생 여학생의 구별이 없었다.역시 비교 대상이 없었다면 상처도 없었을 터.이때 북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519화 적대감이 호감으로

    토론에 참가할 정도의 학생이니 말재간이 뛰어났다.성연이 북성남고에 온 이래 일어난 각종 사건들을 생생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첫 번째는 소문난 열등생에서 공신으로의 반전.그야말로 텔레비전에서나 나올 법한 스토리다.이 사건은 상대 학교의 학생들에게까지 찬탄을 불러일으켰다.“거야 말로 진정한 고수 아니야? 송성연, 너 정말 대단하다.”“그래, 시간이 있으면 너에게 제대로 배우고 싶다.”“내 말이. 토론만 잘하는 게 아니라 다방면으로 뛰어나네. 북성남고에는 진짜 인재가 많구나.”모두들 추켜세우는 말을 하자 성연은 좀 쑥스러웠다.울지도 웃지도 못한 채 자신을 놀리는 아이들을 보며 어찌할 줄을 몰랐다.이런 상황을 겪어본 적이 없던 성연은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또 어떻게 대해야 할지.이 아이들의 감정은 솔직하고 순수했다.모두 성연에게 호감을 가진 게 보였다.서로 이야기하는 사이에 식당에 도착했다.북성제일고와 북성남고의 아이들은 이미 친해져 거리낌이 없었다.조금 전 토론장에서 내보였던 적대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함께 웃고 떠들었다.이 시각, 교사 식당.북성제일고 교사와 북성남고 교사가 뜻하지 않게 한 자리에 만났다.모두 조금 전 각 팀을 이끌던 선생님들이다.만나서 모두 함께 밥을 먹었다.그들 대화의 중심은 당연히 방금 전의 토론 시합을 벗어나지 못했다.“북성남고는 올해 입이 아주 매섭더군요. 그런 에이스가 있으면서 막판에 가서야 내놓다니, 쯧쯧.”북성제일고의 교사가 그 자리에서 탄식했다.“당연하지요, 안 그러면 어떻게 북성제일고와 맞섭니까?” 조금 전 토론 시합에서 보여준 북성남고의 활약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북성남고의 교사는 은근히 뻐기는 투로 말했다.이건 북성남고 역사 이래 가장 뛰어난 활약이었다.“북성남고의 송성연 학생, 정말 대단하던데요. 좋은 싹인 것 같습니다. 그처럼 교묘한 측면에서 토론할 수 있는 학생은 지금껏 본 적이 없었어요. 정말 대단해요. 대단해.”북성제일고는 여러 해 동안 우승을 가져간 학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520화 좋은 기회를 놓칠 리가 없다

    성연은 북성제일고 아이들과 함께 앉아 점심을 먹었다.정우석은 성연의 맞은편에 앉았다.공교롭게도 정우석 역시 수학올림피아드 이야기를 꺼냈다.“송성연, 조금 있으면 수학올림피아드가 열리는데, 너도 참가할 거니?”진지하게 상대할 만한 맞수를 정말 오랜만에 만난 정우석이 성연에게 물었다.성연과 다시 한번 맞붙어 보기를 희망하면서.성연이 손을 휘이 저었다.“난 관심 없어.”토론회에 참가하는 것만으로 성연은 이미 지쳤다.‘올림피아드까지 참가해서 나더러 피곤에 절어 죽으라고?’ 사실 이것들이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아니다.가장 주요한 이유는 사실 성연은 대회에 참석하고 그런 걸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 무척 단순한 이유다.대회 참가자 명단 안에 포함되어 있던 정우석은 성연의 대답에 좀 아쉬움을 느꼈다. 그는 작년에도 다른 학우 한 명과 같이 북성제일고를 대표해서 출전했었다.북성제일고에는 더 많은 우등생들이 있었지만 대부분 성적이 비슷하니 별 차이가 없었다.그리고 정우석도 그 중의 하나였다.그는 송성연이라는 이 상대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실력 있는 상대와 싸워야 재미가 있는 법.성연과 함께 북성남고 대표로 토론 시합에 참가한 학생이 옆에서 듣고 있더니 성연을 향해 말했다.“아마 나중에 선생님이 성연이 너를 불러서 이 일을 말씀하실 것 같은데? 너는 신경 쓰고 싶지 않겠지만 그렇게는 안될 것 같다.”‘북성남고에서 송성연 같이 뛰어난 인재를 찾기는 어렵지.’‘완전 만능 천재라니까.’‘북성남고의 선생님들이 이렇게 좋은 기회를 그냥 놓칠 리가 없지.’당연히 송성연을 끌어다 내보낼 것이다. 그러지 않는 한 북성남고에 승산이란 전혀 없으니까.귀찮게 느껴진 성연은 저도 모르게 이마를 찡그렸다. 지금 더 후회스러웠다. 선생님께 토론대회에 참가하겠다고 약속한 일이.하나를 하니 또 다른 일들이 생긴다. 다음에는 또 무슨 핑계를 대고 거절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다.‘지금은 이미 참가했으니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을 테고.’‘일단 토론대회 이 일부터 해치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521화 힘에 부치다

