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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강씨 집안으로 시집가다

성연은 전화를 끊고도 한참 후에야 비로소 마음속의 분노를 가라앉힐 수 있었다.

송종철은 어떻게든 그녀를 강씨 집안으로 시집을 보내려 했고, 그녀는 결혼을 깨 버릴 방법을 궁리 중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지금은 그냥 흘러가는 대로 따라가는 게 좋을 것 같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내면서 말이야.’

강씨 집안은 사실 상대하기 까다로운 곳으로 백 년의 전통을 지닌 가문이었다.

사람들은 모두 이 집안이 그저 북성 최고의 갑부라고만 알고 있었으나, 사실은 세계 최고의 갑부였다. 강씨 가문 재산의 90% 이상이 지하에 숨겨져 있어 잘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들리는 말로는, 강씨 집안의 젊은 세대 중에 아주 유능한 키 맨이 있다고 한다. 업종을 망라하며 손 대지 않는 것이 없을 만큼 실세인 데다, 그의 영향력은 하늘을 찌를 정도라고.

하지만, 그 사람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

성연이 세운 ‘아수라문'의 정보팀에서도 그를 조사했었다. 하지만 이미 알려진 사실 외에는 아무 정보도 얻을 수 없었다.

이제, 그녀가 진상 파악을 위해 직접 강씨 집안에 들어가는 일만 남았다.

스카이 아이 시스템을 되찾기 위해서라면, 강씨 집안이 호랑이 소굴이라 해도 반드시 들어가야 했다.

마음의 결정을 내린 성연은 송종철이 먼저 말을 꺼내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그는 아무 말이 없었다.

사실, 그는 성연을 속일 핑계가 생각나지 않아 답답하던 참이었다.

결국, 보다 못한 임수정이 과일 한 접시를 들고 성연의 방으로 갔다.

침대에 앉아 휴대전화를 보던 성연은 무표정한 얼굴로 임수정을 바라보다 다시 휴대전화를 봤다.

임수정은 이를 악물었다. 예의 없고 무시하는 듯한 그녀의 태도에 분노가 솟아올랐다.

‘자기가 정말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분수도 모르고 말이야.’

하지만 임수정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성연아, 여기서 지내는 게 좀 불편해 보이는구나. 환경을 좀 바꿔 보는 건 어떻겠니? 우리 집보다 훨씬 좋은 곳이야. 귀족 자제들이 살 만한 정말 으리으리한 곳이란다.”

“정말요?”

성연은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눈을 깜박였다. 동경의 눈빛이었다.

“물론이지. 너한테 항상 미안한 마음이었는데, 이번 기회로 너에게 보상하고 싶구나.”

그녀는 억지로 눈을 비벼 충혈되게 만들었다.

“좋아요. 고마워요.”

성연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이제 시스템을 찾는 것에 한 발 더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임수정은 자신의 계략이 통하자 더욱 선명한 웃음을 지으며 그녀를 바라봤다.

물론 마음속으로는 성연을 비웃고 있었지만.

‘정말 세상 물정 모르는 아이 같으니라고. 이렇게 쉽게 속아 넘어가다니 말이야. 일단 강씨 집안에 들어가기만 해 봐라, 절대 쉽게 빠져나오지 못할 테니.’

강씨 집안에서의 삶은 이곳 송씨 집안에서보다 훨씬 더 괴로울 게 분명했다.

그녀는 다른 변수가 생기지 않도록 성연에게 짐을 싸라고 재촉한 뒤, 이 소식을 송종철에게 전해주었다.

한편, 성연은 얼굴 가득 웃음을 띤 채 노래를 흥얼거리며 짐을 쌌다.

그녀가 아래층으로 내려갔을 때, 송종철은 이미 현관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성연은 짐을 들고 차에 올라탔고, 이내 엠파이어 하우스로 향했다.

송아연은 그녀가 가는 것을 구경하려고 함께 따라갔다.

도착 한 뒤, 입을 벌린 채 두리번거리는 성연의 촌스러운 모습을 보며 송아연은 입을 삐죽거렸다.

‘바보 멍청이, 그렇게 웃고 싶니?’

‘호강이라도 하러 가는 줄 아나 보지?’

송성연은 이제부터 매일, 소문이 자자한 강씨 집안의 변태 미치광이를 마주해야 할 것이었다.

저 가느다란 팔과 종아리는 그 미치광이한테 한 입 거리도 안 될 게 분명했다.

자신은 이제 집에 앉아서 송성연이 미치광이 변태에게 시달려 죽었다는 소식만 기다리면 되는 거였다!

‘송성연이 내게 준 굴욕을 싹 다 갚아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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