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354화 참 속이 깊기도 하지

여시화의 얼굴이 저도 모르게 새파랗게 질렸다. 서한기가 이렇게까지 말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터였다.

[그럼 뻔한 거 아냐? 여시화가 거짓말하고 있다잖아?]

[자기 직업으로 농담을 할 사람은 없을 거야.]

서한기가 다시 물었다.

“너, 나와 같이 병원에 가서 검사 받을 용기는 있기나 하니?”

여시화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만약 정말 간다면, 그녀가 거짓말을 한 사실이 여실히 드러나지 않겠는가?

그녀는 정말 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만약 가지 않는다면, 자신이 정말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꼴이다.

송성연에게 본때를 보여주려 했을 뿐인데, 사태가 이 지경까지 발전하게 될 줄이야. 여시화는 일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쩔쩔맸다.

결국 일개 여고생에 불과한 여시화는 그리 강한 멘탈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두말 세말 하더니 곧 본 모습을 드러냈다.

모두 그제야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여시화의 이런 모습은 보기만 해도 제 발 저린 모습이 아니가. 설마 진짜 송성연을 모함한 거란 말인가?

다들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여시화를 바라보며 그녀의 해명을 기다리는 것 같았다.

이때 한 여자아이가 사람들 속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여자아이는 평소 겁이 많고 말을 좀 더듬었다.

그래서 학교에서 자주 놀림을 당하기도 했다.

드물게 용기를 내어 앞으로 나온 여학생이 성연을 위해 증언했다.

많은 사람들이 주위를 에워싸고 있으니 긴장하고 불편한 마음에 말을 더듬으면서도 또박또박 증언했다.

“방금, 여시화가 못되게 굴었어. 먼저, 먼저 송성연을 공으로 쳤어. 그리고…… 사과하는 태도 때문……. 성연이가 그래서 여시화에게 그런 거야.”

갑자기 밝혀진 진실에 여시화는 한 대 호되게 얻어맞은 듯했다.

이제 와 다시 여시화를 보니 한 떨기 수련화를 연출한 것에 불과했는데, 그동안 모두 알아보지 못한 것이었다.

군중 속에서 여시화에 대한 비난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평소 내가 보기에 여시화 괜찮은 아이였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내가 조금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