    토론대회 일정을 알고 있던 무진도 성연이를 보러 왔다.성연이가 말한 것이 아니라 교장이 그에게 일정을 알렸던 것이다.아침에는 중요한 다국적 회의가 있어서 올 수가 없었다. 대신 오후 후반전이 막 시작되던 즈음에 무진이 2층 귀빈석에 등장했다.테이블 위에는 교장이 미리 준비해 둔 다과가 놓여 있었다.무진의 옆에 서 있던 손건호가 물었다.“보스, 더 필요한 게 있으면 제가 바로 준비해 오겠습니다.”무진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조용히 해.”손건호가 즉시 입을 닫았다. 그리고 자기 보스의 시선이 곧바로 어린 사모님에게 향하는 게 보였다. 뚫어질 듯 사모님만 바라보는 시선을 숨기지도 않았다.손건호는 입꼬리를 늘어뜨렸다. 할 수만 있다면 보스 강무진의 닭살 돋는 애정행각은 보고싶지 않았다.‘나보다 괴로운 사람은 없을 거야.’북성남고의 강당은 1,2층으로 나뉘어 있었다.감상하기엔 2층이 최고였다.평소에는 보통 잘 개방하지 않다가 귀빈이 올 때만 교장이 2층으로 모셨다.모두 강당 1층에 안자 있었고 아무도 무진의 존재를 알아채지 못했다.성연조차도 무진이 온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토론이 새롭게 시작되었다.역시 피를 튀기는 싸움이었다.지고 싶지 않은 정우석이 성연을 자극했고, 승부욕이 끓어오른 성연 또한 연관된 전공은 싹 다 꺼내 휘둘렀다.정우석 쪽은 이미 대답하기 힘들어지기 시작했음이 눈에 보였다.그 기회를 놓치지 않은 성연이 기세를 더욱 끌어올려 정우석을 말문을 막아버렸다.브레이크 타임에 모두 잠시 멈추고 물을 마셨다.후반전에서 한 세트를 따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정우석은 어쩔 수 없음을 느꼈다.전반전에는 숨겨두었던 실력까지 모두 드러내 보였다.하지만 송성연은 정말이지 너무 강력한 적수인지라 반박의 여지가 전혀 안 보였다.정우석은 북성제일고에서 가장 뛰어난 학생이었다.그런 그가 지금 이런 지경까지 밀리는 모습을 보면서 북성제일고의 학생들은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꿈 아니야? 아니 네가 내 뺨을 한 대 때려 볼래?”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522화 그녀를 선발하기를 잘했다

