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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1화 화 낼 거예요

노트북을 들고 침대에 앉아 업무를 보던 무진은 귀여운 술주정꾼 생각에 좀처럼 마음이 놓이질 않고 신경이 쓰였다.

밖에서 한참을 기다렸지만 욕실 안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시간을 확인하니 성연이 욕실에 들어간지 이미 한 시간이 지나 있었다. 욕조에 물을 받고 목욕을 했어도 충분할 시간이었다.

무진이 손을 들어 문을 두드리며 성연의 이름을 불렀다.

“성연아, 송성연, 다 씻었어?”

그러나 밖에서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다.

결국 별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한 무진이 문을 열고 들어갔다.

욕실로 들어가니 욕조의 수면까지 미끄러져 내려간 성연의 긴 머리가 물 위를 부유하고 있었다.

도대체 욕조 안에서 얼마나 몸을 담그고 있었는지.

깜짝 놀란 무진이 황급히 다가가 손을 뻗어 성연을 붙잡아 올렸다.

“콜록, 콜록.”

욕조 속에서 일으켜 앉힌 후 가슴을 압박하자, 성연이 입으로 물을 뱉어냈다. 욕실 안은 온통 성연의 기침 소리로 가득했다.

드디어 성연의 의식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눈을 뜬 성연이 자신을 안고 있는 무진을 보고는 와락 밀어냈다.

“아저씨…….”

지금 알몸인 자신의 상태를 자각하며 뭔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든 탓이다.

무진은 성연의 얼굴로 시선을 떨어뜨렸다.

성연의 눈에서 화염이 쏟아지는 듯하다.

“돌아서요!”

수줍어하던 기색도 잠시, 자신도 모르게 분노가 치밀었다.

아무리 자신을 부르기 위해 들어왔다고 쳐도 자신을 그런 눈빛으로 쳐다보는 강무진이라니.

‘마치 색마 같잖아?’

갸름한 성연의 얼굴에 홍조가 피어나는 게 무진의 눈에 들어왔다.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왠지 마음에 들었다.

무진은 끝까지 몸을 돌리지 않았다. 다만 시선을 성연의 얼굴 쪽으로 향한 채 턱 아래로 내리지 않았다.

무진이 일부러 성연을 도발하듯이 말했다.

“어차피 앞으로 다 볼 건데 뭘. 좀 일찍 보나 늦게 보나 매한가지 아니야?”

“누가 보여준다고 그래요? 빨리 몸 돌려요. 안 그러면 정말 화 낼 거예요!”

성연의 말투가 차가워지며 표정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강무진이 보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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