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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화 불만

알코올이 들어가 수면을 도운 건지 성연은 기절한 듯이 잠들었다. 머리도 아파하지 않고 정말 달게 잤다.

아무 생각 없이 깊이 잠들었던 성연은 전혀 알지 못했다. 자신 때문에 무진이 거의 밤새도록 눈을 붙이지 못했다는 사실을.

이튿날, 눈을 뜬 성연은 몸도 마음도 아주 개운했다. 그에 반해 무진은 온몸이 찌뿌둥하게 축 가라앉은 상태였다.

눈 밑이 시커멓고 낯빛도 차갑게 굳어 있었다.

아침 식사 중에도 무진은 정신을 딴데 팔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국그릇에 숟가락을 담근 채 휘이 젓기만 여러 차례. 정작 입에는 대지 않았다.

어떤 것에도 관심 없는 듯한 모양새다.

이처럼 비정상적인 무진의 태도에 성연이 물었다.

“왜 그래요? 어디 아픈 거 아니에요?”

어젯밤 자신을 살뜰히 챙긴 무진이니 자신도 관심을 좀 가져줘야지 않겠는가? 그렇지 않으면 완전 인정머리 없어 보일 터.

“아니야. 그냥 잠을 못 잤을 뿐이야.”

무진이 담담하게 말했다.

성연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식사를 마친 후에 등교했다.

회사로 출근한 무진은 또 다시 손건호만 달달 볶았다.

한바탕 욕을 먹고 나오던 손건호는 복도에서 재무본부장을 만났다.

손건호를 한쪽으로 끌고 간 재무본부장이 그의 귓가에 대고 나지막한 음성으로 물었다.

“손 비서, 총괄대표님 요즘 무슨 일 있으셔?”

“휴, 말도 마십시오.”

얼굴을 찡그린 손건호가 머리를 긁적거렸다.

계속 이런 식이면 아마 곧 대머리가 되고 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대로라면 어젯밤 함께 식사하러 외출했던 대표님과 사모님의 관계는 당연히 좋아져야 했다.

오늘 아침 사모님이 대표님에게 먼저 관심을 보여서 두 사람이 화해를 했구나 하는 생각에 희망이 보였었다.

‘그런데 어째서 우리 보스는 여전히 저기압 상태인 거야?’

‘화해해도 소용없고, 싸워도 소용없고, 도대체 뭘 어쩌자는 거지?’

‘하아, 수하 비서로 일하기 너무 힘들다.’

“손 비서, 좀 도와주게.”

재무본부장이 손건호의 귀에 대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의 눈빛을 본 손건호는 불길한 예감에 휩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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