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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5화 이런 애매한 분위기를 좋아해

성연은 이 일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좀 늦은 시간에 동아리 방에 가서 연습을 할 때 무의식적으로 진우진과 거리를 두었다.

진우진은 몇 번이나 그녀와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성연의 태도에 도저히 가까이 갈 수가 없었다.

성연은 대본을 들고 동아리 회장을 찾았다.

“회장, 이 대본에 문제가 좀 있는 것 같은데?”

성연이 부르자, 회장이 엉덩이를 실룩이며 걸어왔다.

“왜요? 대본에 무슨 문제가 있다는 거예요?”

성연이 바로 말했다.

“필요 없는 애매한 부분은 삭제해도 되잖아요? 손만 잡는 걸로 해요. 다른 스킨십은 안 할 거니까.”

무진의 어두운 표정을 떠올린 성연은 모모 씨가 잔뜩 흐린 얼굴로 다가와서 자신을 붙잡지 않도록 규칙을 좀 정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원래 제기하려고 했던 의견이긴 했으나 여시화의 일이 추진 작용을 일으키기도 했다.

여시화는 진우진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자신이 진우진과 너무 가까이 있는 것을 보고 자신에게 경고를 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욕심 부리다 밑천도 못 건지고 도리어 자신이 손해를 본 셈이니.

비록 성연이 손해를 본 건 아니지만, 진우진과 너무 가까워지고 싶지는 않았다. 어쨌든 두 사람 사이엔 아무것도 없으니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킬 필요가 없는 것이다.

연의 말을 들은 회장이 세상 불쌍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것들을 삭제하면 볼 만한 게 뭐 있다고?”

요즘 고등학생들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들먹이며 회장이 끝까지 설득하려 했다.

요즘 애들은 이런 몽롱하고 애매한 느낌을 좋아한다.

자신의 사심이기도 하지만 이 시나리오의 포텐 지점이었다.

그녀는 이미 수없이 상상했었다. 진우진과 송성연을 대상으로 해서. 얼마나 아름다운 화면인가.

성연이 없애라고 해서 없애면 그다지 현실적이지 않게 된다.

극 전체가 별로야. 전부 이 장면에 기대고 있는데 말이지.

성연은 회장이 이 극본을 위해 많은 힘을 썼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녀는 준비를 하고 왔다.

회장에게 말했다.

“극본이 완성되면 관중들의 감정을 더 끌어올릴 수 있어. 봐, 여기를 좀 더 늘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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