    그 중에서도 북성남고의 함성이 가장 우렁찼다.북성제일고 학생들 역시 결과에 승복하고 박수를 쳤다.이번 시합은 정말 멋졌다.학우들은 성연의 또 다른 면모를 알게 되었다.성연에 대한 이야기는 예전에 이미 수많은 버전으로 학생들의 입을 통해 전해졌었다.그러나 누가 뭐라 해도 자신이 직접 본 것만큼의 강렬한 인상을 주진 못했다.송성연, 정말 ‘공신’이라는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북성남고의 교사들도 감격해 마지 않았다.이번에 송성연을 선발한 건 역시 훌륭한 선택이었다.북성남고는 토론대회에서 2년 연속으로 북성제일고에 무참히 밟히며 패배했었다. 그러다 이제 드디어 이겨서 북성남고의 위세를 떨칠 수 있게 된 터였다.성연도 경기가 끝난 것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드디어 끝났어.’학교의 많은 선생님들이 모든 기대를 자신에게 걸고 있는 상황에서 성연이 전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었다.어쨌든 이겼다. 이 결과가 성연은 아주 만족스러웠다.무대 아래에서 환호성이 하늘을 찌를 듯한 가운데 정우석이 성연에게 다가와 요청했다.“송성연, 나랑 톡하지 않을래? 앞으로 흥미가 있는 것들에 대해 같이 토론할 수 있게.”톡을 요청하러 온 정우석은 좀 불안한 마음이었다.성연이 다른 여자애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태까지 거절당할까 떨기는 처음이었다.성연은 거절하지 않았다.그녀는 정우석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자신만 아니었다면 전국 고등학교에서 토론으로 정우석을 이길 사람은 없을 거라고 추측했다.‘정우석이 재수가 없었던 거지.’또한 정우석이라는 아이 자체가 싫지 않았다.그래서 성연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좋아.”성연이 승낙하자 기쁨의 빛으로 눈을 반짝이며 정우석이 곧장 핸드폰을 꺼냈다.성연이 폰번호를 불러주자 정우석이 바로 저장하고는 채팅방을 개설했다.정우석의 입꼬리가 계속 위로 올라가며 말투에도 웃음기가 묻어났다.“걱정 마. 보통 때는 너를 방해하지 않을게.”성연은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속으로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523화 그녀가 다른 사람을 좋아하면 어쩌지

    성연이 원하지 않는 내색을 보이자 이윤하는 속의 생각을 삼켰다.그리고 냉담한 음성으로 반의 다른 학우들에게 한 마디 하며 해산시켰다.“공부가 중요하니? 노는 게 중요하니? 축하하긴 뭘 축하해? 너희들 이런 생각 하지 말고 송성연에게 좀 배우는 게 어떻겠니?”반 학우들 모두 이윤하의 말을 듣고도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이전에 송성연을 가장 업신여겼던 사람이 바로 이윤하 아니었나?그 짧은 기간에 송성연이 이윤하의 총애를 받는 반전이 일어나리라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역시 선생님들은 하나같이 성적을 보는 거지.’‘만약 이윤하가 예뻐하지 않는 학생이 있다면 그건 뭐 다른 이유가 아니라 송성연보다 성적이 떨어져서야.’‘참 비참하네.’교문을 나서던 성연은 무진에게서 연락을 받았다.무진이 길 모퉁이에 있으니 성연에게 직접 찾아오라는 메시지였다.성연의 머리가 의아함으로 가득찼다.자신이 이때쯤 나오리라는 걸 강무진이 어떻게 알았지? 마치 딱 맞추어 계산한 것처럼.성연은 아직 기사에게 메시지를 보낼 짬도 없었다.토론 대회 때문에 학교는 30분 일찍 파했는데 강무진이 어떻게 알았을까?속으로 의심이 잔뜩 들었지만 성연은 일단 무진이 말한 그 자리로 갔다.도착한 후 성연은 차문을 열고 올라탔다. 과연 차에는 무진이 타고 있었다.자리에 앉자마자 갑자기 무진의 입에서 한마디가 흘러나왔다.“오늘 토론 아주 훌륭했어.”성연의 눈이 순간 휘둥그레졌다.속으로 더 이상하게 생각하며 말했다.“무진 씨도 와서 내 시합을 본 거예요?”성연이 한 바퀴 기억을 되짚었지만 무진의 모습을 본 기억이 없었다. “음.” 무진이 담담한 음성으로 대답하며 왔었단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강무진이 무슨 생각으로 그런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 물었다. “와 놓고는 왜 나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았어요?”무진이 바쁘리라 생각해서 이번 대회 일정을 그에게 알리지도 않았었다.무진은 거의 매일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있었으니.자신의 토론 대회는 그리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럴

