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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1화 여자 덕이나 보려는 파렴치한

성연의 말을 들은 진미선이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송종철 역시 좀 멋쩍은 표정이다.

모르는 사람들이 본다면, 무슨 원수 진 사람들인 줄 알만큼 전혀 부모, 자식 같지 않았다.

이게 부모와 자식이 만나는 장면이라니, 성연은 그저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

두 사람과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을 하며 시간 끌고 싶지 않았던 성연은 에두르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그런데 왜 왔어요? 저는 두 분과 할 말이 남아있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별일 없으면 찾아오지 마세요.”

진미선과 송종철을 한 번 힐끗 쳐다보던 성연의 시선이 진미선을 똑바로 향하며 말했다.

“지난번에 이미 도와 드리며 말했죠?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요.”

이 일에 있어서 성연은 아주 원칙적이었다. 한번만 도와준다고 했으니 한번으로 끝이었다.

만약 엄마 진미선이 이걸 빌미로 다시 매달린다고 해도, 두 번 다시 그럴 일은 없을 터였다.

짜증스러워하는 성연의 표정을 보며 진미선이 얼른 입을 열었다.

“그건 오해야. 오늘은 그냥 너를 보러 온 거야. 며칠 전에 쇼핑하면서 옷을 몇 벌 봤는데, 너에게 아주 잘 어울릴 것 같아 주려고 일부러 왔어. 네 마음에 드는지 한 번 봐. 안에 구두와 가방도 같이 들어있어.”

마지 못해서이긴 하지만 진미선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집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는 지금 반드시 성연의 비위를 잘 맞추어야 한다는 걸.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어찌 되었든 성연은 자신의 딸이었다.

자신은 성연이의 엄마였고, 또 외할머니와의 관계를 봐서라도 성연은 자신에게 그리 모질게 대하지 못할 터였다.

자신이 성연을 잘 구슬리며 예전에 소홀히 했던 부분들을 다시 채워 주기만 한다면, 성연이 가진 것들을 자신들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지 않겠는가?

성연은 고개를 숙여 쇼핑백 속의 물건들을 들여다보았다.

유명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쇼핑백에 든 밝고 선명한 색상의 옷들은 모두 자기 연령대의 여자애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이다.

진미선이 꽤나 신경을 써서 골랐다는 게 느껴졌다.

왕씨 집안에서 대우가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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