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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화 얼굴이 온통 빨개지다

성연이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니, 무진은 보이지 않고 거실에서 차를 마시고 있는 운경만 보였다.

거실로 들어오는 성연을 본 운경이 찻잔을 내려놓으며 입을 열었다.

“성연이 학교에서 오는 거니? 학교 다니는 건 힘들지 않아?”

“고모님, 어떻게 시간이 나셨어요?”

거실을 가로질러 간 성연이 강운경 가까운 곳에 앉았다.

“사업상 이 근처에 왔다가 지나는 길에 들려봤어. 왜 반갑지 않아?”

얼굴에 옅은 미소를 띤 운경이 다소 놀리는 투로 물었다.

성연이 넉살 좋게 대꾸했다.

“설마요. 환영인사가 늦었네요. 고모님이 날마다 오셨으면 좋겠는 걸요.”

마치 서운하다는 듯한 성연의 표정이 운경을 한 차례 웃게 했다.

“너 정말 아부도 잘하는구나.”

성연이 웃었다.

상체를 숙인 운경이 테이블 위의 찬합 뚜껑을 열었다. 안에는 정교하게 데코레이션 된 케익이 들어 있었다.

“새로 온 주방장이 만든 거야. 할머니는 입에 맞다고 하시는데 너희들한테도 맛을 보여주려고 들고 왔어.”

테이블 위의 케익을 보며 속으로 감동받은 성연이 조그마한 음성으로 말했다.

“고모님, 다음 번에는 전화 주세요. 제가 가서 먹을게요. 이렇게 또 오실 필요 없이요.”

“할머니가 안 보내셨으면 나도 안 왔어. 얼른 먹어보렴.”

운경은 한 조각 잘라 성연에게 건넸다.

성연이 한입 베어 물었다. 신선하고 부드러운 케익의 향이 입안에 퍼졌다. 느끼하지 않을 만큼 달콤한 맛이 아주 좋았다.

성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주 맛있어요, 고모님. 감사해요.”

“맛있으면 많이 먹어. 물도 좀 마시고, 체할라.”

운경이 성연에게 차 한 잔을 따라주었다.

차 한 모금을 입에 머금자 쌉사름한 차 맛과 달콤한 케익의 맛이 어우러지는 것이 새로운 맛이었다.

성연은 몇 차례 더 베어먹은 뒤 남은 케익을 옆에 내려 두었다.

운경이 성연을 보면서 가볍게 헛기침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

“성연아, 무진이도 이제 적은 나이가 아니야. 무진이 나이 때면 의논하지 않고 그냥 지나갈 수도 있어. 너희들 언제 할머니에게 증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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