최신 챕터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74화 꼭 받아주세요

    목현수와 미스 샤넬을 보낸 후 성연의 시간은 다시 한가해졌다.지금 성연은 정원에서 꽃나무에 가지치기를 하고 있었다.꽃모종이라고 하지만, 사실 다소 귀한 약재들이다.엠파이어 하우스는 산중턱에 위치해 있다.거의 비료를 준 적이 없는 셈인데도 토양이 아주 비옥했다.성연이 몇 그루를 심어 보았는데 모두 살아남았다.손을 씻고 거실로 들어오는데 테이블 위에 놓인 휴대폰이 울렸다.화면에 뜬 낯선 번호에 성연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누구지, 이 사람은?’‘기억에 없는 번호인 것 같은데?’원래 받기 싫은 마음에 잠시 망설이던 성연이 결국 전화를 받았다.“네.”“송성연 양, 저 조수경이에요.”휴대폰 건너편에서 조수경의 떨리는 음성이 들려왔다.성연의 두 눈썹 앞머리가 올라갔다.“조수경 씨가 무슨 일로 전화하셨죠?”조수경이 자신 때문에 고택에서 쫓겨난 이후 오랜 시간 동안 성연은 조수경을 보지 못했다.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자신에게 전화를 할 줄은 정말 뜻밖이었다.‘그런데 내 폰 번호를 어떻게 알았지?’조수경은 가는 음성으로 말했다.“송성연 씨, 얘기 좀 하고 싶어요.”성연은 나갈 생각이 없었다. 조수경은 더더욱 보고 싶지 않았고.조수경을 본다면 그날 밤의 그 장면이 떠오르며 불쑥 화가 치밀어 오를 것이다.‘그런데 왜 조수경은 자신의 화를 돋우려 하는 거지?’“죄송합니다만, 요즘 바빠서 시간이 없네요.” 성연의 음성은 의외로 담담했다. 음성이 오르내림이 전혀 없이.오늘 반드시 성연을 만날 결심을 한 조수경이 애원을 하듯이 사정했다.“송성연 씨, 제발, 한 번만 저를 만나 주세요. 요 며칠 저는 무척 괴로웠어요.”성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조수경이 더 간절히 매달리며 이어 말했다.“그냥 송성연 씨와 몇 마디 하고 싶을 뿐이에요. 다른 어떤 것도 없습니다. 성연 씨, 제발 부탁해요.”성연이 조수경을 겁내서가 아니었다.그러나 그녀가 이렇게 억울하다는 듯이 사정하는 목소리를 들으니, 도대체 조수경이 자신에게 무슨 이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73화 다시 널 만나러 올게

    5일의 일정 동안 세 사람은 북성의 명소 네다섯 곳을 돌아다녔다.원래 좀 더 있을 생각이었지만, 샤넬 가문에 뭔가 일이 생겼는지 곧 돌아가야 했다.성연은 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아직 가보지 못한 더 재미난 곳도 많은데.풀이 죽어 있는 성연의 모습에 미스 샤넬이 웃으며 성연의 뺨을 꼬집었다.“그러지 마. 나중에 우리 다시 올 기회가 있을 거야.”갑자기 일이 생겼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란 생각에 성연이 고개를 끄덕였다.성연은 매일 같이 업무로 바쁜 무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떠나는 미스 샤넬과 목현수를 대접하기 위해 음식점 한 곳을 예약했다.성연이 이번에 예약한 곳은 평이 좋은 가정식 요리 전문점이었다.오랜 시간 외국에서 생활한 목현수가 이런 정통 가정식을 먹을 기회가 별로 없었을 거라 생각한 성연이 특별히 그에게 맛 보여 주기 위해 선택한 곳이었다.테이블에 오른 음식들은 소담하면서도 먹음직스러웠다. 미스 샤넬은 눈앞의 음식들을 보며 폰을 들어 한참 촬영을 한 후에 젓가락을 놀리기 시작했다.“정말 맛있어. 와, 매번 색다른 맛을 경험하게 해 주네요.” 이곳의 음식이 정말 마음에 들었는지 미스 샤넬이 연신 감탄했다.입에 맞지 않는 것들은 전혀 없는 모양이다.“맞아요. 우리 북성에는 맛있는 음식과 재미난 것들이 정말 많아요.” 성연이 미스 샤넬씨에게 음식을 집어주며 말했다.“맞아요. 이곳은 산수가 수려해서 경치도 너무 아름다워요. 앞으로 현수 씨가 원한다면, 현수 씨를 따라 이곳에 와서 정착해도 좋겠어요.” 첫날을 제외하고 그 이후의 시간을 미스 샤넬은 무척 즐겁게 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좋아요. 그러면 그 때 우리 적당한 곳을 고를 수 있어요. 나랑 무진 씨도 두 사람과 같은 곳에 살고.” 그 생각을 하던 성연은 꿈을 꾸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그것도 좋죠.” 샤넬 양이 맞장구를 쳤다.그러나 그 가능성은 몹시 희박했다.샤넬 가문은 유럽에서 세력이 무척 큰 가문 중의 하나.지금 연세가 많은 미스 샤넬의 아버지는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72화 내 몫은 없는 줄 알았어요

