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13화 네게 다 덮어씌우면 어쩌려고

입술을 꽉 다문 채 진미선에게 잡힌 손을 빼며 성연은 결국 도와주기로 했다.

“좋아요, 내가 이번에는 외할머니를 봐서 당신을 도와주겠어요. 하지만 이것도 마지막이에요.”

성연은 잠시 눈을 감고 속으로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자신은 절대 진미선에게 마음 약해지지 않으리라.

그녀는 정말 너무 피곤했다.

자신을 이용수단으로 여길 뿐인 진미선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성연에게 있어서 진미선은 외할머니와의 관계를 빼고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이제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진미선이 얼굴에 기쁜 빛을 드러내며 성연의 손을 잡으려 다시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성연은 그 손을 피했다.

진미선은 전혀 개의치 않은 채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고마워, 성연아, 정말 고마워.”

성연은 진미선에게 더 이상 눈길도 주지 않고 떠났다.

진미선이 이러는 건 자신에 대한 성연의 감정을 이용한 것에 불과하다.

이런 식으로 하다보면 언젠가 감정이 밑바닥을 드러내는 날이 올 테지.

하지만 성연이 생각하기에 진미선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만 한다면 혈육의 정이 떨어지든 말든 신경도 쓰지 않을 것이다.

결국 자신이 쓸모가 없다 싶으면 다시 자신과의 관계를 끊으려 안달할 테고.

성연은 가끔 스스로 비애감을 느꼈다.

분명 자신은 모든 것을 다 가진 것처럼 보일 테지.

그러나 언뜻 보아도 사실 자신은 가진 게 하나도 없었다.

성연은 벽에 기대었다. 속에서 튀어나오려는 투정을 갈무리했다.

감정을 모두 정리한 후 소지한에게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말했다.

성연의 말을 모두 들은 소지한이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말했다.

“무슨 낯으로 너에게 부탁을 한단 말이야? 너 더 이상 그 사람들 상관하지 마.”

소지한은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일절 들지 않았다.

진미선 같은 사람을 보면 구역질이 날 것 같았다. 게다가 성연이 진미선에게 어떤 푸대접을 받앗는지 알기에 더 돕고 싶지 않았다.

성연처럼 좋은 아이에게 어떻게 이런 부모가 있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

자신을 위해 분개하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