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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2화 아니면 끝장을 봤을 걸요

무진이 차분한 음성으로 말했다.

“난 네가 걱정돼서 들어온 거야.”

화가 아직 풀리지 않은 성연이 입을 열었다.

“덕분에 내가 무사했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끝장을 봤을 걸요!”

방금 전 무진의 반응을 통해 무진이 일부러 자신을 훔쳐보려 했던 게 아니라는 것, 지금 자신을 놀리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사람이 어쩜 이렇게 못돼 처먹었는지.’

옷을 다 입은 성연은 얼굴이 화끈거리며 부끄러웠다.

쥐구멍이라도 찾아 숨고 싶을 정도로.

결국 성연도 이런 방면에서는 부끄러움을 느끼는 여자아이였다.

이제 앞으로 절대 술을 마시면 안되겠다고 혼자 속으로 다짐했다. 안 그러면 진짜 어떻게 죽을지도 모르겠다.

만약 강무진이 들어오지 않았다면 정말 욕조에서 익사했을지도 몰랐다.

어쨌든 자신의 생명을 구한 거니까 성연은 더 이상 강무진의 실례를 따지지 않기로 했다.

뺨을 두드리며 열기가 좀 식길 기다렸다가 욕실 문을 열고 나갔다.

침착한 척 가장한 성연은 일부러 굳은 표정을 지었다.

사실 어떻게 무진의 얼굴을 봐야 할지 몰랐다.

숙취해소제와 죽 한 그릇을 쟁반에 담아 온 무진이 성연에게 건넸다.

“죽을 먼저 먹어서 위를 좀 달랜 후에 숙취해소제를 먹어. 안 그러면 위에 부담이 갈 거야.”

성연이 욕실에 들어간 뒤에 무진이 미리 준비해 두었던 것들이다.

집사에게 죽을 쑤어 오게 하며 아주 세심하게 성연을 챙겼다.

손에 쟁반을 받아 든 채 앞에 놓인 죽과 약을 보는 성연은 마음이 복잡했다.

다른 건 몰라도 강무진의 세심함에 대해서는 정말 할 말이 없었다.

외할머니가 떠나신 후 자신을 이처럼 세심하게 챙겨 준 사람이 있었던가 싶다.

자신에게 이처럼 잘하는 무진을 모습을 보며 성연은 더 이상 그를 미워할 수 없었다.

쟁반을 받아 든 성연이 어어 하며 말했다.

“고, 고마워요.”

“얼른 먹어. 숙취엔 몸이 힘들어. 다 먹으면 가서 쉬어.”

무진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한옆에 놓인 소파에 앉아서 노트북을 보며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성연은 한쪽 옆에서 죽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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