    남은 일정 내내 성연은 미스 샤넬, 목현수와 함께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북성 주위의 관광 명소들은 전부 한 바퀴 돈 셈이다.무진의 당부를 새기며 최대한 깊은 물이 있는 곳은 피하면서.또 성현은 미스 샤넬과 목현수 두 사람을 위해 온갖 명소들을 방문해서 즐길 계획을 짰다.성연은 하룻밤 내내 자신의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그래도 무진의 말을 잘 따른 셈이다. 위험한 곳들은 가지 않았으니까.오늘 그들이 함께 온 곳은 커플들을 위한 테마파크였다. 주위에는 온통 팔짱을 낀 젊은 커플들이었다. 공기 중에는 핑크빛 기운이 가득했다.반면, 목현수와 미스 샤넬의 사이에 혼자 낀 성연은 눈치 없는 들러리 같았다.성연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미스 샤넬과 목현수 두 사람의 감정을 자극하기 위해 이곳을 선택한 거니까 말이다.그러나 지금 서로 손을 깍지 낀 채 닭 털을 날리고 있는 두 사람을 보니, 성연 자신이 피해 줘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다.성연은 속으로 후회했다. ‘괜히 사서 고생한 거 아냐?’‘진즉 알았으면 무진 씨를 데리고 올 걸 그랬지.’“샤넬, 저기 아이스크림 파는데, 먹을래요?”성연은 핑크색으로 장식을 한 건너편의 가판대를 가리켰다.성연과 미스 샤넬은 생각보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았다.그래서 성연은 미스 샤넬이나, 샤넬 양이라고 부르는 게 좀 어색해서 그냥 바로 이름을 불렀다.“나도 먹어요.” 미스 샤넬이 혀로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목현수가 잠시 주변을 살폈다. 아직 해가 높이 떠 있는 낮 시간.하지만 건녀편에는 그늘이 전혀 없었다.목현수는 양산을 두 사람에게 건네며 말했다.“두 사람은 여기서 잠시 기다려. 내가 사올 게. 무턱대고 저쪽으로 갔다가 더위 먹으면 어떡하려고?”고개를 살짝 끄덕인 성연은 목현수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샤넬, 무슨 맛 아이스크림을 먹을 거야?” 목현수가 먼저 미스 샤넬에게 물었다.“다 괜찮아요, 당신이 사 주는 거랴면요.”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71화 당신과 기꺼이 결혼할 거야

    식당 안.미스 샤넬은 자신이 좋아하는 메뉴를 앞접시에 가득 담았다.그러나 목현수는 음료수 한 잔만 손에 쥔 채 미스 샤넬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의아하게 쳐다보던 미스 샤넬이 물었다.“안 먹어요? 왜 날 쳐다보고 있어요?”오늘 목현수가 좀 이상했다.“많이 먹어. 부족하면 더 시켜줄 게.” 정상적인 대화이긴 하지만, 목현수의 말투가 많이 부드러워진 게 확연하게 느껴졌다.조금 전에는 먼저 수저를 놓아주기도 했다.이전이라면 자신이 무엇을 하든 상관하지 않을 사람이 목현수였다.미스 샤넬의 오늘 모습은 목현수로서는 정말이지 좀 새롭게 보였다.주스를 한 모금 마신 목현수가 입을 열었다.“미스 샤넬, 오늘 왜 굳이 성연을 구하러 강에 뛰어들었어? 설마 네도 위험하게 될 줄 몰랐어?”목현수의 눈에 미스 샤넬은 늘 연약하기만 한 존재였다.그런데 위급한 상황에 제일 먼저 강에 뛰어들어 성연을 구한 사람은 미스 샤넬이었다. 목현수의 물음에 잠시 멍해 있던 미스 샤넬이 옅은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송성연이 당신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잘 알고 있어요. 만약 그때 그러지 않고 송성연이 잘못되었다면, 당신은 틀림없이 평생 자책하며 살 테죠. 그래서 나는 반드시 송성연을 구해야 했어요.”그러니까 미스 샤넬은 목현수 때문에 송성연을 구했다는 의미.만약 송성연이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면, 강물에 뛰어들 용기가 나지 않았을 터였다.미스 샤넬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이어 말했다.“공교롭게도 내가 한 수영하잖아요? 그러니까 내려갔지, 그렇지 않았으면 나도 감히 그런 용기 못 냈지.”미스 샤넬의 유머러스한 표현 덕분에 분위기가 한결 가벼워졌다.순간 목현수는 가슴이 뭉클해졌다.목현수를 위해 자신의 안위도 돌보지 않은 미스 샤넬.목현수 자신이 더 이상 생각할 게 뭐가 있겠는가?목현수가 진지한 음성으로 미스 샤넬에게 약속했다.“이전에는 정말이지 결혼은 아예 생각도 하지 않았어. 하지만 지금은 미스 샤넬 당신과 기꺼이 결혼할 거야.”미스 샤넬의 눈에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70화 난 자유가 좋아요

