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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2화 그럴 가치도 없다

할 말을 끝낸 성연이 가려고 할 때, 보고 있던 진미선이 황급히 앞으로 나서며 성연을 붙잡았다.

“성연아, 엄마가 오늘 너에게 부탁할 일이 있어서 왔어. 네가 엄마를 한 번 더 도와주는 게 어떻겠니?”

지난번에 제왕그룹과의 협력 후, 꽤나 재미를 본 왕대관은 수중에 방치된 프로젝트 몇 개를 제왕그룹 쪽에서 받아 주기를 바랬다. 그렇게만 되면 제왕그룹과 확실하게 연결될 텐데.

그리고 자신에 대한 시어머니의 태도 또한 이전과 달라졌다. 하늘과 땅 차이로.

요즘은 시어머니 눈치를 볼 필요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가끔 보양식까지 사다가 건강을 챙겨 주기도 했다.

시어머니의 냉대에 익숙한 진미선에게 있어서 지금 이 상황이 얼마나 믿기지 않는지 아마 그녀 본인만큼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의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올 수밖에.

물론 자신의 이런 모습이 매우 뻔뻔스럽다는 건 잘 알지만,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는 이렇게 해야 했다.

진미선이 생각할 때, 제왕그룹과의 협력은 오직 성연이 말 한마디만 하면 되는 거니까.

성연이 동의만 한다면 더 이상 두려울 게 없을 터.

진미선이 이런 계산을 하고 있다는 것, 옷과 구두 따위를 선물한 건 모두 구실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성연이 애초부터 파악하고 있던 사실이었다.

기회를 틈타 자신에게 부탁하려던 게 진미선의 진짜 목적.

성연의 눈빛이 한순간에 서늘해지며 비웃었다.

“당신 모성애는 참 저렴하네요. 어째 10분도 채 못 가는지.”

이렇게 눈앞에 나타나서 자신을 흔들지만 않는다면, 자신 또한 보고도 못 본 체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끝까지 진미선은 자신을 이용도구로만 여겼을 뿐.

성연은 마음이 좀 서글퍼질려고 했다.

진미선은 자신을 낳긴 했으나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다.

때로 차라리 자신을 낳지 않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기도 하면서.

이런 부모를 가진 채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고통이었다.

그러나 다행히 성연의 내면은 강인했다. 한걸음한걸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누구에게도 기댈 필요가 없었다.

성연의 냉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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