    민박집에 들어오기 전에 성연은 이 일을 무진에게 알리지 말라고 손건호에게 당부했다.지금은 이미 괜찮아졌는데, 말해 봤자 쓸데없이 걱정만 할 뿐이니까.그러나 이렇게 큰 일을 손건호는 자신의 보스에게 감히 숨길 수가 없었다그래서 무진도 알게 되었다.모든 일을 내팽개친 채 무진은 당장 성연 일행이 간 관광지로 달려갔다.지금 성연은 이미 옷을 단정하게 갈아입은 상태였다.성연이 무사한 모습을 본 무진은 비로소 완전히 안심했다.그는 미스 샤넬을 보고 감동한 표정으로 말했다.“미스 샤넬, 성연이를 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미스 샤넬은 대수롭지 않게 손을 흔들었다.“그런 말씀하실 필요 없어요. 성연 씨는 제 친구인 걸요.”“어쨌든 감사합니다.” 오늘 일어난 상황을 생각한 무진은 두려웠다.자신이 성연의 곁에 없었기에 성연이 어떤 위험을 겪었는지 상상하기가 더 어려웠다.“괜찮아요. 배고파요, 현수 씨. 우리 뭐 먹으러 가요.” 말을 마친 미스 샤넬은 목현수를 끌고 나가면서 성연과 무진에게 두 사람만의 시간을 주었다.방안은 곧 조용해졌다.성연을 보는 무진의 표정은 심각했다.성연은 감히 무진의 얼굴을 볼 생각도 못한 채 입술을 삐죽거리며 발 밑만 내려다보았다. “잘못한 거 알아?” 가볍게 한숨을 내쉰 무진은 결국 차마 책망하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그녀를 품에 안았다.“나는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성연이 소리치며 말했다.무진은 하마터면 기가 차서 웃음이 나올 뻔했다.무진이 성연의 어깨를 잡은 채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먼저 자신의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 다른 사람을 구해야지? 만약 너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나는 어떻게 하라고?”무진은 이 말을 하는 순간에도 진저리를 쳤다.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걸 그가 얼마나 두려워하는지 알 수 있었다.성연은 무진의 어깨를 다시 안고 가볍게 두드리며 달랬다.“지금 아무 일도 없었잖아요?”이 남자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잠시 잊었다.‘언제나 나를 누구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남자인데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69화 미스 샤넬 복이에요

    목현수도 한숨을 돌렸다.방금 성연에게 일이 생기자 목현수는 바로 손건호에게 알렸다.원래 다른 곳에 있던 손건호가 그제서야 달려왔다.“작은 사모님, 괜찮으십니까?” 성연의 온몸이 축축하게 젖은 것을 본 손건호의 표정에 걱정이 가득했다.“난 괜찮아요.” 손사래를 치던 성연이 문득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손건호에게 당부했다.“이 일은 무진 씨에게 말하지 마세요. 그냥 지나가면 돼요.”손건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우리 둘이 옷을 갈아입게 민박집을 좀 잡아주세요. 자칫하다 감기에 걸리겠어요.”이 관광지는 비교적 유명한 곳이라 근처에 민박집들이 많이 있었다.물론 이곳에 오기 전에 성연이 미리 조사한 사항들이다.“예.” 고개를 살짝 끄덕인 손건호가 그들을 데리고 나가서 모두 차에 올랐다.차에 올라탄 성연은 그제야 고개를 돌려 정중하게 말했다.“미스 샤넬, 고맙습니다. 오늘 당신 덕분에 살았어요.”물속에서의 질식감을 떠올린 성연은 여전히 심장이 벌렁거리는 듯했다.“괜찮아요. 당신은 내 친구니까 구할 수 있었어요. 물론 내가 구하긴 했지만 마음에 두지 말아요. 친구끼리는 서로 도와야지요.” 미스 샤넬은 조금도 화를 내지 않고 대범하게 말했다.말은 그렇게 했지만, 성연은 그전에 미스 샤넬과 적지 않은 오해를 겪었다.그런데도 그녀가 몸을 던져 자신을 구해주었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미스 샤넬의 손을 잡은 성연은 한참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곧 그들은 손건호가 잡은 민박집으로 들어갔다.목현수가 미스 샤넬과 성연을 향해 말했다.“두 사람은 먼저 들어가서 좀 씻어. 내가 갈아입을 옷을 구해올 게. 여기 있는 옷들은 아무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또 무슨 문제가 있을지도 몰라.”“그래요.” 미스 샤넬은 별 생각이 없었다.그러나 목현수가 옷을 사 주겠다고 하자 성연은 아무래도 좀 어색했다.예전엔 별일 아니었지만, 이제 그들은 다 자란 성인들이었다.성연은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나, 나는 필요 없으니까 미스 샤넬만 사주면 돼요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68화 아이가 괜찮으니 됐어요

    미스 샤넬이 성연의 팔을 잡아당기자 성연은 비로소 꿈에서 깨어난 것처럼 물속에서 발버둥치기 시작했다.성연의 반응이 너무 커서 곧 사레가 들릴 지경이 되자, 샤넬이 황급히 성연의 입을 막았다.물속에서 말하기가 불편한 미스 샤넬은 입모양으로만 두려워하지 말라고 당부했다.점차 침착함을 되찾은 성연이 미스 샤넬의 동작에 따랐다.미스 샤넬이 성연을 끌면서 점점 강가로 헤엄쳐 갔다.강가에 거의 도착한 미스 샤넬이 힘을 써서 먼저 성연을 보냈다.옆에서 누군가가 즉시 와서 도와서 성연을 끌어올렸다.미스 샤넬도 따라서 천천히 강기슭으로 올라갔다.강가에 서서 두 사람 모두 성공적으로 구조된 것을 본 사람들이 곧장 환호성을 질렀다.“정말 운이 좋았어요. 다행이에요, 괜찮아서 다행이에요.”그때 소년의 어머니가 소년을 끌고 다가왔다.그녀는 성연과 샤넬을 향해 연신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천만에요. 다음에는 아이를 좀 더 주의 깊게 살피세요. 다음에 또 이런 일이 또 생기면 이번처럼 운이 좋지는 않을 거예요.” 성연은 진지한 표정으로 소년의 어머니에게 말했다.“네, 알겠습니다. 다음부터는 꼭 주의하겠습니다.” 눈시울이 붉어진 아이의 어머니는 겁에 질려서 여전히 떨고 있는 아이를 품에 안고 있었다.성연과 샤넬이 없었다면 정말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을 것이다.“아이를 데리고 내려가서 잘 달래 주세요. 오늘 같은 상황에 아이가 분명히 많이 놀랐을 거예요.”성연이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성연의 옷은 젖어서 축축했다.그러나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그저 아이를 구했으니 다행이라는 생각만 들었다.“누나, 고마워요.” 아이는 아직도 어리둥절한 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성연에게 고맙다는 말을 했다.맑은 목소리에 성연도 마음이 점차 누그러졌다.“괜찮아, 네가 괜찮으니 됐어.”“두 분 아가씨, 제 제가 돈을 얼마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이 돈이라도 드려서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습니다. 불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67화 빨리 사람을 구하러 오게 해

    “누가 물에 빠졌어요.”“빨리 와요, 사람 살려요.”“빨리 여기 구조대에게 연락해서 빨리 사람을 구하러 오게 해.”주위에서는 모두 여기저기서 비명을 지르는 소리였다.성연은 물에 빠지는 순간 바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다행히 호수의 물이 깊어서 바닥에 부딪치지는 않았다.그러나 갑자기 물살에 충격을 받자 현기증이 덮쳐오는 것을 느꼈다.아래의 물살이 좀 급해서 물살에 말려들자 갑자기 온몸에 힘이 빠지면서 힘을 쓸 수가 없었다.성연은 수영을 할 줄 알지만 손발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짙은 무력감이 그녀를 엄습해 왔다.성연의 몸은 천천히 계속해서 호수 바닥으로 가라앉았다.“이럴 수가, 누구 수영을 할 줄 알아요? 빨리 내려가서 사람을 구해주세요.” 구조된 소년의 어머니도 옆에서 소리쳤다.자신의 과실로 인해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 마당에, 다른 사람까지 다치게 할 수는 없었다.비록 자기 자식이 사고를 당하는 걸 원치 않았지만, 그렇다고 이기적이기만 하지는 않았다.몹시 조급해진 목현수는 몇 번이나 아래로 바로 뛰어내리려고 했다.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던 게 그는 수영을 할 줄 몰랐다. 주위의 사람들의 수군거림은 점점 커갔지만, 구조대는 한참이나 오지 않고 있었다.“이걸 어떡하지? 무슨 일이 생기지 않아야 할 텐데.”“아니면 구급차를 불러서 구해달라고 해.”“여기 너무 무책임한 거 아냐? CCTV도 있지 않아? 왜 이렇게 사고가 난 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아무도 오지 않는 거야!”“...”많은 사람들이 시끄럽게 말을 해대고 있었지만, 직접 물에 들어가는 사람은 없었다.주위에 모인 사람들은 주로 아이를 데리고 온 부모들이었다. 성연을 구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물에 뛰어들 용기는 부족했다.자기 자식이 잘못된 걸 본다면 뛰어들었겠지만 말이다.옆에서 잠시 지켜보던 미스 샤넬이 주저함 없이 바로 물에 뛰어들려고 했다.그러나 옆에 있던 목현수가 눈치 빠르게 붙잡았다.“샤넬, 뭘 하려는 거야?”성연 한 명이 빠진 걸로 이미 충분히 애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66화 오해를 피하기 위해

    성연이 목현수와 미스 샤넬을 데리고 온 관광지는 교외에 있었다.산과 물을 끼고 곳곳에 푸른 풀이 깔려 있어서 생동감이 넘쳤다.그리고 즐길 수 있는 것들도 많았다.관광지에는 또 전문적으로 설계된 정자와 누각이 있었다. 넓은 숲의 나무들이 그늘을 이루고 있어서 또 그 속으로 소풍을 갈 수도 있다.미스 샤넬이 앞으로 걸어가면서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이곳의 공기는 정말 좋네요.”“맞아요, 내가 오기 전에 자료를 좀 찾아봤는데, 여기 있는 것들은 모두 순수하고 천연적이라고 했어요. 원래의 모습을 파괴하지 않은 채 약간만 손을 댔을 뿐이니, 진정한 원래의 생태 관광지인 셈이죠.”성연은 설명할 때, 미스 샤넬이 일부 단어를 알아듣지 못할까 봐 영어로 말하기도 했다.미스 샤넬은 혀를 내두르며 박수를 쳤다.“성연 씨, 아는 게 정말 많네요.”“아니에요, 이런 관광지는 우리 A국에 아주 흔해서 조금만 이해하면 알 수 있어요. 유럽 각지에 정통한 미스 샤넬을 난 따라가지도 못하는 걸요.”각기 장점이 있다. 성연은 북성에서 그렇게 오래 지내서 기본적인 상식을 좀 알고 있는 것이지, 칭찬할 건 아니다.“성연 씨가 그렇게 전면적이지 않다는 건 알아요. 가요, 우리 저쪽으로 가 봐요.” 샤넬 양이 먼저 앞으로 걸어갔다.성연은 오해를 피하기 위해 재빨리 미스 샤넬의 뒤를 따라가면서 목현수와 약간의 거리를 두었다.목현수는 성연이 자신을 계속 피하는 모습을 보면서 고개를 저었다.‘됐어, 성연이가 정말 즐겁고 행복하기만 하면 나도 쓸데없는 일을 하지 않을 거야.’‘하지만 샤넬 양과의 관계는 정말 잘 생각해봐야 해.’그들은 다리 위로 걸어갔다. 아래는 바닥이 훤히 보이는 맑은 호수였다.미스 샤넬이 포즈를 취하고 성연이 사진을 찍었다.성연은 여러 장면을 잘 포착해서 찍었다. 아주 의기양양해 보였다.미스 샤넬이 달려왔다. “어떤 지 내가 한번 볼게요.”성연은 핸드폰을 건네주었다.미스 샤넬은 한 장 한 장 살펴보면서 감탄했다.“성연 씨, 사진 촬영 기술이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